김기남 사장 사과문 통해 피해자에 사과
빠르면 올해 안에 지원보상 시작될 전망
많은 피해자 보상 위해 범위 대폭 확대?
[아시아타임즈=임서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근무했던 고(故)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된 이른바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우여골절 끝에 11년 만에 종결됐다. 삼성전자와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조정위원회의 제안을 '모두' 수용키로 결정, 마침내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23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열고 조정위가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하고 앞으로의 이행을 합의한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날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사장)는 사과문을 낭독하면서 피해자들께 사과했다.
김기남 사장은 "그 동안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위험에 대해 충분한 관리를 하지 못했고 병으로 고통 받은 근로자와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회사 홈페이지에도 사과문과 지원보상 안내문 을 게재하고, 반올림 피해자에게는 개별적으로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황상기 대표는 "오늘 사과를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이번에 마련된 안을 통해 보상 대상을 기존 삼성전자의 기준보다 대폭 넓히고 저희 반올림이 알고 있는 피해자들만이 아니라 미처 저희에게 알리지 못하셨던 분들도 포괄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3라인에서 근무했던 고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2008년 3월, 반올림이 본격적으로 반도체 및 LCD 사업장 근로자들의 건강피해 문제를 제기했다. 삼성전자에 피해보상과 사과, 재발방지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2년부터 삼성전자와 근로자 측이 문제 해결을 위한 교섭이 진행됐지만 타결에는 실패했다.
2014년 10월 삼성전자와 피해자 측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를 구성하고 조정을 맡기기로 합했다. 같은해 11월 조정위원장 1명과 조정위원 2명으로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12월 9일부터 조정절차를 개시, 2016년 1월 12일자로 조정합의에 이르렀다.
하지만 보상 등 나머지 의제와 관련해 반올림 측 피해자는 삼성전자의 자체 보상안에 따른 보상을 거부하고 2015년 10월 7일부터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천 막농성을 시작하면서 장기간 대화가 중단됐다. 이후 올해 초 다시 한 번 조정을 시작했고 지난달 말 최종 중재안이 완성됐다.
이날 협약식을 기점으로 합의이행을 위한 업무는 법무법인 지평과 지원보상위원회로 넘어간다. 삼성전자와 법무법인 지평은 조속한 시일 내에 피해자 지원보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지원보상 사무국을 개설할 예정이다. 다만 지원보상 준비와 사무국 개소에는 최소한 2~3주가 필요하다. 법무법인 지평은 최대한 서둘러 12월 초에 사무국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서 빠르면 올해 안에 지원보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번 중재의 기조는 반도체 및 LCD 작업환경과 질병과의 인과관계에 있어서 어느 정도 불확실 성을 전제로해 피해자 구제를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개인별 보상액은 낮추고, 피해 가능성이 있는 자를 최대한 포함하기 위해 보상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지원보상 대상은 삼성전자 최초의 반도체 양산라인인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17(기흥 1라인 준공 시점)이후 반도체나 LCD 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한 삼성전자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과 사내협력 업체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이다.
삼성전자가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출연한 산업안전보건 발전 기금 500억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해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건립 등 안전보건 연구개발과 기술지원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산 재예방 사업에 사용하도록 결정했다. 500억 기금의 기탁기관으로는 정해진 안전보건공단의 박두용 이사장이 맡게됐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는 반올림 측에서는 관계자와 피해자 및 가족 20여명이, 삼성전자 측에서는 김기남 대표를 비롯한 여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지형 조정위원회 위원장과 정강자, 백도명 위원도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안경덕 고용노동부 노사정책실장과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국회에서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인 의원과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한정애 의원이, 정의당에서 는 전 원내대표인 심상정 의원과 현 원내대표인 이정미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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