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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선 칼럼] 서양 '달걀귀신'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01.0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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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서양 사람들의 미신은 우리와 좀 다르다. 알다시피, '13일의 금요일'은 불길한 날이다. 이사도, 여행도 가급적이면 기피하는 날이다. 13호실과 13층이 없는 병원이나 호텔도 적지 않다. 우리가 '숫자 4'를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다며 껄끄러워하는 것과 '닮은꼴'이다.

'숫자 13'을 싫어하게 된 이유에 대한 해석도 여럿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날이 13일의 금요일이었기 때문이다 △마녀와 검은 고양이가 나쁜 짓을 꾸밀 때 반드시 13명, 13마리가 모이기 때문이다 △고대의 12진법으로 따질 때 13은 '밀려난 숫자'였기 때문이다 △고대 유럽에서는 금요일이 범죄자를 처형하는 날이었다 △원래 금요일은 여신 비너스를 찬양하는 축제일이었는데,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쾌락에 빠진 '사교'의 축제일로 변했기 때문이라는 등등이다.

서양 사람들은 '숫자 40'을 고통과 인내의 숫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노아의 방주 시절'에 40일 낮과 40일 밤 동안 계속 큰비가 내려 모든 게 멸망했고 △모세가 이집트를 떠나서 유랑한 기간이 40년이었으며 △예수가 황야에서 40일 동안 고행을 했기 때문이라는 등등이다. 그렇다면 '숫자 40'은 '거룩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서양 사람들은 '달걀'에 대한 미신도 있다. 달걀의 껍질 안쪽에 요정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달걀 껍질 안쪽에 '달걀귀신'이 숨어 있는 셈이다.

그래서 고대 로마 사람들은 달걀에서 요정이 튀어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달걀을 깨뜨리자마자 껍질을 완전히 박살냈다고 했다. 그래야 껍질 속에서 아무것도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 관습이 전해져서 오늘날에도 달걀을 요리할 때 껍질을 철저하게 박살내는 서양 사람들이 가끔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이 '서양 달걀'을 먹어야 하게 생겼다. 정확하게는 '미제 달걀'이다. 설 명절 전에 '미국산 신선 달걀'이 수입될 전망이라는 소식이다. 벌써 수입 계약을 한 업체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얼마나 잘 팔릴지는 두고볼 일이다. 정부는 '미제 달걀'의 수입 관세를 없애주고 운송비 절반을 지원하면 수입가격이 한 알에 290∼310원쯤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수입하는 업체가 여기에 '마진'을 붙일 것이다. 수입업체가 남지 않는 장사를 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국내 판매가격은 정부 전망보다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어쨌거나, '미제 달걀'을 '시식'할 때는 껍질을 잘게 깨뜨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지고 있다.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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