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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설 ‘1Q84’와 대한민국 ‘2Q17’ 그리고 ‘두 개의 달’
최순실이란 비선실세에 의한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사태가 벌어지면서 촛불광장에서 ‘순실의 시대’로 패러디되기도 한 ‘상실의 시대’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중 ‘1Q84'란 소설이 있다. 조지 오웰의 ‘1984’를 모티브로 썼다는 ‘같은 시간 두 개의 다른 세상’을 그린 이 소설의 내용이 지금의 특검, 탄핵정국과 일면 닮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박근혜 대통령이 광장의 분노한 촛불민심이란 현실의 목소리를 세상과 격리된 청와대란 특정 공간에서 ‘번데기’와 같이 유리되어 이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1Q84’는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살던 세상 속에 ‘두개의 달’이 있는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되면서 생기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어릴 때 상처받은 사람들로 설정되어 있는 것도 젊은 나이에 부모를 모두 흉탄에 잃은 박 대통령의 처지와도 닮았다. 주인공이 누군가에 의해 조종을 받는다는 것도 자신을 청와대란 공간에 유폐시키고, 강남아줌마 최순실이란 비선실세에 조종 받으며 두 개의 정부를 운영해 왔다는 것도 유사하다. 이렇듯 청와대가 ‘두 개의 달’이 뜨는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느껴지는 것은 단순한 억측일까?

박 대통령이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국정혼란을 야기한 책임은 회피한 채 자신의 억울함과 결백만을 강변하는 유체이탈 화법 역시 ‘두 개의 달’이 뜨는 또 다른 세상의 이야기만 같이 느껴진다. 국민들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과 사과의 감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인식이 결여된 격정토로는 새해에도 촛불민심을 들끓게 했다. 결국 특검의 엄정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이 꼭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1Q84'에는 복수, 살인, 폭력, 종교집단, 불륜 등의 음습한 사건들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내용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이 또한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근원과 전개과정에 있어서도 너무나 닮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40여 년 전 박 대통령에게 접근해 우연을 필연으로 만든 최태민의 복잡한 여자관계, 사이비종교와의 연루, 상상을 초월하는 재산축적, 독살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 등도 일면 ‘1Q84’의 내용과 너무나 흡사하기만 하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유사점도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국민들의 의혹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 세 자녀의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 그 와중에 있었던 대통령 일가친척의 의문의 죽음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불거지고 있다. 게다가 정윤회 문건파동 때 불거진 박지만 미행설, 최순실 사건을 폭로한 고영태, 노승일과 이를 취재하던 주진우 기자도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에는 소설에는 나오지 않는 정경유착이란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고질병도 등장하고 있어 더욱 드라마틱하다. 거액의 돈을 준 재벌기업들은 자신들의 죄를 감추기 위해 ‘선의와 강요’라는 방어막을 치고 음습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자신들은 무죄라고 주장하며 마치 비현실적인 ‘두개의 달’이 뜨는 또 다른 세상에 숨으려 하고 있다. 세상의 단죄여론을 아랑곳하지 않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는 그들의 추한 행태는 최대의 피해자인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책임자인 박 대통령과 최순실, 그에 기생한 재벌기업 등 연루자들은 자기고백과 사죄를 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두개의 달’이 뜨는 것과 같은 이상한 세상에서 자기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그들을 현실로 끌어내어 단죄해야 한다. 특검과 헌법재판소는 하루빨리 비정상적인 이번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국정공백으로 지쳐가는 국민들을 일상으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7’ 지금의 현실이 결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처럼 ‘2Q17'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시아타임즈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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