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VIEW 칼럼 임병덕의 세계 속 한국
[임병덕 칼럼] 영화로 본 미국의 부패 역사Know America
  • 임병덕 법무법인 천고 고문 미국변호사
  • 승인 2017.01.10 11:32
  • 댓글 0
임병덕 법무법인 천고 고문 미국변호사

지난 Know America 칼럼에서 우리는 미국인들에게는 법치주의가 그들의 문화 속에 있다고 생각하며 부러워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법치주의 만으로 미국의 저력을 이해하는 것이 너무 단면적이어서, 우리는 미국인들의 “미국예외주의” (American Exceptionalism) 를 살펴보며 미국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애초부터, 변함없이, 그리고 현재까지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사회였을까?

먼저 미국예외주의란 무엇인가를 상기해 보자. 많은 세계인들은 미국인들이 현세 세계질서 속에서 자기들 잘난 맛에 세계를 뒤 흔들며 자기들 이익을 챙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예외주의란 단순히 자기들이 잘났다는 뜻이 아니다. 미국예외주의는 자유, 평등, 인권 등을 포함한 자연법 (“natural law”) 그리고 그러한 가치관들을 가장 완벽하게 실현해 주는 민주주의를 채택하여 미국이라는 나라가 설립되었고, 또한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가장 훌륭하게 성공시켰으므로, 전 세계에 이러한 가치관 및 시스템을 전파해야 할 도덕적 의무를 가지는 예외적인 국가요 국민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미국예외주의는 이러한 가치관 및 시스템이 세계의 그 누구에게라도 유익한 것이며, 그 누구라도 일단 접하게 되면 원할 것이라는 믿음 위에 존재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라고 부정∙부패가 없는 사회가 아니다. 한국보다 훨씬 적은 것뿐이다. 즉, 비교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Transparency International 의 Corruption Perception Index 2015 (공공부문 부패지수) 를 보면 덴마크가 1위, 싱가포르가 8위, 영국 10위, 미국 16위, 홍콩 과 일본 공동 18위, 한국 37위, 이태리 61위, 인디아 76위, 중국 83위 등으로 나온다. 부정∙부패 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사기적인 성향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 어디를 간들 사기꾼이 없을 수는 없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사회라는 노르웨이나 싱가포르에 가도 사기꾼은 있다. 다만, 다른 나라에 비하여 사기꾼의 숫자나 사기행각의 빈도가 훨씬 적은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과 일본을 비교해 보자면, 한국의 사기범죄 비율은 인구비례로 볼 때 일본의 15배라는 통계가 있다 한다. 어느 나라에 가든 사기 행각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비교 기준은 인구의 얼마나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심하게 사기 행각을 하느냐 일 것이다. 특히, 사기 행각이 사회 전반적인 관행, 제도, 절차 정도로 간과되느냐, 그리고 사기꾼이 자기가 하는 행각 의 사기성에 대하여 얼마나 인식하고 있느냐가 중요 하다. 그러면, 미국의 역사 속에 사기성은 어땠을까? 학술 적으로 따지기 보다는 영화들을 생각해 보며 더듬어 본다.

우선 백인들과 미대륙 원주민 (Native American, 즉 아메리칸 인디언) 간의 역사를 보면 미국예외주의가 형성되던 바로 그 시절에도 그리고 19세기 후반을 걸쳐 사기성 과 예외주의는 공존했다. 미국의 이중성이다. 2007년 HBO movie Bury My Heart at Wounded Knee 를 보면 이 비극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실화 속의 실존인물들을 그린 것인데, 1860년~1870년 에 이르러서는 백인들이 미대륙 전역의 인디언 부족들을 대부분 정복∙진압 해 나가는 상황이었다. Dakota 주 부근의 Sioux (쑤 부족)과 Cheyenne 부족 (샤이엔) 또한 미국정부를 상대로 지리하고 희망 없는 전쟁을 이끌어가고 있었다. 그 중 쑤 부족인 의 지도자였던 Sitting Bull 은 백인사회에 동화되어 흡수되기를 거부한다. 특히 Black Hills 지역의 금광개발을 노리는 백인 개발자들의 편에 선 미국 정부는 쑤 부족을 Sioux Reservation (쑤 유보지) 에 유배하여 단순 농업에 종사하게 하려는 정책을 편다. 이에 Sitting Bull 은 쑤 부족들을 통합하여 사실상 독립전쟁을 하게 된다. 백인들의 idea 인 하나의 민족국가 (Nation State) 를 건설하고자 하는 생각이었겠으나, 1890년 12월 29일 Wounded Knee Creek (상처 입은 무릎 개울) 전투에서 미국의 7th Cavalry (제7 기병대)가 200여명의 쑤 남∙녀∙노∙소 를 학살하고, Sitting Bull 은 암살됨으로써, 쑤 부족은 역사 속의 일개 각주로 사라지게 된다. 인근 지역 Ogala Lakota 의 지도자 Red Cloud (붉은 구름) 는 1882년 “백인은 우리에게 수 많은 약속을 하였으나, 그들이 지킨 단 하나의 약속은 우리의 땅을 약탈하겠다는 것이었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게 된다. 현세에 이르러서는, 미국 인디언 후손들의 다수가 아직도 미국정부와의 조약에 의거하여 이름뿐인 국가라는 개념하에 황량한 유보지 에서 미국정부가 주는 돈으로 살면서 술, 마약 그리고 무기력함에 찌들어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러는 동안 미국은 Manifest Destiny (명백한 운명) 이라는 기치 하에 태평양해안을 향한 영토확장에 주력하였으며, 도시에는 수 백만의 유럽 이민자들이 새로운 삶을 찾아 모여들었다. 이러한 이민자들은 도시 중심의 ghetto (빈민가)에 집결하였고 조금이라도 부유한 사람들은 suburb (교외) 로 나갔는데, 이러한 배경의 영화가 Leonardo DiCaprio 와 Daniel Day-Lewis 주연의 Gangs of New York (2002) 이다. 19세기 후반 미국의 서부에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카우보이 시대가 있었다면, 같은 기간 뉴욕 같은 미국 동부의 대도시는 갱단들의 무법천지였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들 이민자들이 대거 노무자로 일하면서 노동조합 (labor union) 을 결성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통하여 결집된 투표권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권을 좌지우지 하기 시작하였다 한다.

그리하여, 1865년 American Civil War (남북전쟁)이 끝난 이 후 20세기 초까지의 소위 Gilded Age (금박시대) 시대에는, 투표권과 돈이면 정치인, 판사, 검사 등을 매수하고 조종할 수 있었다 한다. “Good old boy” (미국식 “우리가 남이가?”) 네트워크를 통한 미국식 정경유착이 난무하던 시대이기도 하다. 최순실사태를 겪으며 우리에게 익숙해진 “shadow cabinet” 라는 단어도 이시대 미국의 “shadow government” 와 흡사하다. 이 시대는 또한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던 J.P. Morgan, Rockefeller’s Standard Oil, Andrew Carnegie’s Carnegie Steel 등등 미국의 대기업경제체제가 군림하던 시대였다. 이 시대는 Theodore Roosevelt 부통령이 대기업 지지자였던 William McKinley 대통령의 암살 후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Trust Busting” (독점금지법에 의해 대기업 독점체제 붕괴) 정책을 펴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그 빛이 바래기 시작 했는데, 1929년 주식시장붕괴 (Stock Market Crash) 이후 걷잡을 수 없이 닥쳐온 대공황 (Great Depression) 을 지나며 미국의 금박시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시대 끝 부분의 얘기지만,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F. Scott Fitzgerald 원작을 바탕으로 한 Leonard DiCaprio 주연의 The Great Gatsby (2013) 를 보면 금박시대의 느낌을 조금 맛 볼 수 있다.

같은 무렵, 1920년~1933년 Prohibition Era (금주법 시대) 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데, 미국예외주의의 구성요소라 할 수 있는 미국 개신교 가치관의 일부인 금욕주의가 13년간 국민의 사생활을 주관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시대에는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Al Capone (알 카포네) 등 갱스터들이 판치는 시대였는데, Kevin Costner 와 Sean Connery 가 주연한 1987년 영화 The Untouchables 가 그 시대를 맛보게 해 준다. 이 갱스터 시대에는 단순히 갱스터들이 밀주제조 (bootlegging) 을 통해 거액을 벌고 그 과정에서 공공연한 살인을 저지른 것만이 아니라, 그런 갱스터들이 정치인, 판사, 검사 등 정권을 돈과 공포로 매수할 수 있었던 시대였다 한다. 그러나, 1933년 금주법이 폐지되고 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의 Bid Deal (빅딜 정책) 정책 과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참전을 전후로 갱스터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

그 후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세계패권을 검어 쥐게 되었고, 어찌 보면 새로운 나라로 탈바꿈하다시피 하는데, 지난번 칼럼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Woodrow Wilson 대통령이 제1차 세계대전에 미국이 참전하게 하면서 내세웠던 미국예외주의가 전세계를 상대로 펼쳐지게 되었다.

간단하게나마 이런 미국역사를 보면 미국의 경우에도 부정∙부패, 정경유착, 정치인∙판사∙검사 매수 등 우리에게 익숙한 사회부조리가 판치던 시대가 그리 오래 전 얘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그런 사회부조리가 제2차 세계대전 이 후 다 없어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확실히 보이는 것은 각 시대의 사회부조리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지속하여 법의 제∙개정 과 집행을 통해 사회를 꾸준히 정화 해 온 것을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오늘날 미국의 공권력은 한국에 비하여 막강하고, 법은 지나칠 정도로 복잡하고, 법의 집행은 누가 감히 흔들 수 없이 실행 되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되었다. 미국인들도 인간이고 보니 나쁜 짓을 하고자 하는 본능이 당연히 있었겠으나, 미국예외주의의 가치관들 또한 막강한 것이어서 현재까지는 악의 본능을 능가해 왔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에도 최순실사태로 끝도 없이 들어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치부들을 언젠가는 정화시킬 수 있는 가치관이 깔려 있는 것일까?


임병덕 법무법인 천고 고문 미국변호사  asiatime@asiatime.co.kr

<저작권자 © 아시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병덕 법무법인 천고 고문 미국변호사 asiatime@asiatime.co.kr

임병덕 법무법인 천고 고문 미국변호사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증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오피니언&피플
[김형근 칼럼] 계란 투척, 민주주의와 함께한 역사적 산물[김형근 칼럼] 계란 투척, 민주주의와 함께한 역사적 산물
[사설] 정부의 평창 동계올림픽 ‘희망가’가 왠지 불편한 이유[사설] 정부의 평창 동계올림픽 ‘희망가’가 왠지 불편한 이유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