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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리허브의 창업자 클로이 리[글로벌2030]
   
▲ 센소리허브 창업 멤버들. 아랫줄 가운데가 클로이.

[아시아타임즈=고현석 기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나고 자란 클로이 리(27)는 10대 때 이미 기업가 정신에 매료돼 성인이 되면 반드시 창업을 하겠다는 결심을 새롭게 하곤 했다.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안정된 직장에 들어가는 것을 꿈으로 생각하는 젊은이들과는 달리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부모의 권유에 못이겨 결국 모나쉬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1년도 안되서 학교를 그만뒀다. 성적에 맞춰 진학을 했지만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같은 과목에서 여러 차례 F학점을 받고 난 후 결국 학교를 그만뒀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다시 선택해 이번에는 이웃 나라의 남호주대학 식품영양학과에 들어갔다.

졸업 후에 클로이는 선진국인 호주에 남아 직장을 구하지 않고 고향인 콸라룸푸르로 돌아왔다. 사업을 제대로 벌이기에는 모든 사회 시스템이 안정돼 있는 선진국 호주 보다는 성장하고 있는 말레이시아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로 돌아오자마자 그는 우선 국내 식재료 분야에서 큰 기업인 MNCs에 입사해 경력을 쌓았다.

클로이는 그러나 안정된 직장에 다니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야간 MBA 과정을 이수했다.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관련 지식이 아직 모자라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면서 창업에 대한 꿈이 무르익었고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자신만의 회사인 '센서리허브(SensoryHub)를 차리게 된 것이다.

센서리허브는 프리미엄급 향수 원액을 공급하는 회사다. B2B 모델이다. 이 회사는 향수를 이용해 기업들이 브랜드 메시지를 타깃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돕고 있다. 회사의 이미지를 먼저 조사하고 그 회사의 브랜드에 맞는 향수 원액을 선정해 공급하는 것이 주 비즈니스다. 향수와 이미지를 연결시킨 이유는 인간의 5개 감각 중에서 가장 오래 기억되고 영향력이 큰 감각이 바로 후각이기 때문이다.

센서리허브 향기 방출 시스템

현대의 비즈니스 세상에서는 제품의 질과 서비스 수준 외에도 고객의 감성과 고객의 경험이 중요시된다. 센소리허브의 시스템은 매장에 상쾌한 향기를 공급해 고객들과 기업이 감성적인 교감을 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센소리허브가 공급하는 향기는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을 통해 전 매장에 은은하게 전달된다. 매장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엘리베이터 같은 작은 공간부터 쇼핑몰 같은 대형 매장까지 모든 비지니스 공간이 센소리허브의 타깃이다.

센서리허브는 창업자인 클로이가 어느날 문득 떠올린 아이디어가 아니다. 이 아이디어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성공적인 브랜드들에 의해 채용돼 왔던 것이다. 또한 전통적인 시청각 광고에서 자연스럽게 진화한 결과물이다. 클로이는 "브랜드와 마케팅 사이에는 현재 간극이 존재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광고는 이 둘 사이의 틈새를 노린 것일 수 밖에 없다"면서 "센서리허브는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간과돼 왔던 후각이라는 요소를 발굴해 낸 것 뿐"이라고 말했다.

센서리허브는 클로이와 남동생 제이든이 공동 창업했다. 제이든은 클로이가 망설이고 있을 때 행동을 서둘러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줬다. 남매는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수없이 많은 사업설명회를 했다.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결국 2명의 사업 파트너와 손을 잡을 수 있었다. 클로이가 도전에 직면했을 때 이 파트너들은 충고와 가이드를 제공해줬다. 또한 돌아가신 아버지의 끊이지 않는 격려는 이 두 남매의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했다.

스타트업은 여러가지 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면 공통적인 어려움은 펀딩과 고객발굴이다. 센서리허브가 창업 이후부터 극복해야만 했던 어려움은 고객들에게 향기 브랜딩에 대해 이해시키는 과정에 있었다. 향기 브랜딩이라는 것은 손에 잡히는 것도 아니고 측정이 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현재도 센서리허브는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향기 브랜딩의 힘과 가치, 이익을 더 잘 이해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 하고 노력하고 있다.

센서리허브에서 제공하는 향기는 현재 100가지가 넘는다. 모두 퓨어 오일 상태로 제공된다. 기존의 제품 외에도 항상 고객의 입장과 니즈를 기본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선을 보이기 때문에 센서리허브의 제품을 시험 삼아 써본 고객중 99%가 정규고객으로 전환되는 놀라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센서리허브 홈페이지

다른 업체들처럼 센서리허브에게도 경쟁 업체는 있다. 이 회사의 경쟁전략은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싸구려 방향제 수준이 아닌 프리미업급 향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모든 제품은 퓨어오일 형태로 원재료도 고급만을 골라 쓴다. 향기가 제품과 서비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 조사와 연구를 한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구글에서 '향기 마케팅(Scent Marketing)' 또는 '향기 브랜딩(Scent Branding)'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비슷한 업체들의 리스트가 나온다. 하지만 센서리허브는 다른 업체들과는 비교하기 힘들 수준의 철저한 '고객만족'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검색결과도 얻을 수 있다.

향기 브랜딩은 전세계적으로 수십조원의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마케터들과 소매업자들은 향기 브랜딩 전략을 이용해 성공하기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향기 관련 제품들은 이미 있는 나쁜 냄새를 덮어 없애버리는데 치중하고 있다. 센서리허브는 그러나 '향기의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 소비자 트렌드를 끊임 없이 관찰해 다양하고 신선한 향기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포인트다.

향기 브랜딩 사업의 미래는 어떨까. 클로이는 "이 사업은 생존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일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의 전망도 낙관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클로이의 아이디어 중 하나는 향기 브랜딩을 전자상거래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책의 택배 포장을 열 때 기분좋은 향기가 은은하게 올라온다면 어떨까.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훨씬 좋아질 것이다. 센서리허브가 개발하고 있는 아이템 중 하나다.

센서리허브는 향기 브랜딩 회사지만 향기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이들이 노리는 또다른 영역은 음악이다. 음악을 기업의 브랜드와 매칭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을 만들어내기 위해 현재 프로젝트 팀이 가동되고 있다.

클로이에게 성공의 의미는 무엇일까. 클로이는 "성공의 정의는 인생에서 어떤 일정한 나이가 될 따마다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며 "스무살에는 대학 졸업이 성공이었고, 서른살에는 가족을 이루고 기업을 안정궤도에 올려 놓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창한 꿈을 이루는 것보다는 소소하게 현재의 위치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을 순차적으로 이뤄나가는 것이 성공이라는 주장이다.

클로이는 성공적인 창업에 대해서 "처음에는 누구나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다"며 "거창한 아이디어, 엄청나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시간을 소비하지 말고 꿈을 잃지 말고 차근차근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현석 기자  pontifex@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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