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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백기' 드는 기업들... '트럼프 증후군'"투자 안하면 관세 폭탄" 엄포에 '벌벌'
  • 김영봉 박지민 이남석 기자
  • 승인 2017.01.1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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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김영봉 박지민 이남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고관세 엄포에 글로벌 기업들이 연일 미국 내 투자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소비시장인 '미국'에서 장사하려면 그에 걸맞는 투자를 하라는 것이 트럼프의 요구인데, 특히 최근에는 트위터를 통해 자동차회사들이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할 경우 35%의 고관세를 물리겠다고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해외에 공장을 짓고 미국에 상품을 팔아오던 글로벌 기업들은 해외투자 계획을 접고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던 중국의 마윈 알리바바 회장도 트럼프와 만나 미국에서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

◇ 납작 엎드리는 글로벌 자동차회사들

트럼프의 고관세 엄포에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에 이어 일본 도요타도 미국 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짐 렌츠 도요타 북미 총괄사장은 앞으로 5년 동안 미국에 100억 달러(약 12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도 에어쇼에서 도요타 캠리 8세대 제품을 소개하면서 향후 미국에 대한 투자와 고용 정책에 대해 같은 맥락의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5일 트위터에 "도요타가 멕시코에 건설한다고 한 미국 수출용 생산공장은 미국에 들어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국경세'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지 4일 만이다.

도요타 측은 이 같은 투자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국경세 부과 압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교도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압력에 응답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새 레인저 픽업트럭과 브롱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를 발표한 포드도 이들 차종이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멕시코에 16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립하려던 계획이었는데, 트럼프의 고관세 압박에 이를 철회하고 미시간 공장에 7억 달러 투자로 선회한 것이다.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참석한 세르조 마르키온네 피아트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도 "높은 관세가 도입되면 멕시코에서 무엇을 생산해도 수익이 날 수 없다"며 “트럼프 당선인과 미국 의회의 결정에 따라 멕시코 철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멕시코에 건립한 공장 두 곳에서 연간 50만3천대의 차를 생산해 이 중 86%(2015년 기준)를 미국 등 북미에 수출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의 '35% 고관세 압박'이 현실화될 경우 공장을 철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전날 2020년까지 미국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 공장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2000명을 추가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1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혼다는 내년부터 새 하이브리드 차종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폴크스바겐도 2019년까지 7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와 사이가 안좋은 중국 정부와 달리 중국 온라인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도 미국에서 일자리 100만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이날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미국의 소기업이 중국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미국의 100만개 소기업이 중국와 아시아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 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를 확답받았고, 프랑스업체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최고경영자(CEO)에게서 미국내 생산 확대 약속을 받기도 했다.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요타 측은 이 같은 투자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국경세 부과 압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으나, 교도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압력에 응답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디트로이트 모터쇼장에 게시된 도요타의 로고. (사진=AFP/연합뉴스)

◇ "韓기업들 일단 투자 후 역제안하는 지혜 필요"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의 국정 운영 스타일이 '대기업 이사회 의장'과 같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사회 의장이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하듯이 각료를 선임하고, 지휘권과 함께 자율권을 주는 대신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각료들에게 집권 후 6개월 이내 개혁 성과를 보일 것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정권 초반부터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농무장관 후보로 거명되는 시드 밀러는 "트럼프가 내각을 '포춘 500대' 기업처럼 운영할 것이다"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트럼프의 국정운영은 국내 수출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멕시코에 공장을 완공하고 연간 4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북미 등에 수출을 계획하고 있던 기아차의 경우 트럼프의 35% 고관세가 현실화 될 경우 가격경쟁력에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박하일 경희대 무역학과 교수는 "최근 도요타가 트럼프에 압력에 몸을 낮췄듯이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인 현대와 기아자동차도 당장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트럼프 정권 초기에 자동차 수출이 조금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대차나 기아차의 경우 경쟁력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큰 타격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한미FTA에 대해서는 재협상 압력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전체적으로 큰 손해는 없겠지만 자동차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트럼프의 이러한 행보는 미국에서 많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나 일본 등의 기업에게 미국 내 투자를 늘리라는 주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협박'이 실현될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의사결정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경우에는 일단 투자 제안을 수용하고 이후 투자를 늘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국 측에 해결해달라고 역제안하는 것이 현명한 접근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다만 현재 미국 정부는 투자 유입 이후의 구체적인 문제해결과 관련해 '백지 상태'나 다름 없기 때문에 투자 이후의 인프라, 세금 등의 문제들을 미국 정부측에 반대로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상식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실장도 "트럼프 뿐만이 아니라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기업들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이 전세계적인 트렌드"라면서 "우리기업 입장에서는 개도국의 인건비가 많이 올라서 국내인력과의 인건비 격차가 감소했기 때문에 재고관리와 소비자 니즈 파악, 현지 해외시장의 신속한 대응면에서 오히려 현지에 공장을 짓는 등의 직접투자를 늘리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차원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 강화 기조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김형주 연구위원은 "정부는 일본처럼 외교적으로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기업들에게 문제 해결을 맡기는 편이 나을 수 있다"며 "독자적으로 미국 정부의 방식에 반기를 드는 것보다는 OECD와 같은 국제기구 등 다자체계를 통해 미국의 권한 남용을 제어하는 형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하일 교수는 "트럼프의 이런 태도가 국내기업에게는 위협적인 요소인것은 맞지만 전부가 될 수는 없다"며 "다만 그는 전형적인 비지니스맨 형태의 정치인이기에 신규투자부분에서는 일정부분 미국에 투자를 하겠다는 제스처를 보여준다면 그도 일정부분은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상식 연구실장은 "해외에 생산기지를 짓는다면 당연히 생산직은 감소하겠지만 오히려 소프트웨어 인력과 현지공장 관리 인력, 마케팅인력, 기술개발인력 등 국내의 고급인력 일자리는 증가 할수 있다. 제조업 분야에 비해서 R&D나 마케팅 부문의 부가가치는 훨씬 높다"며 "따라서 정부와 국내기업이 함께 협력해 트럼프의 제재가 오히려 국내 고급인력의 증가로 이어질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봉 박지민 이남석 기자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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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박지민 이남석 기자 kyb@asiatime.co.kr

정경부 김영봉 기자입니다. 국회와 정부부처를 출입하며 정치현안과 정책분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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