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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또 "재벌 개혁"… 예견된 '폴리코노미'
   
 

[아시아타임즈=이원일 기자] 조기대선 준비 체제로 돌입한 정치권들이 경제민주화의 핵심과제로 '재벌개혁'을 강조하면서 재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가 경제를 휘두르는 '폴리코노미(politics + economy)'가 득세를 하고 있는 것인데, '반기업 정서'를 겨냥한 표퓰리즘 성격의 규제가 많아 자칫 기업활동의 위축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내놓은 재벌개혁 방안의 경우 경영권 제한 관련 내용이 핵심인데, 이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의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기업들은 '최순실 게이트'에 주요 대기업들이 연루됐다는 의혹과 함께 '정경유착' 근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시점에서 정치권이 들고 나온 재벌규제책이어서 냉가슴만 앓고 있다.

◇ 문재인표 재벌개혁에 기업들 '당혹'

유력 대선 후보 중 지지율 1위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10일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SK그룹 등 4대 재벌을 겨냥한 개혁안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기관투자자들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도록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이는 이른바 '이재용 방지법'을 만들고, 노동자 추천 이사제 도입과 자회사 지분 의무 소유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주회사제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총수의 단독경영을 막고 재벌 지배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것인데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재벌들에게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또한 노동자 추천 이사제의 경우 노조가 반대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불가능해 기업경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금산분리를 강화해 재벌이 소유하고 있는 보험사와 카드사를 독립시키고 금융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도 제한하겠다고 강조한 부분은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과, 현대카드의 모회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영에도 상당한 악영향이 우려되는 규제다.

문 전 대표는 대기업이 쌓아둔 700조원 상당의 사내유보금을 중소기업과 가계로 흐르게 하고, 가습기 살균제 처럼 소비자가 피해를 당할 경우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내유보금은 미래 투자자본으로 사용되는 자본잉여금이지 남는 돈으로 봐서는 안된다는게 기업들의 주장이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도 '블랙컨슈머'의 과도한 소송을 유발할 수 있어 막대한 소송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 전 대표의 재벌개혁안 발표 이후 정치권의 재벌 때리기는 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 전 대표의 개혁안에 '법인세 인상'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도 경제민주화를 통한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도 정강정책에서 재벌개혁을 명시하고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의 조성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담았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이 쏟아내는 규제안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아니라 대기업 죽이기 수준"이라며 "글로벌경제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발빠르게 움직여야 할 기업들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격이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재벌적폐 청산, 진정한 시장경제로 가는 길'을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3차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과도한 재벌규제, 한국경제를 구렁텅이로 빠트릴 수도"

과거 대만의 경우 한국과 경제수준이 비슷했지만 무리한 중소기업 위주의 성장정책을 내세우면서 경제성장이 추락한 바 있다. 대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저성장 기조에 빠져들고 있는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일년 투자액이 약 140조원 정도 되는데 이 중 80% 정도를 대기업이 담당하고 있다"며 "대기업을 향한 무리한 제재는 자칫 2%대로 정체되어 있는 경제성장률을 1%대로 추락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대기업들의 경영권을 제한해 성장을 둔화시키면 결국 실물경제와 고용지표도 무너질 수 밖에 없다"며 "사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같은 재벌 개혁은 상당부분 이뤄졌다. 이미 있는 규제들을 잘 운영하기만 해도 충분한 상황인데 여기에 규제를 더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청년들의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정근 교수는 "현재 청년실업률이 9.8%로 역대 최악수준이라고 하지만, 취업 준비생 등을 고려한다면 실제로는 청년 450만명 중 150만명가량이 실업인 상태"라며 "사회 구조상 대부분의 청년들이 대기업의 진출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삐뚤어진 재벌때리기는 자칫 한국 경제에 커다란 역풍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 교수는 "대기업을 계속해서 압박하고 규제한다면 자연스레 해외로 진출하려는 대기업이 늘어날것인데 이 경우 청년실업률은 더욱 급증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경제성장 담당과 일자리 부문 등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많은 부분을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원일 기자  echotoy201@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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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일 기자 echotoy201@asiatime.co.kr

정치경제부와 뉴미디어부를 맡고 있는 이원일 기자입니다. '지금 당장'과 '가장 정확하게'를 가슴에 담고 취재현장을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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