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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기업 채용 확대…비정규직 "우리부터 책임져"
   
 

[아시아타임즈=표진수 기자] 정부가 일반기업에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면서 정작 공공기업의 정규직 전환에는 뒷짐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노동시장의 활성화와 고용환경 개선을 위해 사기업에는 세액감면과 지원금 등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공기업에 대해는 '정규직 전환'보다는 신규인력 채용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공기업의 신규채용 확대로 양질의 일자리 제공은 물론 청년층의 고용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대부분이 계약직인 공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이 때문에 오히려 자신들의 일자리가 없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7년째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모(여·54세)씨는 "11개월 일하고 1개월 후에 재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지난 2009년부터 일해왔는데, 아직도 재계약 시기만 되면 불안한 마음이 크다"며 "정규직 전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내가 일하는 곳은 내부 분위기 자체가 정규직 전환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율 1.9% … 사기업의 10분의 1

12일 공공기관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343곳 공공기업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중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력은 2752명이다. 이는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 14만1451명 중에 1.9%에 불과한 수준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정규직 전환율은 18.9%였다. 공기업의 정규직 전환율과 비교하면 약 10배 가까이 높은 수준인 것이다.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도 공기업이 압도적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비정규직 노동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644만4천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1962만7천명) 중의 32.8%다.

이에비해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4만1451명으로 전체 공공기관 근로자(29만5874명)에서 47.8%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전체 기업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보다 무려 15%포인트 높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일 새해 업무보고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중소기업에게 세액공제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해 30일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제고시키고 비자발적 비정규직 근로자를 줄이는 등의 '비정규직 관리목표'를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공공기관보다 중소기업에 비정규직 근로자 수를 줄이라고 압박하는 셈이다.

◇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외면한채 고용량 늘리기에만 주력

기재부는 지난 5일 업무보고에서 올해 공공기관에서 1만9천862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언성 공공정책총괄과장은 업무계획 사전 브리핑에서 보수적인 채용 규모로 실제 고용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정규직 채용이 늘어나는 만큼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재계약에서 상당히 불리할 수도 있는 셈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는 실제로 정규직 전환에 있어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10명 중 7명 이상은 전환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제와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기관 업무 중 업무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직무의 경우에는 계속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데, 현재 공공기간 비정규직 근로자 대부분이 이러한 업무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비정규직 근로자 입장에서는 신규채용 확대로 자신들의 고용이 불안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은 "공기업의 신규채용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많은 논란과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공공기관의 생산성 문제에서 기업과 근로자 간의 입장이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 전환을 요청할 경우 가산점 등을 통해 일반 지원자에 비해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을 요청할 때는 일반 지원자에 비해 가산점을 주는 등 지원을 하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은 물론 신규 채용에 있어서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pjs91@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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