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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 ⑦-전쟁터 같은 농장생활
카불쳐 크라운 딸기 농장 [사진=김영봉]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참가했다면 농장생활은 피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호주에 1년 동안 더 머물 수 있는 세컨드 비자를 얻기 위해서는 말이죠.

기자는 지난 2012년 세컨드 비자를 얻기 위해 호주 퀸즐랜드 카불쳐라는 도시에서 약 3개월 동안 농장생활을 했습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농장으로 들어가는 워홀러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농장생활은 전쟁터입니다.

◇피할 수 없는 닭장생활

농장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닭장생활은 피할 수 없습니다. 아니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한인 워홀러의 경우 농장생활을 중간업자(컨트렉터)에게 의존합니다. 농장을 소개해주고 집까지 알아봐주기 때문입니다. 컨트렉터들이 소개해주는 집은 대부분 컨트렉터 자신이 임대한 집으로서 많은 인원을 한 집에 입주시키는 것이 보통입니다.

호주는 우리나라와 달리 월세의 개념이 아니라 한 주 마다 방세(렌트비)를 지급하는데 컨트렉터들에게는 한 집에 최대한 많은 인원이 들어가길 원합니다. 그래야 최대한 많은 돈을 벌어드릴 수 있기 때문이죠.

컨트렉터가 소개하는 집은 보통 10명~12명의 인원을 한집에 입주시킵니다. 방은 3개인데 방마다 3명의 인원을 함께 생활하도록 하고, 거실에도 렌트를 줍니다. 주 렌트비는 보통 100~130달러로 거실에서 거주하는 인원에게는 약간의 할인이 있습니다.

물론 컨트렉터의 이런 행위는 불법입니다. 호주는 집 마다 거주 인원이 정해져 있는데 보통 집 하나당 5~6명이 정원입니다.

농장시즌이 시작하게 되면 보통 10명의 인원이 한 집에서 거주하게 되는데 먹는 것에서부터 씻는 것까지 전쟁터가 다름없습니다. 이런 집에서 생활을 하는 것을 두고 바로 '닭장생활'이라고 비꼬아서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죠.

만약 이런 생활을 탈출하고 싶다면 영어를 잘해서 집을 혼자서 구하거나 여럿사람을 모아 집을 렌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딸기농장 트롤리

◇농장생활 시작… 새벽부터 전쟁터

농장생활은 새벽부터 분주합니다.

보통 한 집에 10명의 인원이 생활하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일어나 씻고 아침을 조금이라도 먹어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농장은 아침 일찍 시작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가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자리를 맡기 때문입니다.

우선 씻기 위해서는 빨리 기상해야 합니다. 보통 새벽 5시에 일어나는데 씻기 위해서는 10~20분 더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한 집에 남자와 여자가 함께 거주하기 때문에 씻는 불편함은 물론 늦잠을 자면 씻지 못하고 바로 농장으로 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농장은 보통 아침 7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그전에는 도착해야 합니다.

기자는 카불쳐 딸기농장에서 일했는데 출근해서 가장 중요한 일이 좋은 트롤리(바퀴달린 수레)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워홀러들이 하루에 2~5달러의 차비를 주고 농장에 도착하면 차문을 열고 트롤리로 전력질주를 합니다. 좋은 트롤리를 가져가야 그날의 일당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좋은 트롤리를 맡았다면 자신이 어느 쪽 딸기를 딸지 눈치를 살펴야 합니다. 좋은 고랑에 들어가야 많은 딸기를 딸 수 있습니다.

◇아침 7시 풍경.

트롤리를 맡은 워홀러들은 딸기 고랑에 들어가기 위해서 줄을 섭니다. 줄지어 있는 트롤리와 워홀러들을 보면 마치 기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농장에는 감독관(슈퍼바이저)가 있는데 당일 딸 수 있는 딸기상태를 설명해줍니다. 만약 딸기를 80%(익은 정도)까지 따도 된다면 70%이하로 익은 딸기는 절대로 따서 안됩니다. 만약 따서 걸리면 정말 많이 혼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집으로 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농장생활은 7시부터 시작됩니다. 지금부터는 트롤리를 타고 미친 듯이 딸기를 따야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딸기는 빨간색. 잎은 검정색으로 보여야 딸기의 신으로 불립니다. 그 만큼 빨간 딸기에만 집중해야 많은 딸기를 딸 수 있다는 것이죠.

미친 듯이 딸기를 따다보면 슬슬 배가 고파집니다. 아직 점심시간 전인데 말이죠. 아침을 먹지 못하고 출근한 워홀러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때는 따는 딸기를 몰래 먹어도 됩니다. 기자는 농장생활동안 질리도록 먹어치웠습니다.

◇점심시간 12~1시… 그리고 퇴근

꿀맛 같았던 점심시간이 왔습니다. 워홀러들은 농장에서 만들어놓은 창고에 모여 옹기종기 모여 점심을 나눠 먹습니다. 점심은 대게 그 전날 저녁에 준비해 두는데 메뉴는 제각각입니다.

농장에는 꼭 독종들이 몇 명 있습니다. 조금 더 많은 딸기를 따기 위해 처음부터 도시락을 트롤리에 싣고, 점심시간 때 트롤리에 앉아 혼자 점심을 먹습니다. 당시 이런 독종이 2명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은 자신이 얼마나 땄는지 다른 사람들과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너는 몇 키로를 땄냐 물어보기도 하고 자신보다 많이 땄다면 오후에는 더욱 분발해서 일하기도 하죠.

점심시간이 끝나면 다시 워홀러들은 아침과 같이 트롤리를 타고 딸기를 미친 듯이 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일하다보면 오후 5시 퇴근시간이 가까워 옵니다. 빅시즌에는 하루에 평균 200kg을 따는데 딸기의 신은 그 두배 400~600kg까지 땁니다.
 

호주 퀸즐랜트 카불쳐 도시의 한 주택 [출처=구글지도]

◇저녁6시… 그리고 취침

농장에서 돌아오면 보통 먼저 씻기 위해 욕실 앞에 섭니다. 선착순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씻는 사람이 더 많은 휴식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하우스메이트 간에 싸우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오랫동안 씻는 워홀러들이 항상 있으니까요.

일찍 씻지 못한 워홀러들은 내일 점심을 미리 준비하기도 합니다. 요리를 하는데도 선착순이기 때문입니다.

농장생활의 낙은 술입니다. 한 주에 한 두 번씩 가는 마트에 맥주와 안주, 먹거리를 잔득 사옵니다. 기자는 한 주에 한 번 마트를 가서 40달러를 주고 맥주 24병을 사서 기분 좋게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저녁은 하우스메이트들끼리 사이좋게 나눠 먹습니다. 자신이 한 요리를 다른 사람들과 나눕니다. 가끔은 바비큐를 해먹기도 하는데 이 시간만큼은 경쟁관계가 아닌 가족같은 분위기로 변합니다.

저녁 10시 하루일과를 마무리 합니다. 새벽 5시부터 일어났기 때문에 몸은 피곤할 데로 피곤합니다.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마치 군대 같습니다.

김영봉 기자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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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기자 kyb@asiatime.co.kr

정경부 김영봉 기자입니다. 국회와 정부부처를 출입하며 정치현안과 정책분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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