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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농부되는 세상 꿈꾸는 ‘엔씽’ 김혜연 대표[스타트2030] 모바일·사물인터넷 기술 활용 농업 서비스 제공
   
▲ “모든 사람을 농부로 만드는 회사.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농업 관련 서비스·솔루션을 제공해요." 김혜연(32) 엔씽 대표 (사진=엔씽)

[아시아타임즈=이주희 기자] “모든 사람을 농부로 만드는 회사.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농업 관련 서비스·솔루션을 제공해요. 편의점 같은 공간에 사람들이 원하는 채소들을 새벽에 배달해요. 동네 사람들은 매일 살아있는 싱싱한 채소가 담긴 포트를 가져가 먹어요. 이렇게 됐으면 하는데, 머잖아 될 것 같아요(웃음).”

지난 1일 오후 5시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김혜연(32) 엔씽(n.thing) 대표를 만났다. 그는 이사할 집을 찾는 중인데, 구할 때까지는 회사에서 살 예정이라고 했다. 이사가 아니라 평소에도 자신의 모든 시간을 회사에 쏟고 있는 듯 사무실 곳곳에서 일과 한몸이라는 느낌이 풍겼다.

엔씽은 보통의 사람들도 농사를 쉽게 짓도록 스마트팜(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농장) 시설과 센서 등을 만든다. 공장이 따로 없어 생산은 외부에 맡기지만 전후 단계는 모두 엔씽의 몫이다. 각 식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와 흙 등이 다른데, 엔씽은 이에 맞춰 공급해 재배할 수 있도록 한다.

김 대표는 엔씽이 하는 양액재배는 토양재배와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양액재배는 토양을 이용하지 않고도 작물 생육에 필요한 필수원소를 흡수비율에 따라 적당한 농도로 용해한 배양액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토마토는 빛, 온도, 토양의 영양분, 공기 4가지가 중요해요. 저희는 인공토양, 비료를 섞은 물, 온실, 실내 발광 다이오드(LED) 빛으로 통제하면서 키워요.”

토양을 바꿔줘야 하는 식물도 있고 자연적으로 키우면 벌레들도 관리하고 농약도 뿌려야 하는데, 이런 수고를 덜어준다는 것이다.

“저희는 기존 농업인들과 다르게 정보기술(IT), 미디어의 관점에서 봐요. ‘미래 농업의 모습’, ‘농업을 어떻게 바꾸려 하나’에 초점을 맞췄어요.”

엔씽은 보통의 사람들도 농사를 쉽게 짓도록 스마트팜(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농장) 시설, 센서, 무상으로 재배하는 법 등을 만든다. (사진=엔씽)

김 대표는 농업 콘텐츠를 지원하고 개발 도구를 만드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부는 게임 개발자 같은 콘텐츠 제작자라고 봐요. 예를 들면 1985년 컴퓨터가 나왔을 때 컴퓨터는 전문가 영역이었어요. 근데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고 발전시켜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누구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됐죠.”

그는 이제 중·고등학생들도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며,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또 게임 같은 건 전 세계로 쉽게 퍼질 수 있지만 농사는 그렇지 않다고 짚으며, 재배법과 재배시설 등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5년 동안 망해봐야 농사를 안다는 말이 있어요. 그러면 안 된다고 봐요. 5년 동안 망하면 그 이후에 다시 일어서기 힘들어요. 그리고 농사짓는 분들 매출이 별로 안 나와요. 팔 곳이 마땅치 않거든요. 여기서 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누가 하겠어요.”

최근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런 사람들은 지인이나 인터넷, 동네 공판장 등을 통해 수확물을 팔긴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유통업체에서 돈을 많이 챙기는 구조다.

2014년 초 엔씽을 설립하기에 앞서 2013년에 플랜티(Planty)라는 스마트화분을 먼저 만들었다. 스마트폰으로 화분의 온도, 습도, 조도 등을 파악해 물을 주며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했다. 플랜티 화분이 알려지면서 농가에서 직접 연락이 왔다.

“한번은 양봉장에서 연락이 왔어요. 꿀을 생산하려면 온도가 중요해요. 여름에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 부채질을 하죠. 양봉장 주인은 벌통안의 온도를 계속 봐야하는데 온도계가 안에 있으니 힘들죠. 근데 우리 센서를 넣으면 휴대폰으로 온도 확인이 가능하니까 쉽게 조절해줄 수 있죠. 사장님이 저랑 술을 마시는 중이었는데, 너무 좋고 편리하다며 휴대폰을 계속 확인하시더라고요(웃음).”

한양대학교에서 전자통신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호기심이 많은 덕에 밴드 동아리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연예인 매니저와 SKT(SK텔레콤) 미래 연구보고서 작성 등 20대 시절을 후회 없이 보냈다.

10대 때부터 사업가가 되고 싶었던 김 대표는 창업에 있어 ‘라이프스타일’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창업을 위한 창업은 안 돼요. 저는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온 건데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해요. 사업을 안 해 본 사람들이 더 부추기잖아요. 자기들은 안하면서(웃음). 근데 창업할 사람은 뜯어 말려도 해요. 헤쳐 나가는 건 창업자 몫이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 창업에 맞느냐는 거다. 김 대표는 가정이나 회사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회사를 선택할 만큼 몰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 중국의 엠파워 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엔씽은 지금까지 30억원 정도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를 많이 받은 편 같다. 그래서 힘들 때가 있다.

“대표니까 돈 걱정이 불현 듯 찾아와요. 투자금은 빚이라도 봐도 되는데, 열심히 일을 해도 무너질 수 있는 거니까 가끔 돈에 대해 걱정이 들어요. 첫 창업을 했을 땐 카드연체 전화도 오고 그랬는데(웃음).”

동네 편의점 같은 공간에 사람들이 원하는 채소들을 새벽에 배달해요. 동네 사람들은 매일 살아있는 싱싱한 채소가 담긴 포트를 가져가 먹어요. 이렇게 됐으면 하는데 머잖아, 될 것 같아요."(사진=엔씽)

지난해는 내부적으로 인원을 재배치했고, 올해 정리됐다. 김 대표 포함 12명의 팀원들이 현재 각자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김 대표는 팀원 한 명이 한숨을 쉬어도 신경이 쓰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 없는 한 숨일 수도 있는데 이런 부분도 신경 쓰는 걸 보면 대표 자리라는 게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엔씽은 최근 ‘농업의신’이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농가와 농자재업체를 연결해주는 앱으로 정식버전은 지난 4월 28일에 나왔다. 앱이 나오기까지는 43일 걸렸다.

2017 귀농귀촌 청년 박람회에서 420개 업체가 이 앱에 등록했다. 한 달 안에 1000개 업체 등록이 목표다.

“앱 검색창에 ‘농자재’라고 치면 이것만 나와요. 지금은 안드로이드용만 선보인 상태고, 앱스토어용은 개발 중이에요.”

이달 셋째 주에는 캡슐화분을 선보일 예정이다. 1개의 포트에 4개의 화분을 심을 수 있고 포트를 서로 연결 할 수 있는 것으로, 누구나 쉽게 식물을 키울 수 있다.

김 대표는 화성에 농장을 짓는 그날까지 엔씽을 이어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민간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2018년에 화성 탐험을 위한 무인우주선을 발사하고, 2022년에는 첫 번째 이주자들이 화성으로 떠날 거라고 했다.

“화성으로 가면 거기서도 먹어야 하잖아요. 우리 센서를 적용한 재배 데이터가 인류의 진보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치니 해가 저물어 있었다. 그의 사무실에 있는 플랜티 화분과 비치된 제품들은 LED 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 빛처럼 항상 꺼지지 않는 엔씽이 되길 바란다.

2013년에는 플랜티(Planty)라는 스마트화분을 먼저 만들었다. 스마트폰으로 화분의 온도, 습도, 조도 등을 파악해 물을 주며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끔 했다. 사진은 플랜티 화분. (사진=엔씽)

이주희 기자  juhe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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