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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후끈'… '진지'와 '웃음' 오갔던 투표소 모습들
  • 김영봉 박지민 이수영 기자
  • 승인 2017.05.0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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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영봉 박지민 이수영 기자]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기 위한 제19대 대통령선거가 9일 전국 1만3964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진행됐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려 투표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유권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을 서 가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인천시 남구 주안1동 투표소를 찾은 고령층 유권자의 모습(사진=박지민 기자)

오전 8시 기자가 찾은 인천시 주안1동 제1투표소에는 중장년층 유권자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투표소를 찾은 이들 가운데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부축을 받으면서도 투표소를 찾은 고령의 유권자도 있었다.

몸이 아파도 대선 투표는 꼭 참여한다는 문종숙(68·여)씨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예정보다 빨리 치러진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씨는 "시국이 어려워서 어쩌나, 그런 걱정을 한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여자대통령이 나와서 많은 기대를 했는데 안타깝다"면서 "주변국들이 우리나라를 우습게 보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좋은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대통령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서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기표란의 폭이 좁아서 무효표가 속출할까봐 걱정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문 씨는 "나는 아직은 손떨림이 없어서 원하는 후보의 기표란에 잘 찍었는데, 연세가 있는 분들은 제대로 투표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연정(36·여·서울시 오류동)씨도 "할머니를 모시고 투표를 하러 왔는데 나이드신 분들에게는 기표란에 정확히 도장을 찍기가 상당히 어려울 거 같아서 조심해서 잘 찍으시라고 여러 번 당부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제6투표소에는 아이를 데려온 부모 유권자들이 유난히 많았다(사진=이수영 기자)

오전 8시께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제6투표소도 한적한 모습이었다. 이른 아침이라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 대부분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다. 지역 특성상 중장년층이 많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20·30대는 거의 만날 수 없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투표소이기 때문에 대부분 유권자들은 운동복 등 가벼운 차림으로 투표소를 찾았다. 오전 10시에 가까워지자 청년층들도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고, 정오가 지나면서부터는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의 행렬이 길어졌다.

부모를 따라 투표소를 찾아온 아이들은 대기줄이 지루했는지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아이들은 투표소에 들어가고 나서야 투표소 특유의 진중한 분위기에 압도됐는지 얌전해졌다. 그 중 한 아이는 투표소 내에서 아버지가 투표한 후보를 말하는 바람에 잠시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난감한 표정으로 투표소 내 사람들에게 연신 "죄송하다"고 하며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오전 9시 서울시 관악구 행운동 제2투표소 또한 청년층보다 고령층의 유권자들이 더 많았다. 노모를 모시고 온 60대 남성에서부터 홀로 지팡이를 짚고 온 80대 노인까지 투표의 열기가 뜨거웠다.

김 모(82·남)씨는 "팔십 평생 살면서 단 한 번도 투표를 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투표는 내가 국가에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권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한 김 씨는 투표소가 지하에 위치해 있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소가 지하 1층에 있어 계단 오르내리는데 상당히 불편하다"면서 "다음에는 이런 것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 10시가 다 되어가자 행운동 투표소에도 청년층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미세먼지 탓에 하얀 마스크를 쓰고 온 청년들이 많았다.

이날 행운동 제2투표소는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아서인지, 길게 줄을 서 가며 투표를 하는 진풍경은 연출되지 않았다.

투표 대기 행렬이 길게 이어진 서울시 구로구 오류1동 주민센터 투표소 앞(사진=박지민 기자)

오전 10시경에 찾은 서울시 오류1동 제1투표소에는 20·30대 청년 유권자들이 많았고, 투표를 대기하는 줄이 길게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투표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 유권자들이 오래 대기해야 하는 불편은 없었다.

젊은 유권자들은 이미 대통령 후보를 정해놓은 듯 기표소 안으로 들어가 금방 기표를 마치고 나왔다. 신분 확인에서부터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에 비해 나이가 많은 유권자들은 좁은 칸에 맞춰 도장을 찍느라 청년 유권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연정(36·여·서울시 오류동)씨는 "등재번호만 알고 있으면 바로 투표를 할 수 있어서 투표하는 데 1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편했다"면서 "대선에서는 처음 실시된 사전투표제도도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표소 밖은 투표인증을 하려는 청년층 유권자가 많았다.

도장을 찍은 손등을 촬영하는가 하면, 친구와 같이 온 청년 유권자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소셜네트워크(SNS)에 바로 올리기도 했다. 이에 비해 고령층은 투표를 하고 그대로 집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를 안고 투표소를 찾은 젊은 부부 유권자들이 투표소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함께 '투표 인증샷'을 촬영하는 훈훈한 광경도 눈에 띄었다.

아이를 품에 안고 '투표 인증샷'을 촬영하고 있는 유권자 부부(사진=박지민 기자)

한편,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출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던 기자에게 먼저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다가온 유권자도 있었다.

인터뷰를 자청한 김영숙(75·여)씨는 옆에서 만류하는 남편의 손길을 뿌리치면서 기자의 녹음기에 대고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소신을 밝혔다.

김 씨는 "이번 대통령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건강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나라는 땅덩이도 작은데, 특정 지역만 선호하지 말고 모든 지역을 아우르며 소통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유권자의 발길이 끊겼던 서울시 중구 필동 주민센터 투표소의 모습(사진=박지민 기자)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 찾은 서울시 중구 필동 주민센터 투표소는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상당히 한적했다.

기자가 찾아갔을 때는 두세 명의 유권자가 투표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몇몇의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들어서는 식이었다.

오후 2시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제2투표소는 대학가인 만큼 청년 유권자들이 많았다. 투표소 밖은 비가 내려 제법 쌀쌀 했지만 투표소 안은 청년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투표하는 게 긴장된다고 한 남 모(20·남·서울시 마포구)씨는 이번이 태어나서 처음 참여해보는 선거라고 했다.

남 씨는 "투표 이동 동선을 몰라 헤맸는데 투표소 관계자 분들이 신분증 확인부터 투표함에 표를 넣을 때까지 하나하나 알려주셔서 성공적으로 첫 투표를 마쳤다"며 "개인적으로 첫 투표권을 행사한 게 제19대 대선이라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들이 찾아간 투표소 가운데 거의 모든 곳에서 투표소를 잘못 찾아 헛걸음을 하는 유권자들이 눈에 띄었다.

인천시 주안1동 제1투표소에 발걸음을 했다가 투표소가 달라 퇴짜를 맞은 한 50대 남성 유권자는 "집과 가까워서 당연히 이곳에서 투표를 하면 될 줄 알았다"면서 "다시 알아보고 투표소를 제대로 찾아가야 한다"며 바삐 걸음을 옮겼다.

김포시 고촌읍 투표소에서도 이와 비슷한 불상사가 발생했다. 한 20대 청년이 자신의 대학교 근처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전입신고를 했는데, 이때문에 투표소가 변경된 사실을 모르고 본가 근처의 투표소를 찾은 것이다.

본 투표는 사전투표와는 달리 주소지로 등록된 관할 지역구의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그는 "신분 증명을 하면 어디에서나 투표가 가능한 줄 알았다"며 "미리 투표소에 대해 찾아보지 않은 내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세가 혼란스러운 만큼 이번 선거에 꼭 투표하고 싶었는데 안타깝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악구 인헌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안내원들이 투표소를 잘못 찾은 유권자에게 안내를 하고 있다(사진=김영봉 기자)

특히 서울 관악구 인헌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소를 잘못 찾은 유권자들이 유난히 많았다.

이날 오전 11시쯤 투표소 밖 투표안내 테이블 앞에는 자신의 등재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이 중 3분의 1가량 되는 유권자들은 투표소를 잘못 찾아와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유권자는 투표소를 잘못 찾아왔다는 투표안내원에 짜증을 내면서 돌아가기도 했다.

투표소 안내원은 "오늘 이상하게 투표소를 잘못 찾아온 유권자가 많았다"면서 "대부분 젊은층들로 자신의 투표소를 제대로 보지 않고 동네만 확인하고 온 경우"라고 말했다.

관악구 인헌동은 제1투표소에서부터 5투표소까지 각각 다른 위치에 투표소가 나뉘어져 있어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잦았던 것이다.

이날 투표소를 잘못 찾아온 김 모(23·남)씨는 "사전투표에서는 아무 곳에서 투표할 수 있다고 들어서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왔다"면서 "선관위에서 이런 혼란이 없도록 사전에 충분한 홍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악구 인헌동 제 3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일제히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영봉 기자)

김영봉 박지민 이수영 기자  jimin@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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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박지민 이수영 기자 jimin@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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