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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박근혜[이정선의 까칠토크]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05.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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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나라 임금 문후(文侯)가 신하들과 술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잔이 몇 바퀴 돌자, 문후가 호기를 부렸다.

“지금부터 술을 음미하지 않고 그대로 마셔버리는 자에게는 벌주(罰酒)로 큰 잔을 내리겠다.”

그러나 임금이 가장 먼저 자기가 만든 규칙을 어기고 말았다. ‘술 군기반장’인 공손불인(公孫不仁)이라는 신하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술을 가득 채운 큰 잔을 임금에게 바쳤다.

하지만 임금은 “술을 너무 마셨다”며 잔을 피하려고 했다. 다른 신하들도 임금 편을 들었다. 임금에게 벌주는 심하다며 말렸다.

그렇지만 공손불인은 막무가내였다.

“전거복철 후거지계(前車覆轍 後車之戒)라고 했습니다. 앞 수레가 지나간 바퀴자국이 뒤에 있는 수레의 경계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전례를 거울삼아 주의하라는 교훈입니다. 지금 임금께서 규칙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지키지 않는 전례를 남기면 누가 지키려고 할 것입니까. 그러니 잔을 어서 받으십시오.”

‘군기반장’의 고집은 간단치 않았다. 임금은 깨끗하게 수긍하고 벌주를 ‘원샷’하고 있었다. 임금은 자신을 골탕 먹인 공손불인을 나중에 중용하고 있었다. 공손불인은 ‘술 군기’를 그럴 듯하게 잡은 덕분에 출세 좀 할 수 있었다.

도로 사정이 오늘날 같지 못했던 옛날에는 ‘자가용 수레’가 움푹 파인 곳을 지나다가 기우뚱거리거나 자칫 뒤집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뒤 따라가는 수레는 앞 수레의 바퀴자국을 잘 살펴보라고 한 것이다. 앞 수레처럼 낭패를 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문재인 새 대통령이 비서관들과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점심을 함께했다는 소식이다. ‘겸상’을 한 것이다. 재킷을 입지 않은 채 커피 한 잔씩 들고 참모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고도 했다. 또, 이튿날에는 청와대 직원들과 직원식당을 찾고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혼밥’과는 대조적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라고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취임 첫날 일정이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되기도 했다. 첫 인사를 직접 발표하고 있었다.

외국 언론도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파격(破格)’을 주목했다는 보도다. 박 전 대통령과 ‘정반대’라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럴 만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때부터 군림하고 있었다. “제가 약속하면 여러분이 책임져야 한다”며 정권 인수위를 압박한 적도 있었다.

당시 박 ‘당선인’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도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비판하면서도 스스로는 ‘밀봉 인사’ 내지 ‘깜깜이 인사’였다. 인사 내용을 발표하던 청와대 대변인이 “기자들보다 30초 먼저 알았다”고 털어놨을 정도였다. ‘소통 부재’와 ‘불통’은 훗날 ‘박근혜 번역기’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론 조사에서 국정 운영을 ‘잘할 것 같다’는 응답이 83.8%나 되고 있었다. ‘매우 잘할 것 같다’가 35.3%, ‘어느 정도 잘할 것 같다’는 응답이 48.5%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내 ‘전거복철’을 잊지 않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후 첫 주말인 13일 오전 대선 당시 '마크맨'을 담당했던 기자들과 산행 뒤 충정관 직원식당에서 삼계탕을 배식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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