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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는 내부자들] "언론에 제보하면 요단강 건너게 될 것"
LG그룹 계열사 팜한농의 산재은폐 사실을 고용노동부에 신고해 3년간 보복 조치를 받은 이종헌 씨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강제 수용소에서 고문당하는 느낌이다. 공익제보 이후 3년 가까이 회사가 저를 격리시키며 사직을 강요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해고 종용이 아니라 고문을 하는 수준이다. 저는 원래 공채로 입사한 관리직이지만 지금은 낫과 삽을 들고 배수로 청소와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이종헌씨는 지난 2014년 6월 5일 LG그룹 계열사인 팜한농의 산업재해은폐를 신고한 공익제보자다.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이 씨의 인생은 공익 제보 이후 지옥으로 변해버렸다.

국가의 공익제보자 보호는 허점 투성이었고, 회사는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팜한농 측은 이 씨를 사무실에 격리하고 업무에서 배재한 뒤 직원평가에서는 최하위점을 부여했다.

회사 임원은 그를 찾아와 입에 담지 못할 인격모독과 협박, 강요도 서슴치 않았다.

16일 아시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이 씨는 "국민권익위원회의 보호조치로 회사의 괴롭힘이 예전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지난 3년간 당한 인격모독은 정말 참기 힘들었다"며 "최근에는 '언론에 알리면 우리와 함께 요단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며 협박도 서슴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A 상무가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며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나중에 니 자식이 너에게 O새끼라고 할 거다'라고 폭언도 퍼부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괴롭힘은 지난해 10월 권익위의 보호조치 결정 이전까지 극에 달했고, 이후에는 이 씨의 좌석을 사무실 출입구쪽에 배치하고,  칸막이를 새로 만들어 격리시킨 뒤 아무런 업무도 시키지 않고 있다.

그리고 팜한농은 이 씨에게 최하위 등급의 업무평가 내렸다. 회사에서 내쫓기 위한 프로세스를 착착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아래는 기자와 이 씨와의 인터뷰 전문

- 왜 공익제보를 하게 됐나?

"공익제보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08년 구미공장에서 노무담당으로 일할 때 한 노동자가 근무 중 다중골절로 장애를 입은 사고 때문이다. 당시 회사에서는 이 노동자를 산재처리 하는 것이 아니라 공상처리를 하도록 유도했었다. 회사의 지시대로 처리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공익제보를 하기로 결심했다.

- 권익위에 보호조치 신청을 하고 회사와 화해를 했다.

"권익위가 화해를 권유한 것이 아니라 강요를 했다고 느꼈다. 권익위의 화해 권고를 거절하고 회사를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권익위는 화해를 하지 않으면 회사에서 해고할 것이라며 해고 당하지 않도록 해줄테니 화해하라고 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게다가 공익제보자인 내 신분을 노출한 경위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권익위에서 신분공개 경위확인의 취하를 요구해 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9월 팜한농에 이종헌 씨를 따로 격리시키지 말고 함께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호조치를 내렸다. 이후 이 씨의 자리는 사무실 안으로 옮겨졌지만 높은 칸막이로 가려져 있다. (사진제공=이종헌 씨)

- 회사측의 최하위 등급 근무평가는 어떻게 생각하나

"상대평가에서 최하위를 받은 것이다. 회사의 평가 직전해에는 최고위인 A등급을 받은 적도 있었고, 표창을 받은 적도 있다. 회사가 해고의 구실을 삼기 위해서 그렇게 평가한 것 같다"

- 공익제보 후에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외로움이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격리되어 있어 너무 외로웠다. 또한 회사로부터 지속적으로 감시를 당했다. 입출입까지 철저히 감시했다. 그리고 공채로 입사한 사무직 직원에게 삽하고 낫을 던져주고 감시하면서 일을 시켰다. 상당히 모욕적이었다. 지금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모두 고통스럽다. 주변 지인들은 나에게 왜 이렇게까지 버티냐고 물어보는데 나는 정당한 일을 했고 회사에 부당한 요구와 압박에 굴복하기 싫어서 힘겹지만 버티는 것이다고 했다"

"상사의 폭언과 인격모독도 힘들었다. 특히 정 모 부사장의 경우에는 얼토당토 않은 구실로 끊임없이 지적을 해댔고, 제초작업 강요와 함께 사직을 강요했다. 또 다른 이는 '언론에 알리면 우리와 요단강을 건너는거다'라고 협박하고, 내 자식까지 거론하며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그 당시 너무나 화가 나고 힘들었지만 약자인 근로자에 처지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

- 회사측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정말 황당한 부분이 있다. 정 부사장의 지시로 덩굴을 제거하다가 다쳤는데 최 모 과장이 찾아와 산재가 아니라 공상처리 해준다고 했다. 산재은폐를 공익제보한 나에게 산재은폐를 시도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로부터 2억원에 가까운 과태료 처분을 받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종헌 씨가 팜한농 논산공장에 발령받아 석벽에서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이종헌씨)

◇ 팜한농 "사직권고는 오해… 좋지 않은 결과 쌓여 안타깝다"

팜한농 측은 이 씨에게 사직을 권고하지도 않았고, 여러가지 오해가 쌓여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한 권익위의 조사와 이 씨가 주장하는 내용과는 다른 내용도 있다고 해명했다.

팜한농 관계자는 "회사는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사직을 강요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만약 사직을 강요했다면 이는 조직장의 개인적인 의견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태가 이렇게 까지 악화된 것은 어느 한 부분만의 잘못은 아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 같다"며 "이 씨의 경우에는 조직에서 적응을 못해 몇 차례 이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원래 업무와 다른 제초 등의 지시가 내려졌는지에 대해서는 "이 씨가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시설관리이고, 제초작업은 시설관리 직군에서 하는 일"이라며 "회사는 직원에게 말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처우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좋지 않은 결과가 쌓여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해명했다.

팜한농 측은 이 씨가 주장하는 사무실 격리에 대해 연구원들이 사용하던 사무공간이 협소해 바로 옆 사무실에 자리를 배정했지만 지난해 10월 권익위의 보호조치 결정에 따라 연구원들과 같은 사무공간으로 이동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시설 중 일부는 보안상의 이유로 업무와 무관한 모든 임직원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이 씨의 접근을 막았던 것이고, 또한 직원식당과 화장실의 이용을 제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공상처리와 관련해서는 이 씨의 동의 하에 통원치료를 했고, 치료비 전액을 회사가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5년 3월에 염좌 등의 부상을 입어 4주간 통원치료를 했지만 1년 3개월이 지난 2016년 6월에 후유증 치료를 위한 치료비 지원을 요청해 산재를 신청했고, 현재 관계기관으로부터 판정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정 부사장과 이외 사측 관계자로부터의 협박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김영봉 기자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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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기자 kyb@asiatime.co.kr

김영봉 경제부 기자입니다. 기자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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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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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당한 노동자 2017-05-17 22:27:36

    정말 화가 나네요~일반 사무직을 업무와 관련없는 제초작업과 청소등을 시키다니요!! 왕따에 이어 성과평가도 최하위에 힘없고 아픈사람 밟아버리는 저질스러운 횡포!! 이게 진짜 대기업의 횡포네요~
    제보자님 좀만 더 힘내세요~~!!
    나쁜놈들은 벌좀 받아라~제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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