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VIEW 사설
[사설] 새 정부 일자리정책을 보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 1호 업무지시로 대통령 직속의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인천공항공사를 찾은 일자리현장 방문에서는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당·정·청이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추경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민간부문 50만 개’ 공약을 10대 공약 중 1순위로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의 주체가 대부분 정부의 관리가 용이한 공공부문에 집중되면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새 정부 경제정책인 이른바 ‘J노믹스’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비와 성장을 견인해 우리경제를 선순환 구조로 바꿔 놓겠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은 현재 7% 수준에 머물고 있는 공공부문 일자리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평균 21%의 절반인 10.5%까지 끌어올리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민간부문에서의 50만 개 창출은 연장근로를 포함한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원칙을 준수하고, 공휴일 확대와 연차사용 촉진 등의 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는 형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구상의 실현을 위한 각론에 있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당장 공공부문의 일자리에 소요되는 재원마련과 민간 기업으로의 확산을 위한 치밀한 계획이 요구된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일자리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원조달이 선결돼야 한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문 대통령이 임기 내 약속한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 81만 개에 필요한 재원은 21조 원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4조 원을 훌쩍 넘는 액수다. 결국 이러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편으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증세에 나서더라도 국민들의 조세저항이 우려되고, 여소야대 국회에서 통과될지도 불투명하다.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는 법인세와 소득세 등을 중심으로 증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법인세 인상은 기업과 경제단체의 반발에 이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거부의사가 분명하다. 소득세 또한 최근 최고세율구간을 조정하면서 고소득자의 반발이 예상된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자리 추경도 일부 야당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성사여부를 장담할 수가 없다.

이런 현실이 일자리 대책을 정부주도로 공공부문에 초점을 맞춘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화급한 ‘발등의 불’인 청년일자리 창출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어디까지나 일자리 창출은 고용시장의 큰 수레바퀴인 기업과 민간주도로 이뤄져야 한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은 자신의 능력으로 시장에서 취업경쟁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이뤄지는 보조바퀴일 뿐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경제 활성화를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인력을 많이 뽑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또한 비정규직과 파견, 용역 직을 포함한 공공부문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전환이 옳은 방향이라고는 하지만 또 다른 부작용을 부를 수도 있다. 선택받지 못한 민간기업의 비정규직과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집권 초기 새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민간부문에서도 어느 정도 화답을 할 가능성이 높다지만,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한 영속적이 아닌 일시적 방편일 수밖에 없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고자 하는 민간기업의 생리상 신규채용을 줄이는 등 관련 비용을 축소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자리정책이 공공부문에만 집중된다면 가뜩이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은 문이 넓어진 공무원이나 공기업 취업에 목을 매게 될 것이다. 자칫하면 40만 명 이상이 ‘올인’하고 있는 공시열풍에 기름을 끼얹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청년들의 재능이 다양한 영역에서 발휘되지 못하고 사장되며, 더 나아가 대학마저 학문을 외면한 거대한 ‘공시학원’으로 전락하는 비극을 맞을지도 모른다. 새 정부의 일자리정책이 취업이 절박한 계층에게 골고루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

아시아타임즈  asiatime@asiatime.co.kr

<저작권자 © 아시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시아타임즈 asiatime@asiatime.co.kr

아시아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