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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내부자들] "어떻게 서울시를 믿고 공익제보 하겠나"
   
▲ 서울시 버스 채용비를 제보하고 신분이 공개돼 고통받고 있는 황성현씨 [사진=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황성현 씨는 지난 2015년 3월 서울시 버스회사 채용비리를 제보하고 정보공개청구를 한 공익제보자다. 서울시가 지난 2014년 11월 버스기사 채용 부조리를 신고하면 신분을 철저하게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제보를 했지만 시의 실수로 황 씨의 신분은 그대로 유출됐다.

이후 황 씨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누군가에게 보복을 당할까 하는 두려움은 물론 '고발자'로 낙인찍힌 그를 채용하는 버스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4일 기자는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황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황 씨는 "시가 내 신분을 유출하는 바람에 취업이 불가능한 상태다"라며 "시의 66개 버스 회사들은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력서를 내면 곧바로 퇴짜를 맞고 있다. 다른 지역에 가서 취업하면 모를까 서울에서 버스기사는 못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를 믿고 공익제보와 정보공개를 청구했는데 어떻게 제보한 사람의 신분을 유출시킬 수 있느냐"며 "더욱이 내 정보를 유출한 공무원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기자와 황 씨와의 일문일답

- 왜 공익제보를 하게 됐나

"버스회사를 다니면서 많은 부조리를 봤는데, 특히 돈을 받고 고용하는 이른바 채용비리에 대해서도 알게됐다. 취업도 돈이 있어야 하고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이러한 부조리는 반드시 뜯어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서울시 버스회사들은 시로부터 보조금과 지원금을 받는다. 이는 모두 시민의 세금인데 채용 장사를 하는 기업에게는 혈세가 지원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후 이러한 비리에 대해 제보하기 시작했고, 그러다 결국 회사에서 해고됐다"

- 신분 유출 이후 시의 대응은 어떻던가

"잘못한 것이 명백하고, 시 인권센터에서도 분명히 법 위반이라고 판단했지만 해당 공무원으로부터 단 한 번의 사과도 받지 못했다. 항의 전화를 했더니 그 공무원은 오히려 '고발하라'라고 했다. 그래서 경찰에 고소했는데, 검찰로부터 증거불충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해당 사안에 대해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은 적이 없었다. 이 달 중으로 항고할 생각이다"

- 신분 유출 이후 가장 힘든 부분은

"우선 보복이 가장 두렵다. 내가 제보한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만 600명이 넘는다. 물론 그동안 협박도 몇 차례 있었다. 누군가로부터 욕설이 섞인 전화도 걸려오고, 길거리에서 위협을 당한 적도 있다. 또 어려운 점은 이제 서울시 버스회사에서 취업하기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공익제보 이후 고발자로 낙인찍혀 어떤 버스회사도 내 이력서를 받아주지 않는다"

- 시에 하고 싶은 말은

"시가 공익제보를 하면 신분을 반드시 지켜준다는 말을 믿었지만 결국 배신을 당한 셈이다. 그리고 시 공무원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내가 바라는 점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시가 공익제보자를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앞으로 누가 사회 부조리를 신고하겠나"

◇ 서울시 "법대로 했을 뿐… 처벌할 사안 아냐"

서울시는 황 씨의 신분 유출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황 씨가 특정 버스회사 소속의 운수 종사자의 신분상 조치사항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했고, 서울시 버스는 준공영제여서 정보공개법에 따라 조치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즉 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는 정보에 대한 공개 요청이 접수되면 통상 해당 공공기관으로 이첩하도록 되어 있고, 그 과정에서 황 씨의 정보가 유출된 것이지 고의성은 전혀 없다는 게 시의 주장이다.

문제가 되는 '단순 민원처리'에 대해서도 황 씨의 정보공개 청구는 정보공개법 시행령 제6조 3항에 따른 진정·질의 민원에 해당하므로 민원사무로 처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정보공개청구서를 버스 회사에 이첩한 것은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직원이 황 씨에게 통지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어서 '주의 촉구'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신분 유출과 관련해 황 씨가 경찰에 고소했지만 이미 조사가 끝났고 종결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 자체 조사 결과 당사자를 처벌할 사안은 아니였다"며 "인권센터의 권고로 인해 교육과 대책 마련 등의 조치를 취했다. 다만 내부적에서는 인권센터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영봉 기자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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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기자 kyb@asiatime.co.kr

김영봉 경제부 기자입니다. 기자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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