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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에서 나온 목소리
   
▲ 30일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청년들이 OT시작에 앞서 청년수당에 대해 한마디를 남겼다.(사진=이수영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수영 기자] "나는 삶을 포기하려고 했던 청년입니다. 있는 거라곤 빚밖에 없으니 먹는 건 물론 씻는 물도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사회가 변하면서 희망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새 정부는 지난해 1회 지급에 그친 청년수당을 부활시키며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수당을 얼마나 알차게 쓰느냐에 달렸습니다.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며 6개월 안에 취업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이은지(26·여)씨는 청년수당 정책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취업준비 기간에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이 씨는 부모님께 손 벌릴 때마다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암담한 상황 속에서 청년수당 정책의 부활은 한 줄기 희망이었다.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돈 걱정을 잠시라도 접어두고 취업 준비에 힘 쏟을 기회가 주어졌다. 청년수당 지급 기간 동안 취업에 성공해보겠다"고 말했다.

30일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합격자들이 사회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이수영 기자)

이 씨처럼 힘든 취업준비 기간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돕는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열렸다.

청년수당은 서울시가 중위소득 150% 이하인 청년 5000명을 대상으로 매월 50만 원씩 최장 6개월 동안 지원하는 정책이다.

지난달 19일 신청 마감까지 8329명이 몰려 1.67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최종 대상자는 수당과 함께 진로탐색, 정서지원 등 도움도 받게 된다.

오리엔테이션은 청년수당 대상자에 대한 사업 설명과 지원 프로그램 등의 소개로 꾸려졌다.

(좌측부터)30일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서윤기 시의원, 전효관 혁신기획관, 김희성 청년명예시장의 모습.(사진=이수영 기자)

양호경 시 청년활동지원팀장은 "최저임금 기준으로 하루 3시간씩 한 달 동안 알바를 하면 청년수당 한 달 치와 같은 급여가 나온다"며 "청년들에게 시간이 지원된 만큼 하루 3시간 정도는 미래를 위해 투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년수당은 청년들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며 각종 우려와 질타를 받아왔다. 지난해 시범사업에서 일부가 취업과 연관되지 않은 곳에 지원금을 쓴 것이 드러나 논란은 더욱 커졌다.

양 팀장은 "청년들이 지원금을 악용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자유도가 높은 만큼 서로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청년들을 생각해서라도 올바르게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OT에서는 직무역량, 정서지원, 커뮤니티 형성 등 사회진입을 앞둔 청년을 위한 청년활동지원센터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사진은 청년활동지원센터의 매니저들을 소개하는 순간을 찍은 것.(사진=이수영 기자)

청년수당을 둘러싼 우려와는 달리 청년들은 오히려 취지에 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남재희(27)씨는 "첫 번째 단추를 잘 끼워야 두 번째도 제대로 끼울 수 있는 거다. 이번에 선정된 청년들이 좋은 성과를 거둬 이후 더 많은 청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몇몇 청년들은 본격적인 첫 시행인 만큼 책임감 있게 임하자고 밝히기도 했다.

김아름(25·여)씨는 "정권교체가 되지 않았다면 청년수당도 없었을 거라던 관계자 말이 인상 깊었다"면서 "내가 잘해야 다음에 나처럼 수당이 필요한 청년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정책을 둘러싼 부정적인 시선도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민정(24·여)씨는 "합격자 발표 후 청년수당 홈페이지에 자신의 탈락 사유를 묻는 청년들이 많았는데 글에서 절실함이 느껴졌다"며 "합격자이자 같은 청년으로서 안타깝고 미안했다. 이들 몫까지 더 열심히 해서 다음에 더 나은 지원을 받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두겠다"고 밝혔다.

OT에서는 직무역량, 정서지원, 커뮤니티 형성 등 사회진입을 앞둔 청년을 위한 청년활동지원센터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사진은 청년활동지원센터의 매니저들을 소개하는 순간을 찍은 것.(사진=이수영 기자)

이날 행사에 참여한 대상자들의 청년수당 사용처는 다양했다. 자신이 받은 혜택을 남과 나누겠다는 청년도 있었다.

김지현(27·여)씨는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곳에 청년수당을 활용하려고 한다"며 "애초 청년들을 향한 신뢰와 사랑이 없었다면 시작조차 못했을 정책이다. 나 또한 도움을 받은 만큼 첫 번째 지원금을 남에게 베푸는데 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30일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서 신분 확인을 하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사진=이수영 기자)

청년수당이 첫 시행인 만큼 소통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오리엔테이션 첫째 날인 지난달 30일, 시는 청년수당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지급하기로 한 1차분 수당을 3차례로 나눠서 7월 3일 이후 순차적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왜 나눠서 지급하는 지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양 팀장은 "지급이 미뤄진 것은 약정 체결이나 계좌등록 확인이 안 된 청년들을 배려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미제출도 있지만 잘못 기재된 문서나 아예 다른 문서를 보낸 청년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30일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 무대에 설치된 조형물.(사진=이수영 기자)

정용호(27)씨는 "공지를 보면 3982명이 등록한 것으로 나와있는데, 반대로 보면 지원자 5000명 중 20% 정도가 아직까지 등록을 안한 셈"이라며 "등록기간이 짧은 것도 아니었고 중간에 기간 연장까지 됐음에도 여태껏 하지 않은 걸 보면 수당이 급하지 않아 보인다"며 "불성실한 청년들 때문에 청년수당이 좋지 않게 비춰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지 못한 청년들에겐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 기회를 줄 예정이다.


이수영 기자  l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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