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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말하다] 왜 '을(乙)'끼리 싸우죠?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최저임금 1만 원 때문에 내가 일하는 마트에서 사장님과 아르바이트생의 관계가 어색해졌습니다. 며칠 전 사장님이 최저임금 이야기를 꺼내면서 ‘너희들은 최저시급 6470원이 적다고 생각하냐’고 물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같이 일하던 친구가 사장님과 의견이 맞지 않아 그만뒀습니다. 왜 '을(乙)'끼리 서로 원망하며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A 마트 알바생]

2018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노·사 간의 의견충돌로 올해도 법정시한을 넘긴 가운데 최저임금으로 인한 진통이 여기저기서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사회적 총파업’이 진행돼 최저임금 1만 원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최저임금 1만 원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노동자는 현재의 시급으로는 기본 생활조차 힘들다며 당장 1만 원 인상을 호소하고 있다.

◇ 왜 '을'끼리 싸우나요

최저임금 1만 원 문제는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에게도 갈등이 되고 있다.

취업준비를 하며 마트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김정화(가명·28·서울)씨는 지난 1일 마트 사장과 회식 자리에서 최저임금 이야기를 하다가 의견 차이로 같이 일하는 친구가 그만두는 경험을 했다.

마트 사장이 "155원도 많이 올리는 거다. 너희들은 최저시급 6470원이 적다고 생각하냐"며 지난달 29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경영계가 주장한 최저임금 155원 인상을 옹호하면서 시작됐다.

마트 사장이 "솔직히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하는 일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현재 최저시급도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이 말을 들은 동료가 화가 나 '썰전'이 오갔고 결국 그만두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을’끼리 싸우는지 모르겠다. 평소에는 사장님이 다른 프렌차이즈 편의점이 무분별하게 들어온다며 대기업 욕을 하다가 최저임금 문제에서는 인건비 탓, 아르바이트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편의점·마트 사장이나 아르바이트생은 누가 보더라도 '을'의 입장인 사회적 약자인데 막상 문제가 닥치면 서로를 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문제는 최저임금 1만 원이 아니라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과 시스템 구조에 있는 것 같다”며 “제발 힘없는 약자끼리는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 직원보다 수익 적게 버는 백화점 입점주

서울 L백화점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상호(가명·35)씨는 최저임금 1만 원 이슈 때문에 걱정이 많다. 매달 매출액의 32%를 백화점에 내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자신의 수입은 직원보다 더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돈 좀 벌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백화점에 들어왔다가 높은 임대료 등으로 빚만 떠안고 나가는 사람이 많다”며 “여기에 최저임금이 1만 원까지 오를 경우,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자영업자들이 절반 넘을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백화점에서 수익으로 가져가는 32%만 아니면 솔직히 최저임금 1만 원이 되어도 상관없지만 을의 입장에서 백화점에 불만을 제기하면 당장 쫓겨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인건비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박 씨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무턱대고 최저임금만 인상하면 피해보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박 씨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을 1만 원까지 인상한다고 했는데 이에 걸맞은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대책이라고 내놓은 ‘카드수수료 인하’는 영세업자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측면이 있다.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으로 ‘카드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김영봉 기자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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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기자 kyb@asiatime.co.kr

김영봉 경제부 기자입니다. 기자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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