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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중국인 빠진 명동, 불 꺼진 가게 여전히 '수두룩'사드 여파 가시지 않아 상인들 울상
임대료 인하에 나서는 건물주도 있어
   
▲ 16일 찾은 명동거리. (사진=이진희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진희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썰물처럼 빠져나간 서울 명동 상권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보복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매물로 나온 상점들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찾은 명동거리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명동 중심거리는 예전처럼 혼잡하지 않았다. 거리 양 옆에 즐비한 화장품 가게들은 '할인행사 포스터'를 붙여놨지만 손님들 대신 에어컨의 찬바람만 가득했다.

거리 곳곳에선 세계 여러 나라 말로 호객행위를 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일본어와 태국어로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중국어로 시끌벅적했던 명동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이다.

한 화장품 로드숍 판매원 김모씨(26·여)는 “예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 주로 중국어로 홍보했지만, 요샌 일본어로 한다”면서 “한두 명씩 오는 중국인 관광객은 있어도 예전처럼 단체로 오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인 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방한 중국인 수는 36만782명이었으며, 4월 22만7811명, 5월 25만3359명으로 보복 조치 이전(2월, 59만790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유커로 불리며 명동 상권에서 ‘큰손’ 구실을 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진 자리엔 동남아시아와 일본, 중동 등에서 온 관광객이 늘었다. 하지만, 유커와 비교하면 씀씀이 자체가 달라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게 이 곳 상인들 설명이다.

메인거리 바로 옆 골목에 위치한 한 점포. '임대문의'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이진희 기자)

실제로 명동 곳곳에는 주인을 찾지 못한 빈 점포들이 가득하다. 중심거리를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서자 두 가게 건너 한 가게 꼴로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여성옷 가게를 운영하는 장모씨(46·남)는 “다른 나라 관광객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체감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옷을 한두 벌씩 사간다면 중국인들은 수십 벌씩 사갔기 때문에 매출액은 여전히 예전만큼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명동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가게들이 매물로 나왔지만, 비싼 임대료 탓에 수개월째 계약하겠다는 사람이 없다. 건물주들이 한번 올린 임대료를 내릴 순 없다며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명동 이면도로의 25평 남짓한 점포를 얻기 위해선 보증금 2억원에다 2000만원에 달하는 월세를 내야 한다. 최근 상황이 좋아질 기미가 안보이자 임대료를 조정하겠다는 건물주도 나오고 있다. 메인 거리 바로 옆 골목의 3층, 총 전용면적 45㎡ 규모 가게는 보증금 2억원, 월세 18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더구나 건물주가 임대료를 내리겠다고 나섰다.

명동 이면거리의 한 점포. 수개월 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M공인중개업소 박모씨(57·남)는 “그 가게는 올 초부터 비어있었는데 최근엔 건물주가 장사를 오래할 사람이라면 월세에서 한 두 사람 인건비를 빼주겠다고 얘기했다”면서 “보통 명동은 워낙 비싼 땅이기 때문에 장사가 잘 안 돼도 임대료를 내리는 경우가 없는데 더 이상 공실로 내버려둘 수 없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박 씨는 “중개업자들도 이대로라면 예전의 명성을 다시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임대료를 낮추는 방안으로 건물주들과 적극 협의에 나서고 있는데, 일단 장사가 안 되니 임대료를 낮춘다고 임차인이 나타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희 기자  lj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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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기자 ljh@asiatime.co.kr

건설부동산부를 맡고 있는 이진희 기자 입니다.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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