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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화공(火攻)’[이정선의 까칠토크]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08.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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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은 불로 적을 공격하는 ‘화공(火攻)’에 5가지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적군의 병사를 불태우는 것(火人) ②적군의 양식과 군수물자를 불태우는 것(火積) ③적군의 수송 차량을 불태우는 것(火輜) ④적군의 창고를 불태우는 것(火庫) ⑤적군의 운송시설을 불태우는 것(火隊) 등이다.

또 ‘화공’에는 조건이 있다고 했다. 우선 적당한 천시(天時)를 택할 필요가 있다. 기후가 건조할 때를 골라서 화공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적당한 시기도 가리라고 했다. 바람이 일어나는 날 화공을 해야 그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손자병법은 자기 나라의 안전을 지키고, 적국의 침략을 막기 위한 병법이다. 다른 나라를 정복하고, 다른 나라의 부(富)를 빼앗고, 천하의 패권을 잡으려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손자병법은 국가에 이롭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취하지 말고, 승리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군대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군주는 한때의 분노로 인하여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되며, 장수는 한때의 노여움으로 인하여 싸움을 벌여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主不可以怒而興師 將不可以慍致戰). 경솔하게 싸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화공’은 물론 ‘손자병법시대’를 한참 뛰어넘고 있다. 미사일 한 방으로 5가지를 모두 태워버리고도 남을 것이다. 그 미사일이 ‘핵’일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다. 민간까지 ‘불바다’다. 그렇지만, 미사일은 공격을 당하는 상대방도 가지고 있다. 상대방 역시 미사일 한 방으로 깡그리 태워버리고도 남을 수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1989년 프랑스 위성이 영변에 있는 핵시설을 촬영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핵무기 개발이 30년가량 흐르면서 이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과 맞장을 뜨겠다고 큰소리칠 정도로 핵무기 개발에 ‘올인’한 것이다.

문제는 거기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비용’이다. 무기를 생산하는 돈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돈이다. 부가가치를 아예 창출하지 못하거나, 거의 창출하지 못하는 돈인 것이다.

일반 제조업의 경우 부가가치 1단위를 생산하는 데 3단위의 자본이 필요하지만, 무기는 100단위의 자본이 필요하다고 한다. 일반 제조업에 비해 33배나 비효율적인 산업이 무기산업이라는 것이다.

그 무기산업의 ‘비효율성’은 현실로 증명되기도 했다. 과거 미국은 옛 소련과 무기경쟁을 벌이면서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6% 정도를 군비로 지출했다. 반면 소련의 군비 지출은 GDP의 15%에 달했다.

이 ‘비효율 경쟁’은 양쪽 모두에게 타격이었다. 미국은 휘청거렸고 소련은 결국 무너졌다. 알려진 것처럼, 일본은 그동안 GDP의 1% 미만인 군비만 지출하면서 경제를 키울 수 있었다. 그 바람에 미국은 경제를 만회하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들여야 했다.

북한도 소련과 다르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은 지금 비효율성이 장기화되면서 ‘인민’이 굶주리고 있다. 남쪽을 ‘왕따’시키고, 미국과 직접 ‘말싸움’을 하는 사이에 유엔이 정한 ‘식량부족국가’에 또 이름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1인당 400g이었던 식량 배급을 최근 300g으로 줄였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북한 당국이 목표로 하는 573g의 절반에 불과한 배급이다. 그 바람에 아사자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얼마 전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신장 175㎝ 정도에 몸무게는 52kg에 불과했다. ‘비효율성’ 때문에 인민이 곯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핵으로 짭짤한 ‘성과’를 올렸다. ‘8월 위기설’은 남쪽을 뒤숭숭하도록 만들었다. 남쪽의 국론을 분열시키는 효과도 거뒀다. ‘사드 갈등’이다.

하지만, 세계의 제재가 심해지면 그 성과도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공장은 무기가 아닌 트랙터를 생산하는 게 나을 수 있다. 그래야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인민’의 배가 덜 고파질 수 있다. 그러면 정권과 체제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밤 실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 모습. 다음 날인 29일 낮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을 발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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