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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어루만지고 오브제를 만들다’인터뷰, 전통음악으로 인형극 펼치는 ‘연희공방 음마갱깽’ 음대진 대표
   
▲ 취미로 장구를 배우다 사물놀이의 매력에 빠진 음대진 대표(사진=음마갱깽)

[아시아타임즈=이주희 기자]“전통음악과 남사당놀이를 토대로 인형극을 합니다. 우리가 인형도 직접 만들고 인형극을 위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해요.”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에서 음대진(35) 연희공방 음마갱깽(이하 음마갱깽) 대표를 만났다.

연희는 사물, 탈춤 등의 공연을 공방은 오브제(조각·인형극)를 뜻한다. 음마갱깽은 합성어다. 음마는 동물에서 나는 소리고, 갱깽은 대장간에서 나는 소리로 ‘소리를 어루만지고 오브제를 만들다’라는 의미다.

음마갱깽은 음 대표를 포함해 총 13명이 활동하고 있고 12명의 연주자들과 1명의 기획자로 구성됐다. 음마갱깽 작업실은 공연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소품방(공방), 인형방, 악기방으로 나눠졌다.

연희공방 음마갱깽 12명의 연주자들 (사진=음마갱깽)

“장구 치는 게 너무 좋았어요. 중학교 때 취미로 장구를 배웠어요. 고등학교 올라와서 경기도 부천에서 김덕수 선생님 공연을 우연히 봤는데 사물놀이가 너무 멋있더라고요. 성남의 공부만 시키는 한 학교에 들어갔다가 부모님께 사물놀이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승낙을 받고 남사당놀이 남기문 선생님 밑에서 배웠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계속 이쪽 일을 하게 됐죠.”

음 대표는 한국 전통 민속공연 남사당놀이 이수자다. 극 중에 인형극만 발전이 없다고 느껴 인형극에 몰두하게 됐다.

극은 전문 작가에게 직접 맡긴다.

음 대표는 "처음엔 극도 짜려고 했는데 첫 공연 끝나고 바로 전문가에게 맡겼습니다"라며 "극 흐름상 어떤 부분에서는 감동을 줘야하는 등 높낮이가 있어야하는데 너무 재미있게만 하려고하니까 극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주제나 내용 등은 팀에서 회의하고 작가에게 전달한다.

음 대표는 2011년 쯤 예술가들에게 입주 공간을 제공하고 창작 활동을 돕는 사업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독일 인형학교에서 2주간 인형 깎는 법을 배웠다. 그때 조각도 3개를 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고, 대학원에 들어가서 2년 동안을 더 배우고 미디어 채널 등 여러 가지 방법들을 통해 인형의 완성도를 높여갔다.

인형을 깎을 때 사용하는 여러 가지 조각도(환도) (사진=이주희 기자)

“음마갱깽은 1년에 세 개의 래퍼토리로 나눠서 진행해요. 가장 기본이 되는 전통음악인 사물놀이를 하고, 두 번째는 창작음악극, 세 번째가 인형극이에요.”

공연에도 비수기와 성수기가 있는데 아주 추울 때와 더울 때가 비수기다. 8월 휴가철과 혹한기인 1월부터 3월 초까지는 공연이 없다. 이 시기는 사업계획을 세우거나 쉬는 시간이다.

음마갱깽 활동범위는 서울부터 지방은 물론 외국까지 넓다.


“한국에서의 공연은 대사가 많아요. 대사와 인형 자체의 기능을 보여주는데 외국에서는 말이 없는 넌버벌(non-verbal) 형식으로 하고 있어요. 우리 팀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영어권 나라에서는 대사를 번역해서 공연할 생각도 있습니다.”

음마갱깽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청년예술가 일자리지원센터’의 '예컨데'프로젝트 3기 팀이다.

초창기 멤버는 7명이며 음 대표가 중학교 때부터 본 친구들은 20년 가까이 됐다. 음 대표는 이들을 ‘잘 싸우는 가족’이라고 표현했다.

“악기를 치고 만드는 게 좋았어요. 무대 위에도 서고 싶었고요. 하지만 연주 욕심을 버렸어요. '예컨대'를 하면서 디자인 하는 대표를 알게 됐는데, 그 대표가 하는 말이 회사 차리면서 디자인을 안 하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팀에서 디자인까지 욕심내면 우리 팀이 바로 설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고. 그 말 듣고 욕심을 버렸죠. 우리는 A급 팀원들이 있으니까요. 악기가 좋아서 시작했다가 이 친구들 실력에 인형이 부흥하지 못하면 결국 무대에 못 올라가니까요.”

외국과 한국이 전통음악을 토대로 한 인형극 등을 바라보는 시선이 굉장히 다르다고.(사진=음마갱깽)

음마갱깽은 2016년 초에 만들었다. 사장 자리가 처음인 음 대표는 세금 문제를 잘 몰라서 세금폭탄을 맞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돈 버는 공연을 많이 못 잡아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집에서 밥을 안 해주면 밖에서 먹잖아요. 그런게 대표로서 미안하죠. 다른 얘기지만 연희하는 사람들이 악기를 이것저것 많이 다뤄요. 한 가지만 잘해서는 안 되는 시대가 됐더라고요. 연희하는 사람들은 계속 나오는데 한국에서 이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아요.”

음대표는 이 분야도 수요와 공급이 안 맞다며 사물놀이나 인형극하는 사람들이 포화상태라고 설명했다.

“하고 있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대학교육을 다 받고 프로로 활동해도 전공을 살려서 들어갈 수 있는 회사가 없어요. 프리랜서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있고 국립국악원, 시립·도립국악단 등으로 가고 싶어하는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있어요. 어떤 경우든 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은데 일자리가 없어요.”

또, 정부 지원자체도 너무 미비하다고 말했다.

“‘2000만원 줄 테니까 공연 만들고 그걸 상업화 시켜라’ 고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되거든요. 매년 재 지원도 필요한데 그것도 한계가 있고요. 만약 올해 공연을 하나 만들었는데 이걸 내년에 못 판다고 하면 내후년에나 지원해야 해요. 굉장히 소모적이고 힘들죠. 이 구조도 바뀌어야하는데 쉽지 않아요.”

음마갱깽은 일 년에 세 개의 래퍼토리로 나눠서 진행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전통음악인 사물놀이를 하고, 두 번째는 창작음악극, 세 번째가 인형극이다.(사진=음마갱깽)

음 대표는 인형극 등 전통음악을 바라보는 외국과 한국의 시선이 굉장히 다르다고 말한다.

“외국에서 공연하면 저희가 옷을 갈아입을 때까지 기립박수를 쳐요. 한국이랑 반응이 너무 다르죠. 예술성만으로 안 되는 것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죠. 제품처럼 예술을 판매하고 난 후에 오는 결과를 잘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해요.”

음 대표는 인형극이라는 잘 닦여지지 않은 길을 가고 있지만 음마갱깽은 자원이 훌륭하다며, 세계에서 알아주는 팀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인형방에 있는 인형들(사진=이주희 기자)

이주희 기자  juhe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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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기자 juhee@asiatime.co.kr

생활유통부 이주희 기자입니다.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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