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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제혜택’만으로는 중소기업 일자리 늘릴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주 발표한 부자증세로 일컬어지는 ‘세법개정안’은 지난 10년 보수정권의 방향과는 사뭇 달랐다. 고용 없는 성장, 고용시장 양극화 등 왜곡된 노동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곳에 세제혜택을 집중시켰다. 또한 보수정권이 남발한 대기업 중심의 비과세, 감면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전체 고용의 90% 안팎을 책임지는 중소기업에 집중적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했다. 한마디로 이번 증세를 요약하면 대기업과 부자의 호주머니에서 빼낸 세금을 중소기업과 서민의 호주머니로 옮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법인세, 소득세 대한 최고세율 인상으로 고소득자는 약 2조6,000억 원, 대기업은 3조7,000억 원의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서민은 2,000억 원, 중소기업은 6,000억 원의 세금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부자증세는 소득재분배를 위한 각종 사회안전망 강화, 저성장 고착화 대응 등을 위해 5년간 필요한 재원 178조 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하지만 세법개정안의 하이라이트는 중소기업에 대한 촘촘한 지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중소기업 일자리 수를 확대뿐만 아니라 ‘고용의 질’ 향상에도 초점을 맞췄다. 그 뒷받침을 위해 올해로 일몰되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와 청년고용증대세제를 통폐합한 ‘고용증대세제’를 신설했다. 이 세제는 기업의 투자가 없더라도 고용증가 인원 1인당 연간 중소기업 700만∼1,000만원, 중견기업 500만∼700만원, 대기업 300만원을 공제해 준다. 또한 중소기업이 신규 근로자를 채용하면 근로자 1인당 1년에 1,000만원씩, 2년간 최대 2,000만원까지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

더불어 근로자 임금을 올려준 중소기업은 임금증가분의 20%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임신·출산·육아 사유로 퇴직한 ‘경단녀’ 등 근로취약계층을 중소기업이 재고용할 경우 세액공제도 현행 2년간 인건비의 10%에서 30%로 확대된다. 정부는 이 제도의 적용기한을 2020년 말까지 3년 연장하고, 적용대상 기업범위를 중견기업까지 확대했다. 또한 상시근로자 고용을 늘리는 중소기업에 사회보험료 상당액의 일정 비율을 1년간 세액 공제하는 제도도 2년으로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도 늘린다. 중소기업이 근로시간을 줄이고 임금보전을 위해 시간당 임금을 올리면 임금보전분에 대한 소득공제 비율을 50%에서 75%로 확대한다. 또한 창업기업에 대해 법인세·소득세를 50% 감면하고, 창업 후 일자리를 두 배 이상 늘리면 추가로 50% 감면해 주는 제도도 향후 5년간 운영된다. 창업 후 매년 채용 인원을 늘리면 5년간 세금을 한 푼도 안내게 된다는 의미다. 연쇄적인 하도급 과정에서 생기는 불공정 대금 결제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상생결제제도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된다.

하지만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거나 ‘일자리 질’을 높이기 위해 수많은 세제지원 안을 내놨지만 신규채용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세금혜택 때문에 고용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단순히 세금 혜택이 많다고 고용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의 과거 비슷한 대책들도 별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1년씩 ‘고용증대세액공제’를 운영했지만 모두 취업자 증가율은 오히려 낮아진 사례도 있다.

이렇듯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단순히 세금 혜택을 늘린다고 중소기업이 고용을 확대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낮은 처우 때문에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청년층이 많아 고용을 늘리고 싶어도 늘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또한 세제혜택을 준다 해도 비용부담이 버거워 중소기업이 고용확대를 안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결국 투자든 고용이든 세제로만 촉진할 순 없다. 결국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과 더불어 노동 유연성 문제나 비정규직 해소 등에 대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인생을 걸만한 안정적인 일자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너무나 많다.

아시아타임즈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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