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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의 응징[이정선의 까칠토크]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08.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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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가이아 이론’에서 인간을 ‘병균, 암세포’라고 정의했다. 가이아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으로 ‘지구’를 뜻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지구에게 ‘병균, 암세포’ 같은 존재라는 얘기였다.

병균이고 암세포인 이유는 인간이 ‘3C'로 가이아의 몸을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3C'는 자동차(Car)와 가축(Cattle), 전기톱(Chain Saw)이다.

자동차는 화석연료를 마구 먹어치우며 가이아의 몸에 오염물질을 내뿜고 있다. 전기톱은 가이아의 숲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면서 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가축은 식물성 식량보다 20배나 많은 땅을 망치며 가이아를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그 바람에 가이아는 △핵겨울의 감기 △온실효과의 열병 △산성비의 소화불량 △오존층의 반점이라는 까다로운 병에 걸리게 되었다. 그래서 가이아는 ‘3C’를 없애버리지는 못하더라도 사용만큼은 자제하라고 인간에게 충고했다.

그런데도, 인간은 가이아의 충고를 듣지 않았다. 되레 무시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체결한 ‘파리 기후협약’을 ‘나쁜 거래’라고 비판하면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탈퇴를 유엔에 공식 통보했다.

인간이 병에 걸리면 약을 먹는 것처럼, 가이아도 ‘행성 의학(行星醫學)’ 신세를 지게 되었다. 인간이 땅과 대기를 악화시켜 놓았기 때문에 가이아도 치료를 받을 필요가 생긴 것이다.

그 치료방법은 어려울 게 전혀 없었다. 병균이고 암세포인 인간을 깡그리 없애버리면 되는 것이다. 가이아는 제임스 러브록을 통해서 인간에게 경고했다.

“만약에 병을 고치지 못하면 내가 죽을 수도 있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인간을 섬멸할 수밖에 없다.”

가이아가 인간을 섬멸하지 않을 경우, 가이아는 ‘만성적인 감염’ 속에서 고통을 당하다가 자신이 쓰러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인간은 가이아에게 귀찮고 껄끄러운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가이아는 본격적인 섬멸에 앞서 인간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폭염’을 약간 내렸다. 그 폭염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산불로 번졌다. 산불은 인간이 집과 재산을 잃고 쩔쩔매도록 만들고 있었다. 반면, 가이아는 좀 시원해질 수 있었다. 산불로 일어난 연기가 하늘을 덮어 가이아의 피부를 식혀준 것이다. ‘냉각효과’다.

가이아의 폭염 응징은 우리 대한민국까지 땀을 줄줄 흘리도록 만들고 있다. 가을의 문턱이라는 ‘입추’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다. 폭염은 바닷물 온도까지 높이면서 물고기를 떼죽음으로 몰고 있다.

며칠 전 보도에 따르면, 기후협약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남아시아 지역 수백만 인구가 ‘열파(heatwave)’ 때문에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체가 건강한 인간도 몇 시간만 열파에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끔찍한 보도였다.

또 얼마 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과 같이 늘어날 경우 서울에서 ‘살인폭염’을 겪는 날이 2100년에는 67일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소식도 있었다. 인간이 죽을 정도의 폭염이 두 달 내내 계속된다는 얘기라고 했다.

가이아가 이렇게 ‘인간 섬멸작전’에 나서고 있는데도 인간은 정신을 차릴 마음들이 없다. 자기들의 서식처를 스스로 해치는 유일한 ‘생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폭염 속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8일 경남 하동군 금성면의 한 농경지가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농작물 고사피해가 발생한 것을 농민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경상남도)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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