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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주택자 때려잡기’가 부동산대책의 전부는 아니다
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전례 없는 초고강도 대책이라 투기수요를 잠재우고 집값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관측이지만 시장은 정부가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로 주택처분을 유도하겠다는 것인데, 이들 상당수가 관망세에 돌입하면서 매매와 보유 사이 줄타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전국의 다주택 보유자는 2주택 자 148만7,000명, 3주택 자 22만8,000명, 4주택 자 5만9,000명 등 187만 명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다주택자들 가운데 무리한 대출이 없는 투자자나 자금능력이 있는 이른바 ‘큰손’들의 경우 양도소득세 중과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돌입한다면 우선 예상할 수 대응카드로 ‘보유세 중과세’를 들 수 있다. 현재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6억 원(1주택 자 9억 원) 이상인 경우 종합부동산세를 내고 있다. 따라서 종부세 세율을 인상이나 과세기준 조정 등의 압박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보유세를 인상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태도다. 소득에 부과하는 소득세와 달리 정규소득이 없는데도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보유세는 고려해야 할 게 많다는 것이다. 또한 다주택자에 대해서만 인상한다고 해도 실효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주택자가 보유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경우 양도세 중과세뿐만 아니라 종부세 합산과세 대상에서도 배제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끝까지 버티는 다주택자에 징벌적으로 보유세를 올려도 실익은 크지 않고 ‘세금폭탄’이라는 정치논란만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주택자가 자발적으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버틸 경우 꺼내들 또 다른 카드로는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가 유력하다. 이는 임대주택 등록이 강제적으로 이뤄지면서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정상화하고 동시에 민간 임대주택 시장의 안정도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등록된 민간 임대주택은 민간임대주택법에 따른 임대료 인상 상한제(연 5%이내)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가 이뤄지면 그때서야 보유주택을 처분하는 다주택자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쨌든 다주택자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표면적으로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세금 감면 등 혜택을 받으면 되지만 무작정 결정할 수 없어서다. 정부는 이번 8·2대책에서 등록임대주택은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해주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유지해주기로 함에 따라 양도세 부분에서도 임대사업자 등록이 유리하다. 하지만 다주택자 가운데는 세금부담보다 본인의 임대소득이 낱낱이 드러나는 상황을 더 꺼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 또한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정부의 다중압박에 대응해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 수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증여를 선택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에는 내년도 세법개정안에서 3개월 내에 신고하면 감면해주는 ‘신고세액공제율’을 낮추기로 함에 따라 올해 안에 증여하면 크게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하지만 증여는 집값이 낮을 경우 하는 것이 유리한데 집값이 높은 지금 할 경우 세금부담이 크고, 이번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향후 집값이 하락하게 되면 이중의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집값은 용수철과 같아 누르면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계기가 있으면 더 높이 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부동산부자와 강남 집값을 잡으려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여기에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으로 멸실되는 주택이 많은 반면,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버티다 보면 결국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부동산 부자들을 잡겠다는 정부의 이번 대책에 일면 공감은 가지만 대출규제, 청약제도 개편 등으로 애꿎은 무주택 중산층이 피해를 보는 부작용도 노출됐다. 무주택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사다리’를 만들어 줄 또 다른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아시아타임즈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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