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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덕 칼럼]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과 그 교훈 ⑦-2017년 중국의 입장한국과 지정학
  • 임병덕 법무법인 천고 고문 미국변호사
  • 승인 2017.08.0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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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덕 법무법인 천고 고문 미국변호사

우리는 격변하는 아시아의 정세를 배경으로, 미국패권주의에 맞서고 주변국가들에게 힘을 행사하기 시작 한 중국의 의도를 역사적 그리고 지정학적 관점에서 살펴보아왔다. 그리고 지난 몇 번의 칼럼을 통해 6.26 한국전쟁 발발과 중국, 미국, 소련의 지정학적 및 전략적 계산을 살펴보았고, 한국전쟁 후 열강들의 손익결산도 계산해 2071년 한국이 심사숙고할 역사적 교훈을 살펴보았다. 그 과정을 통해 그때나 지금이나 근본적인 지정학적 단층선(fault line)이 별반 변하지 않았음도 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중국이 이제는 미국을 상대로 도전하는 시대상황에서 중국이 어떤 지정학적 현실 및 목적을 계산하여야 하는지를 요약해보도록 한다.

① 이제 중국은 1950년대의 거대하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세계 최대의 수출국이며 가장 거대한 경제규모의 나라다. 19~20세기를 거친 '굴욕의 일세기'(Century of Humiliation)을 뒤로하고 과거 문명의 영광과 권위를 되찾으려는 본능적인 욕구에 의해 행동하기 시작한 나라다.

②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중국의 경제는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이며 그 시장은 크게 유럽과 미국이다. 이런 거대한 수출경제를 유지하려면 에너지자원의 안정적인 수입이 필연 조건이다. 즉 수출과 수입 루트의 안보가 최우선 전략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루트는 남중국해와 말라카 해협을 지나고 인도양을 거쳐 중동 및 유럽으로 연결된다. 이 루트가 막힌다면 중국은 몰락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은 전세계 해양 패권을 영위하는 미국을 상대로 동생국가를 자처하거나 아니면 도전하던지 선택해야 한다. '굴욕의 일세기'의 강박관념을 바탕으로 '중국굴기'를 천명한 중국은 후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③ 중국의 최대 수출 상대가 미국이라는 사실은 미국이 중국의 생명선을 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생명선을 쥐고 있지 않다. 미국은 중국과의 교역 없이도 생존이 가능하며, 중국이 미국에 투자한 돈은 전쟁상황에서는 무의미하다. 즉, 중국과 미국의 교역은 중국에게 돈줄이자 존재적 위협인 것이다.

④ 중국 대륙에 거주하는 14억 인구의 대다수가 현대화와 경제부흥의 뒷전에서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 수준의 소득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인구의 약 1/7 정도만이 우리가 잘 아는 중국경제부흥의 수혜자로서 해안지역의 도시와 공업지역에 밀집해 있다. 즉, 거대하고 골이 깊은 사회불안의 요소가 시한폭탄처럼 존재하는 나라다.

⑤ 중국의 경제부흥은 2008~2009년 정점을 찍고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이 현상의 중심에는 이제는 멕시코의 인건시를 상회하는 중국의 인건비가 있다. 즉, 더 이상의 극적인 경제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것은 중국의 사회불안 요소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것이어서 중국 정부에게는 가장 큰 두려움이다. 반면 중국의 최대 경쟁상대인 미국에게는 이러한 사회불안 요소가 없다.

⑥ 중국은 공산당 일당체제인데 이 체제가 유지되려면 그 정통성(legitimacy)이 유지되어야 한다. 즉 지난 2천년 동안 국가가 어려워졌을 때마다 민중봉기가 일어나서 천명, 즉 정통성을 잃은 천자를 찬탈하고 새로운 천자를 세운 것을 볼 때, 공산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통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그 결과 사회불안이 불가피해 보이는 이 시점에서 시진핑은 두 가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1인 독재정권 설립을 통한 국내 반정부 세력 탄압, 그리고 해외에서의 도발을 이용하여 애국심을 자극함으로써 국내 여론 통합이다.

⑦ 이런 정세를 볼 때 중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성공사례인 대한민국 및 그의 우방 미국과 국경을 맞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 김정은의 행동이 아무리 불편해도 아직까지는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필요불가결하며, 만약 북한이 미국의 공격에 의해 또는 자발적으로 붕괴하는 경우 적어도 평양~원산 라인까지는 완충지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⑧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거나 한국전쟁이 다시 발발할 경우, 6.25 때 모택동이 “미국이 승리하여 기고만장하게 놔둘 수 없다”라는 심리전 전략의 원칙을 구사한 것처럼 현시대에서 북한을 쉽사리 미국에 내 줄 수 없다. 그럴 경우 중국 공산당은 정통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것이며, 사회불안요소가 걷잡을 수 없이 표면화되어 1당 체제의 몰락을 유발할 가능성이 짙다.

⑨ 중국 고유의 절대적인 국가전략 중 하나가 대만의 복귀다. 한국이 통일을 염원하듯, 중국에게는 대만의 탈환 또는 복귀가 절대적이다. 그런데 대만은 이러한 민족적인 또는 역사적인 정서 외에도 중국에게는 매우 난감하고 다급한 전략적 난제다. 대만이 반 중국성향의 체제로 존재하는 한 중국해군은 제1열도선을 넘어 중국의 군사력을 투사(project)할 수 없다.

⑩ 중국은 20세기 초반처럼 러시아가 한반도를 둘러싼 극동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아직까지는 러시아 극동지역의 러시아 인구는 매년 줄고 있고 도리어 중국인들이 그 지역 상권을 장악하는 등 중국이 위협받는 입장은 아니나, 긴 안목으로 볼 때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세력을 다지는 것을 용납할 이유가 없다.

⑪ 6.25 당시와는 달리 이제는 일본의 군사력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더구나 일본의 군사력이 미군과 합세하고 있으므로 중국에게는 매우 위협적이다. 그러므로 중국은 일본을 미국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이 이익일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해 중국인의 반일감정에도 불고하고, 긴 안목에서 볼 때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역사적, 전략적 요소들을 종합 해 볼 때 현 시점에서 크게 두 가지 결론이 보인다.

첫째, 중국은 한반도에서 김정은을 제거하고 북한에 친중 정권을 수립할지언정, 북한을 쉽사리 한국이나 미국에게 넘겨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즉, 미국이 북핵 문제 때문에 북한을 공격할 경우, 중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지난 십 수년 간 중국이 센가쿠∙댜오위다오 열도, 남중국해 열도 및 중국∙인도 국경과 관련하여 힘을 행사해 옴으로써 이제는 아시아 전역에서 '불리'(bully·깡패, 약자를 괴롭히는 자)로 인식되고 있는 점은, 아무리 국내 사회불안요소를 잠식시키기 위한 것이라 하여도, 매우 심각한 전략적 실수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일본∙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의 국가들로부터 포위당하는 것을 자처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임병덕 법무법인 천고 고문 미국변호사  byim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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