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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력 노출’[이정선의 까칠토크]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08.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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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 남명(南冥) 조식(曺植·1501∼1572)이 선조 임금에게 글을 바쳤다.

“남의 나라를 잘 염탐하는 사람은 그 나라의 국력을 보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얼마나 잘 쓰고 못쓰는가를 보았습니다.… 어진 사람을 쓰는 것은 다스림의 근본입니다. 옳은 인재를 쓰지 않으면 소인이 나라를 마음대로 하게 됩니다.…”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 그 나라의 국력이 강한지 약한지 여부까지 알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러니 인사를 할 때 신경 좀 써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 글이었다.

조선 후기,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은 이렇게 썼다.

“…온 나라 가운데에서 발탁을 해도 오히려 부족함이 있겠거늘, 하물며 영재의 8∼9할을 버리고서야 어찌 인재를 얻겠는가. 소민(小民)이라 하여 등용하지 아니하고, 중인(中人)이라 하여 등용하지 아니하고… 등용될 수 있는 것은 수십 가구의 문벌 좋은 사람들뿐인데, 그 가운데에도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등용될 수 없는 사람이 또한 많다.…”

정약용의 지적도 조식과 ‘닮은꼴’이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는데, 발탁해도 부족할 인재를 되레 버리는 나라가 강해질 수는 없을 것이었다.

‘인사의 중요성’을 모를 사람은 없었다. 그러면서도 인사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라의 운명이 오락가락하던 조선 말, 김옥균(金玉均·1851∼1894)의 주도로 일어난 ‘갑신정변’ 직후에 구성된 ‘신정부 인사’도 많이 다를 것 없었다.

“영의정 이재원(李載元)과 병조판서 이재완(李載完)은 고종 임금의 종질이었다. 전후영사 겸 좌포장 박영효(朴泳孝)는 철종 임금의 부마였다. 좌찬성 겸 우참찬 이재만(李載晩)은 고종 임금의 형이었다. 공조판서 홍순형(洪淳馨)은 철종 비(妃)의 조카였고, 판의금 조경하(趙敬夏)는 헌종 임금의 모후(母后)인 조(趙) 대비의 조카였다. 동부승지 조동면(趙同冕)은 조 대비의 종손이며, 동의금 민긍식(閔肯植)은 민비 측 척신이었다. 병조참의 김문현(金文鉉)은 순화궁 경빈 김씨의 동생, 평안감사 이재순(李載純)은 대원군의 지친, 설서 조한국(趙漢國)은 대원군의 외손, 세마 이준용(李埈鎔)은 대원군의 장손이었다.” <한국정치사상사, 신복룡 지음>

인터넷 사전은 ‘갑신정변’을 “김옥균을 비롯한 급진개화파가 개화사상을 바탕으로 조선의 자주독립과 근대화를 목표로 일으킨 정변”이라고 요약하고 있다.

그렇지만 ‘신정부 인사’는 이런 식이었다. ‘개혁’을 하기에는 어딘가 미흡해 보이는 인사였다. 그래서인지 갑신정변은 이른바 ‘삼일천하(三日天下)’로 끝나고 있었다.

지난 정권 때 인사를 보자. 정권과 가까운 쪽에서는 대충 이런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파격 인사, 발탁 인사, 깜짝 인사, 탕평 인사, 실용 인사….”

정권과 불편한 쪽의 평가는 사뭇 달랐다.

“코드 인사, 정실 인사,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 돌려 막기 인사….”

유명 인사의 이름을 딴 평가도 있었다.

“고소영 인사, 강부자 인사, 성시경 인사” 등이 그랬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하나가 추가되고 있었다. ‘유시민 인사’다. ‘유명 대학·시민단체 출신·민주당 보은’ 인사라고 꼬집고 있었다.

최근의 어떤 인사를 놓고는 ‘지지단체’들마저 반대하고 있다. 그 바람에 ‘인사의 후폭풍’이 요란하다는 소식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남의 나라가 염탐하기도 전에 국력을 스스로 노출하고 있는 것 아닌지.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하고 있다. 박 신임 본부장은 지난 2005년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 재직 당시 발생한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는 비판에 휩싸이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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