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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산율 저하와 대학의 위기는 ‘일란성 쌍둥이’와 같다
최근 설립자의 교비횡령을 포함한 각종 재단비리로 논란을 빚은 전북 남원의 서남대가 폐교 수순을 밟게 된 것을 계기로 강력한 대학 구조개혁이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대학 구조개혁은 이미 모든 대학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대학 구조개혁은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3년까지 대학 입학정원 23만 명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도입된 제도다. 정원감축을 위한 구조개혁 기간(2014~2022)은 3주기로 나누어 주기마다 전국의 모든 대학을 평가하고 평가등급에 따라 최우수 등급을 받은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에 대해 차등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같은 대학 구조개혁은 최근의 극심한 출산율 저하와도 맞닿아 있다.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이 1960년에 6.0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세계 꼴찌인 1.17명을 기록했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이렇게 급전직하한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이웃나라 일본도 2차 세계대전 직후 4.5명 전후였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에 1.44명으로 하락했다지만 우리보다는 양호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에 100만 명에 달했던 신생아 수가 올해 36만 명으로 줄어든다고 하니 가장 빨리 인구폭발에서 인구절벽으로 가는 국가인 셈이다. 결국 이들 신생아가 18년 후 대학에 진학할 경우를 상정한다면 대학 구조개혁은 필연적이라는 얘기다.

교육부가 이번에 서남대의 청산작업에 들어간 것은 ‘사학비리 척결’을 강조한 정부의 공약과도 맞물려 있다. 구조개혁 과정에서 각 대학의 자율성은 강조하되, 부실로 운영이 어려운 ‘한계 대학’들은 퇴출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2018학년도 대학 모집정원은 4년제 34만9776명, 전문대 20만6300명 등 총 55만 명을 웃돈다. 당장 내년부터 대입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선진국처럼 대학 진학률도 해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사학비리와는 경우가 다르지만 최근 불거진 ‘초중등교사 임용절벽’ 파문 역시 이 같은 추세를 대비하지 못한 업보인 셈이다.

결국 경쟁력을 상실해 회생 여력이 없는 대학을 그대로 두기보다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게 교육의 미래를 위해 더 나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퇴출대상 대학들이 대부분 지방에 소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교육의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지역인재들을 빼앗기고 있는 현실에서 향후 지방대학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지방 사립대학들이 자칫 간판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객관적인 기준으로 대학 구조개혁을 진행해도 교육의 지방분권화에 역행하게 된다면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은 교육부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지방 거점 국립대학 통합 논의도 이 같은 대학 구조개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수도권 중심의 대학 서열화가 고착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외곽에 규모와 연구 능력이 비등한 대안 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통합 논의의 시발점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지방의 9개 거점 국립대학을 네트워크로 엮어 그 수준을 수도권 명문 ‘사학레벨’로 끌어올린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네트워크를 통해 각 대학이 고도의 전문성을 특화해 나간다면 지역인재 등 자원이 수도권으로 쏠리지 않고 그 네트워크 안에서 선순환하며 지방분권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어쨌든 대학 구조개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그동안 정치인과 교육부의 무책임한 대학설립 인·허가로 무늬만 대학인 부실대학이 양산됐다. 결국 대학을 개혁하고 구조조정해서 입학 정원을 대폭 줄여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전제조건으로 굳이 대학을 안 가도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최근의 저출산 문제와 대학의 위기는 ‘일란성 쌍둥이’와 같다. 저출산 문제의 해법을 교육에서부터 찾아 작은 사안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대학 구조개혁도 이미 다가온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뼈와 살을 깎는 일련의 과정 중 하나라는 것을 우리는 냉엄하게 인식해야 한다.

아시아타임즈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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