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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미래 칼럼] 이생망 그리고 킨쯔키
이진우 청년과미래 칼럼리스트

오래된 고전 속 청년들은 참으로 멋져 보인다. 그들의 두뇌는 철학적인 고뇌에 빠져있고, 그들의 눈은 건설적인 학구열에 반짝이고 그들에게 다가올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과 이에 걸맞은 계몽의식으로 가득하다. 가난할지라도 당당하며 부유할지라도 자신을 낮출 줄 안다. 그리고 가슴 뛰는 사랑과 황금 같은 우정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 그것이 바로 지난 시대 고전에서 그려낸 청년의 모습이고 청년의 삶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청년 하면 어떤 명사나 형용사가 떠오르는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매우 부정적이다. 수저계급론부터 시작해서 한국을 지옥에 빗댄 헬조선, 연애, 결혼, 자가 마련, 취업, 인간관계 심지어 꿈 그 자체조차 포기하는 N포세대 등 아주 우울하고 암울한 키워드들이 청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더욱 슬프게도 이를 부정하는 이들이 그다지 많지는 않다. 나날이 스며드는 이러한 분위기에 후회와 아쉬움으로 가득한 어린 시절, 뭐가 뭔지 보이지도 않고 불안하기만 한 미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버팀의 연속인 현재 이런 상황 속에서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어)이란 생각이 저절로 들어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필자 역시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한동안 우울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우연히 한 잡지에서 발견한 그릇 이야기에 큰 위로를 받았다.

그릇은 아주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해온 물건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릇은 깨지기 쉬운 편이다. 인류의 삶에 그릇이 등장한 후로 얼마나 많은 그릇이 깨져 왔을까. 깨진 그릇이라는 단어는 소위 ‘이생망’을 나타내는 관용적인 표현으로 문학에 등장한 적도 꽤 있다.

그런데 일본에는 킨쯔키(金継ぎ)란 기술이 있다. 킨쯔키는 깨진 그릇의 조각을 모아서 옻칠을 통해 이어붙이고 금가루나 은가루로 수복하는 전통적인 기술이다. 깨진 그릇을 버리지 않고 고유한 기술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이 기술은 그릇을 사용 가능하도록 복원함은 물론이고 옷칠의 이음과 금이나 은의 마무리를 통해 깨지기 전과는 또 다른 그릇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만든다.

그릇이 깨진 것처럼 인생이 망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릇이 깨지는 게 쉽게 있듯이 좌절을 느끼는 것마저 너무나 자연스러운게 어쩌면 우리의 삶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깨진 그릇도 다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데 사람이라고 다시 삶을 시작하지 못할 게 뭐가 있는가. 오히려 큰 균열을 겪은 그릇이 금과 은으로 더욱 귀해지듯 자신만의 위기와 상처를 극복하면서 더욱 성숙해지는 것, 그것이 바로 삶 아닐까?


청년과 미래  ynfacade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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