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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상가 상인들의 아우성… "내 돈은 어디로"
   
▲ 13일 찾은 서울 영등포역 지하상가. 지하상가의 임차권 양도·양수를 허용치 않겠다는 서울시 조례 개정안 입법예고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진희 기자] “지난해 말 여기 들어올 때 권리금을 1억5000만 원이나 줬어요. 계약할 당시만 해도 아무런 말을 듣지 못했는데 하루아침에 사기당한 기분이에요.”

13일 찾은 서울 지하철 영등포역 지하상가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이렇게 불만을 털어놨다. 서울시의 조례 개정으로 인해 1억 원 넘는 돈을 날리게 생겼다는 것.

불만의 목소리는 다른 점포에서도 잇따라 터져 나왔다. 지하상가 곳곳엔 ‘명분없는 지하상가 조례 개정 목숨 걸고 사수하자’, ‘서민경제 말살하는 자유한국장은 폐당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항의문이 눈에 띄었고, 일부 가게에선 손님들에게 권리금 없이 쫓겨날 판이라고 하소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이 이렇듯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지난 6월 8일 시가 지하도상가의 임차권 양도와 양수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개정한다고 입법예고했기 때문이다.

조례 개정 법안은 서울시내 지하도상가에서 상인들이 임차권을 거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 1998년 임차권 매매를 허용했지만, 앞으로는 계약이 만료될 경우 점포를 서울시가 경쟁입찰을 통해 새 임대차계약을 맺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이 가결되면 그간 관행적으로 주고 받았던 권리금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된다. 조례 적용 대상은 서울시설공단이 관리하는 25개 구역 지하상가 상점, 약 2780개다.

서울 영등포역 지하상가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시가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지 두 달가량 지났지만, 지하상가 상인들의 항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인들은 임차권의 양도·양수는 물론이고 권리금도 그동안 이루어졌던 ‘관행’이기 때문에 시도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간 임차권의 매매를 허용한다는 조항을 믿고 지하도상가가 건설된 후 지금까지 40년 간 권리금을 주고 받았는데, 이번 개정안이 가결되면 피해를 입는 사람이 속출할 것이란 입장이다.

영등포역 지하상가에서 액세서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 모씨(58·여)는 “나중에 장사를 접을 때 권리금을 다시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1억 원 가까이 되는 돈을 냈다”면서 “권리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분통이 터진다”고 하소연했다.

정인대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 회장도 “권리금을 허용하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시도 수십 년 동안 임차권 매도의 권리를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우리 상인들도 지하도 시설물 개보수 비용을 부담하는 등 기여를 많이 해왔는데 이제 와서 양도·양수를 중단시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하도상가 상인들의 농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인들과 맞서며 개정을 추진하는 시의 입장도 만만치 않게 완고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도상가는 시의 소유이기 때문에 임차권 양도·양수를 금지하는 것은 그렇게 무리한 처사가 아니다”면서 “특히 임대보증금 외의 권리금의 경우는 원래부터 허용치 않았다. 다음 달이면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ljh@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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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기자 ljh@asiatime.co.kr

건설부동산부를 맡고 있는 이진희 기자 입니다.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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