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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갱생’[이정선의 까칠토크]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09.1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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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나왔던 북한의 경제 사정에 관한 이야기 한 토막이다.

“북한당국이 식량 생산이 부진한 이유를 분석했다. 비료 생산 차질 때문이었다. 보위부가 비료공장에 들이닥쳐 추궁했다. 비료공장은 전력공급이 부족해서 비료를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래서 발전소에 들이닥쳐 왜 전력 공급이 부진한지 따졌다. 발전소는 중유와 석탄 부족을 탓하고 있었다. 중유는 외화 부족 때문에 수입할 수 없는 것이라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면, 석탄 생산을 늘려서 보충하면 될 것 같았다. 탄광으로 달려갔더니 석탄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석탄을 이렇게 많이 생산해도 운반할 화차를 보내주지 않아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마침내 문제점을 찾았다며 철도국에 들이닥쳤다. 철도국은 화차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전력 공급이 제한적이라서 제대로 운행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털어놓고 있었다.”

오래 전에 나왔던 북한의 경제 사정에 관한 이야기 또 한 토막이다.

“어떤 사람이 강에서 고기 한 마리를 잡았다. 집에 가져가서 아내에게 물고기 튀김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그러나 기름이 없었다. 그러면 물고기 찜을 만들어 먹자고 했다. 그랬더니 솥이 없었다. 구워서 먹으려고 했더니 땔감이 없었다.

먹지도 못할 물고기라면 차라리 살려주는 게 낫겠다며 강으로 다시 가져가서 풀어줬다. 목숨을 구한 물고기가 지느러미를 치켜들면서 외쳤다. 김정일 장군 만세!”

북한의 에너지 부족, 물자 부족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오늘날에도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북한이 최근 들어 ‘자력갱생(自力更生)’을 강조하고 있다.

며칠 전, 노동신문은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일대 비약을 일으키며…”라는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글을 싣고 있었다.

임철웅 내각 부총리의 글도 실려 있었다고 했다. “우리는 자력갱생의 혁명정신, 투쟁기풍으로…올해의 전투 목표들을 무조건 점령하기 위한…”이라고 하고 있었다.

‘자력갱생’이라는 구호가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다. 북한은 이미 1960년대부터 ‘자력갱생’이었다. 그 ‘자력갱생’을 대북 제재가 구체화되면서 또 강조되고 있을 것이었다.

그렇지만, ‘자력갱생’은 쉬울 수가 없다. ‘원조 자력갱생’인 중국의 ‘과거사’를 봐도 알 수 있다. 중국은 옛 소련과의 관계가 삐딱해지면서 ‘자력갱생’을 선언했다. 중국 발음으로 ‘쯔리껑셩’이다.

중국은 소위 ‘지대물박(地大物博)’한 나라다. 넓은 국토에서 온갖 물자가 풍부하게 생산되는 나라다. 그 풍부한 물자만으로도 충분히 ‘자력갱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일환으로 ‘대약진운동’을 폈다. 하지만 ‘대약진’은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수천만의 ‘인민’이 배를 곯아야 했다. 중국은 ‘지대물박’에도 불구하고 ‘개혁과 개방’을 선택, ‘자력갱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은 ‘지대물박’과는 거리가 한참 먼 나라다. 국토가 좁고, 물자도 부족한 나라다. 그런 북한에 △석유 금수조치 △해외 노동자 송출 중단 △안보리 제재를 위반했다고 규정한 화물용 선박의 운항 금지와 수색 등의 제재 조치가 실현될 경우, 그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물자는 더욱 모자라게 될 것이다. 북한과의 교역 중단을 선언하는 국가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무엇보다 식량부족국가다. 대북 제재는 ‘인민’의 허리띠를 더 줄이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자력갱생’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6차 핵실험에 참여한 핵 과학자·기술자를 위한 축하연회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리홍섭 핵무기연구소 소장의 손을 꼭 잡고 연회장으로 들어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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