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VIEW 칼럼 김형근의 특종이 없는 사회를 위해
[김형근 칼럼] 박성진 후보자, 종교로 과학과 도덕을 납치한 인물
  •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7.09.12 10:25
  • 댓글 0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소설가 겸 문명비평가이기도 했던 H.G. 웰스(Herbert George Wells) 이후 영국이 낳은 가장 뛰어난 과학소설(SF)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아서 클라크는 먼 미래와 무한의 공간을 무대로 인류와 문명의 운명을 사색하는 다양한 종류의 작품으로 독자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아왔다. 그러나 그의 작품의 공통점은 인류가 지닌 지성의 진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었다.

그는 단순한 소설을 통해 단순한 픽션을 넘어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족집게처럼 잘 알아 맞췄다. 정보화 시대의 주역인 인터넷의 출현을 예고했으며 이제 우리의 일상생활의 필수품인 이동통신을 비롯해 4차산업의 중심인 인공지능의 도래를 예고하기도 했다. 많은 과학자들이 그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차대전 당시 공군 레이더 장교로 근무했던 그는 특히 우주와 해양, 그리고 전자공학과의 관계를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나갔다. 고물 컴퓨터 한대 달랑 들고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에 머물면서 유한한 인간을 무한한 우주라는 무대에 올려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쳤다.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인류의 지성의 진화와 확고한 신념을 불어넣은 그는 다음과 같은 명언으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인류의 최대 비극은 우리가 만들어낸 종교가 도덕을 납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종교의 위험을 꼬집은 이러한 비극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종교적인 신앙과 개념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 생각을 표현하는 데에서는 아주 조심스러워야 할 대상이다. 창조 신앙을 믿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그 신앙으로 과학을 훔치고 도덕까지 납치하려 한다면 커다란 문제다. 더구나 우리나라 정책을 이끌 장관이라면 더더욱 큰 문제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인 박성진 교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는 2004년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이 한 개신교 행사에 참석하여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일을 기억하고 있다.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인 4대강 사업은 우리에게 엄청난 부담을 준 채 비참하게 끝났다. 그의 종교관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하늘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또한 불교 조계종의 대표적인 사찰인 서울 삼성동 봉은사 대웅전에서 일부 개신교인들이 기독교식 예배를 하는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이 유포돼 논란이 된 적을 기억한다. 이 동영상에는 찬양인도자 학교 소속의 젊은이들이 봉은사 대웅전 등에서 기독교식 예배를 보고 불교가 우상숭배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러한 행동은 같은 양식 있는 개신교인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가 염려하는 바는 바로 그런 행태를 저지르는 그 소수에 있다. 진화론을 이단의 논리로 규정하고 창조과학을 내세워 수만 년에 걸쳐 인류가 이루어놓은 집단 지성을 부정한 박성진 후보자를 염려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바로 양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창조과학회에서 활동했던 박성진 후보자의 양식이 결여된 종교관은 현실로 나타났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박성진 후보의 포항 성시화 운동과도 연관돼 있다며 지명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박 후보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포항시가 선교사를 파송하는 안디옥 교회 같은 도시가 되는 것이 본인의 큰 그림이며 꿈”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예기치 않게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부결로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오기를 앞세워 박성진 후보를 밀어붙인다면 더욱 큰 시련에 직면할 수 있다. 청문회 결과를 기다리기 앞서 오히려 임명을 철회하는 것이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일이다. 여론은 김이수 후보자 동의안 부결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결코 아니다. 장관으로는 부적격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hgkim54@asiatime.co.kr

<저작권자 © 아시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hgkim54@asiatime.co.kr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증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오피니언&피플
[정균화 칼럼] 출근길 풍경[정균화 칼럼] 출근길 풍경
[김형근 칼럼] 4차산업혁명, “사람들을 뒤에 남기고 가지 말라”[김형근 칼럼] 4차산업혁명, “사람들을 뒤에 남기고 가지 말라”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