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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년법’ 개정과 폐지논란을 둘러싼 법 감정의 충돌
최근 부산과 강릉, 서울 등지에서 잔혹하고 흉포한 청소년 범죄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공분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 처벌연령을 낮추고 형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소년법’ 개정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며, 심지어는 폐지론까지 들끓고 있다.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소년법’이 오히려 소년 범들의 ‘면죄부’가 되고 있다며 시작한 폐지청원은 일주일 만에 26만 명을 돌파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이를 거론하며 활발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갈수록 잔인해지고 있는 청소년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11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소년법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소년법의 일부 조항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64.8%로 가장 많았다. ‘소년법을 아예 폐지해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응답도 25.2%로 집계됐다. 국민 10명 중 9명이 강화 또는 폐지를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현행 소년법을 유지하되 계도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응답은 고작 8.6%에 그쳤다.

이와는 달리 법조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좀 더 차분해 보인다. 이들은 법 개정의 필요성은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폐지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범죄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돕기 위해 제정된 ‘소년법’을 폐지한다는 것은 더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보호에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소년법’ 폐지 움직임에 대해서는 헌법에 위배되는 주장임과 동시에 ‘유엔 아동인권규약’에 반하는 것으로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들도 1958년 제정된 ‘소년법’ 일부가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고 국민의 법 감정에도 반한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소년법’의 전면폐지는 죄를 지은 청소년을 완전히 성인과 동일하게 취급하게 되면서 필연적으로 더 많은 청소년을 범죄자로 확정짓는 ‘낙인(烙印·stigma)’효과로 이어져 교화를 통한 재범방지란 형벌의 근본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형벌의 주안점은 처벌에 있는 것이 아니며, 그 근본목표는 교정, 감화, 치료여야 한다’는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주장은 여전히 형사사법의 금과옥조로 유효하다는 것이다.

또한 현 시점에서 ‘소년법’의 전면폐지는 역으로 형법상 형사미성년자인 14세 미만의 소년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처벌을 불가능하게 하는 형사 정책적 결함이 있다. 즉, ‘소년법’은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에 대해서도 보호처분 등 처벌을 하고 있는데 만약 형법의 개정 이전에 ‘소년법’이 폐지되면 오히려 처벌이 축소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전면적인 형사사법체계 정비 후의 폐지 논의는 필요하나 현 시점에서의 전면 폐지는 오히려 엄청난 부작용과 혼란을 가져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개정을 하게 된다면 교화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소년보호재판에서 최장 2년으로 규정하고 있는 보호처분기간의 상한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아울러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받은 소년에 대하여 무기형의 경우에는 5년, 15년 유기형의 경우에는 3년, 부정기형의 경우에는 단기의 3분의 1만 지나면 가석방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한 가석방기준도 강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하고 엄한 형벌이 잠재적 범죄자를 위하(威嚇)해 범죄감소에 기여한다는 독일의 철학자 포이에르바하가 주장한 ‘심리강제설’이 역시 소년들에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인터넷의 발달로 ‘소년법’과 같은 법의 적용에 대해 어른들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며, 폭력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벼운 처벌을 의식해 죄를 짓는 경우가 많다. 처벌이 가벼우면 뉘우침이나 죄의식도 가볍게 여길 수밖에 없다. ‘소년법’을 폐지를 하지는 않더라도 개정을 통해 법을 가볍게 여기는 일부 비행청소년에게 엄중하고 무거운 처벌을 통해 폭력 자체가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다. 잘못을 한 자녀에게 채찍을 들지 않는 것은 부모의 역할을 방기한 것이라고 하고 있는 유대인의 교육철학이 녹아있는 성경의 ‘잠언’말씀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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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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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익인간 2017-09-12 10:47:43

    처벌을 하지 않으면, 범죄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다.
    친구를 때려 코피가 낫을때, 부모가 '갠차나 그럴수있어.
    그 다음달, 친구의 팔을 부러뜨리니, 선생님이 '앞으로 그러지마~'
    그 다음달, 친구에게 화상을 입히니, 경찰관이 '너 자꾸 그러면, 기소된다'
    그 다음달, 친구를 살해하니, 기자가 '가해자도 청소년 입니다. 앞날이 창창하니 낙인을 찍지말고, 그의 앞날을 위해 용서해줍시다   삭제

    • 홍익인간 2017-09-12 10:46:14

      우리 사회에 묻고 싶다. 이 아이들이 소년범이 되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모 판사)
      => 우리도 묻고 싶다. 왜 그 책임을 피해 아동들이 져야 하는가?

      그리고, 왜 그 면죄부를 정치가와 판사들이 주는가?

      가해자 청소년들이 '한때 꽃'이 어서 용서해줘야 한다면, 피해 청소년들은 '잡초'라서 외면 해야 하는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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