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VIEW 칼럼 김형근의 특종이 없는 사회를 위해
[김형근 칼럼] 노벨 평화상이 노벨 과학상보다 훨씬 소중하다
  •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7.09.25 10:22
  • 댓글 1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우리나라는 어엿한 노벨상 수상 국가다. 그것도 노벨상을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이 진정으로 가장 소중히 생각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나라다. 2000년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40여년에 걸친 긴 투쟁 역정과 6·15 남북 공동선언을 이끌어내어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한 공로로 평화상 부문에서 세계 81번째로 수상했다. 그러나 이 자랑스러운 과거는 역대 정권이 바뀌면서 퇴색되고 왜곡되어왔다. 소위 북한에 ‘퍼주기’ 대가로 얻은 그야말로 ‘돈으로 산’ 노벨상이라는 근거 없는 공작에 시달려왔다. 뿐만이 아니다. 노르웨이 정부에 뇌물을 주어 돈으로 노벨평화상을 샀다는 주장으로 국제적으로 망신살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우리나라가 노벨상 수상 국가라는 것을 아는 학생들도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 노벨 물리학상이나 생리의학상처럼 과학상을 받았다면 달라졌을까? 노벨 과학상이 평화상보다 더 중요하고 더 긍지 있는 상일까? 아니다. 과학적 진보는 중요하다. 그러나 결코 인류 최고의 덕목인 평화의 윗자리에서 군림할 수는 없다.

2007년 11월 1일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홍릉 KIST 본관 존슨강당에는 과학기술계를 주도하는 리더들이 다 모였다. 그들은 ‘과학입국(科學立國)’을 내세워 과학기술계의 자존심을 지켜준 독재자 고 박정희 대통령을 그리며 강당에 들어서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당시 이 후보는 대통령후보 과학기술정책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들어서자 마자 이 후보는 과학계 원로들을 향해 그의 특유의 습관인 반말 비슷한 어투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어이, 우리도 곧 노벨상(과학상) 받아야지… 그럴 수 있어(요)? 어, 누가 대답해 봐(요)? 평화상은 뭐 아무것도 아니고… 과학상을 받아야지… 그게 진짜 상이지…” 현장에 있었던 필자는 그렇게 들었다.

원로들은 90%는 이미 대통령이 된 이 후보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들은 이제야 비로소 과학기술이 뭔지, 그리고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는 지도자를 만났다는 엄청난 희망에 부풀었다. 과거의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에서보다 더 과학기술인을 위해 상당한 대우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제2의 박정희 시대가 온다는 이야기가 과학기술계 내에 퍼졌다.

과학기술계의 배려인지, 아니면 당시 한나라당의 전략인지는 모른다. 거기에는 6살의 물리 천재소년 송유근도 참석했다. 이 후보를 ‘아저씨’로 호칭한 그는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 받은 중요한 질문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이야기가 잘 들리지 않아 어떤 질문을 했는지 기억에 없다. 그러나 앞서 리허설이라도 한 것처럼 거침 없는 질문과 대답이 서로 오고 갔다.

대통령 인수위가 정부 부처의 통폐합을 단행하기 시작하자 그때서야 비로소 과학기술계는 그들의 기대가 완전히 빗나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이 열렬하게 보냈던 찬사가 결과적으로 헛된 기대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정부조직 개편을 놓고 부총리의 과학기술부는 논의대상조차 되지 않은 채 교육부와 통폐합되었다. 이 후보에게는 과학기술의 한 토막이라 할 수 있는 건설과 토목은 있었지만 진정한 과학 철학은 없었다. 그는 그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이 그렇게 못마땅했을 뿐이다.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10월 2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10일까지 총 6개 부분의 수상자가 발표된다. 살인적인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해 수억 달러를 벌어들여 돈방석에 앉은 ‘무기 장사꾼’ 노벨이 말년에 노벨상을 제정한 것은 바로 전쟁과 살육이 없는 평화를 원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한반도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최악의 전쟁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자칫 조그마한 불똥만 튀어도 파국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형국에 내몰리고 있다. 그래서 노벨 평화상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지금이다. 평화는 과학의 진보보다 훨씬 중요하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hgkim54@asiatime.co.kr

<저작권자 © 아시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hgkim54@asiatime.co.kr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대중이가진짜적폐 2017-10-01 01:04:44

    묻지며 대북지원해서 받은 김대중의 노벨평화상?
    ㅋㅋㅋㅋ쪽팔린다...언급하지도 말자...   삭제

    오늘의 증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오피니언&피플
    [청년과미래 칼럼] 수능,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다[청년과미래 칼럼] 수능,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다
    [김필수 칼럼] 현대차, 인도네시아로 가라![김필수 칼럼] 현대차, 인도네시아로 가라!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