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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혁신 성장론’[이정선의 까칠토크]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09.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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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제나라 임금이 유명한 화가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그리기 어려운 그림이 무엇입니까.”

화가가 대답했다.

“개나 말을 그리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임금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가장 그리기 쉬운 그림은 무엇입니까.”

화가가 다시 대답했다.

“가장 쉬운 것은 귀신과 도깨비 그림입니다.”

임금은 화가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그런지 또 물었다.

“개나 말은 사람들이 자주 보는 짐승입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제대로 그리지 못하면 곧바로 알아차리고 맙니다. 반면 귀신과 도깨비는 형체가 없습니다. 사람 앞에 나타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아무렇게나 대충 그려도 지적당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래서 귀신과 도깨비 그림이 가장 쉬운 법입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귀매최이(鬼魅最易)’다. ‘귀신과 도깨비 그림이 가장 그리기 쉽다’는 뜻이다. 반대로, ‘개를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고 ‘화구최난(畵狗最難)’이라고도 했다. 그림은 알아보기 힘들도록 애매하고 모호하게 그려야 별 잡음 없이 넘어갈 수 있다는 소리다.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 성장’을 강조했다는 소식이다.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소득주도 성장이 수요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라면,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 혁신 성장이라고 판단한다”며 “혁신 성장은 우리 새 정부의 성장 전략에서 소득주도 성장 전략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혁신 성장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경기 활성화를 유도하는 데 방점을 두는 소득주도 성장과 달리 경제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데 주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성장론과 흡사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기존의 성장론이 대기업·수출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면 혁신 성장은 창업·중소기업·벤처기업·4차 산업혁명을 그 동력으로 삼는다는 점이 다르다는 보도다.

그렇지만 국민은 알쏭달쏭하다. 소득주도 성장만으로는 모자라는지 혁신 성장이 보태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과 창업·중소기업 등 모두를 ‘성장 동력’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것인지 헷갈리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 어려운 국민에게는 ‘혁신 성장’ 역시 까다롭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이른바 ‘7·4·7’, ‘4·7·4’를 달성하겠다고 했었다. 7% 경제성장과, 1인당 4만 달러 소득 등이다. 실패한 공약이었지만 그래도 ‘구체적인 숫자’를 국민에게 제시했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숫자’를 거두절미한 ‘소득주도, 혁신 성장론’이다.

경제정책을 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국민을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소득주도’를 하고, ‘혁신’을 해서 성장을 하면 얼마나 잘 먹고 잘 살 수 있게 되는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추석이 코앞인 국민이 당장 급한 것은 ‘면피용 추석자금’이다. 경기도 가평의 어떤 30대 가장은 아이들에게 주려고 ‘뽑기방’에서 인형 3개를 훔치고 있었다. 일용직인 이 30대는 인형 3개를 살 돈조차 없었던 듯했다.

이 30대처럼 먹고살기 껄끄러운 국민에게 ‘혁신 성장론’은 마치 추상화처럼 느껴질 수 있다. 국민이 바라는 그림은 ‘귀매최이’보다 ‘화구최난’일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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