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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법시험 종언은 끝이 아닌 또 다른 논쟁의 시작이다

현행법상 마지막 사법시험의 2차 합격자 55명의 명단이 11일 발표되면서 1947년 조선 변호사시험이 치러진 이래 70년 간 이어온 역사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 내년부터는 사법시험이 치러지지 않게 되면서 법조인양성은 법학전문대학원인 로스쿨이 완전히 대체하게 됐다. 이에 대해 전국수험생유권자연대는 학력과 경제적 장벽을 만들고, 직업선택의 자유와 공무담임권을 침해한 변호사시험법 등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반면 로스쿨 옹호론자들은 제도개선을 통해 이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사법시험 폐지를 반대하는 측은 이 제도가 한국 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며 고도성장기에 만들어진 숱한 성공신화 중 한 축을 담당해왔으며, 오직 성적만으로 합격자를 가린다는 점에서 신분상승의 ‘수직사다리’ 역할을 해왔다고 말한다. 더불어 각종 연고주의가 뿌리 깊은 우리사회에서 ‘줄 없고 배경 없는’ 서민들도 공정경쟁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유지해 준 통로이기에 폐지는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사시낭인’을 양산한다는 비판론에 대해서도 지금의 ‘공시낭인‘ 문제가 더 심각하지 않느냐고 반론을 제기한다.

이들은 또한 비싼 학비에 ‘고스펙자’가 유리한 로스쿨이 부유층, 권력층 자녀들에만 기회를 제공하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더불어 법조인과 교수자녀들이 로스쿨에 들어가 대물림 법조인이 되는 게 현대판 ‘음서제(蔭敍制)’가 아니냐며 반문한다. 평균 2,000만원 안팎의 비싼 학비 때문에 수험준비와 학업기간을 감당할 경제력이 없는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은 아예 입학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3년 동안 다녀야 하기에 각종 부대비용까지 합하면 실제 감당할 비용은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엔 이를 반증하는 자료가 국회 문체위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2015∼2017년 전국 14개 로스쿨 입학생 3,650여명의 주소를 분석했더니 재학생 절반가량이 서울에 주소를 두고 있으며, 4명 중 1명이 ‘강남3구’에 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지역 로스쿨조차 해당 지역이 아닌 서울출신이 대거 입학하는 현실에서 전국 각지에 법조인을 공급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결국,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지닌 법조인을 선발해 교육을 통해 양성·배출한다는 설립취지가 왜곡돼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사법시험 폐지와 로스쿨 옹호론자들은 이른바 ‘흙 수저’가 법조인이 되는 구조, 즉 ‘개천에서 용 나기’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에 관해 반론을 제기한다. ‘흙 수저’ 대졸자가 로스쿨에 입학하고자 하는 경우 일반전형제도 외에도 정원 5%의 특별전형제도가 열려있으며, 각 로스쿨이 학생납부금의 40%가량을 장학금으로 배정해 이들에게 우선 지급함으로써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기에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경로가 달라지긴 해도 ‘개천용’이 날아오를 길은 아직도 열려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로스쿨 합격자 수가 너무 많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법치주의 사회로 변신하려면 판사, 검사, 변호사, 정치인, 공무원 등 정부나 공적영역, 전통적 직업군의 법률전문가 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교원, 일반회사 사원, 공공서비스 분야 등 민간영역에도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어렵지 않게 제공할 수 있는 법률전문가가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아직도 변호사가 더 많이 필요하며 로스쿨이 이를 뒷받침하는 젖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에 대해 5대 4로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헌재의 합헌결정에는 기속력이 없기에 국민기본권을 침해하는 위법적 현실이 존재하는 한 위헌성을 묻는 이들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4차례 합헌 결정 이후 5번째에 위헌결정이 내려진 간통죄처럼 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조계에서도 로스쿨 체제가 새로운 법조인 양성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보지만 일본처럼 로스쿨 출신 외에도 예비시험 등을 통해 변호사가 될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공정사회의 가치를 지키려면 사법시험 폐지를 반대하는 이들의 이유 있는 주장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아시아타임즈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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