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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스피 2500시대’
이은혜 경제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은혜 기자] 증권시장의 종합주가지수(현재의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1000포인트를 넘어섰던 1989년 봄은 요란했다.
직장에서는 직원들끼리 서로 보증을 서주며 보험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했다. 농민들은 소를 팔고, 논까지 팔아 투자를 했다. 서민들은 집 잡힌 돈으로 투자를 하기도 했다.

많은 기업의 임직원이 일을 제쳐놓고 증권 단말기에 매달리기도 했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주식, 퇴근길 소주잔 앞에서도 주식이었다.

수십 억 원을 가진 사람도, 수백만 원밖에 없는 사람도 증권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어느 기업이 공개를 한다고 하면 수천억 원의 주식청약자금이 몰려들었다. 투자자들은 ‘대박’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한마디로 증권시장은 ‘과열’이었다.

‘주가지수 1000시대’에는 증권시장을 개방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우리 기업들의 주식을 헐값으로 사들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주식값은 올라야 한다는 ‘애국심’까지 발휘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주가는 이미 충분히 높았다. ‘주가지수 1000’이 아니라 ‘주가지수 990’, 또는 더 내려가서 ‘주가지수 950’이라고 도 주가는 오를 만큼 오른 상태였다. ‘주가지수 1000’은 숫자가 세 자릿수에서 네 자릿수로 바뀐 것 정도의 의미밖에 없었다. 투자자들은 냉정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도 증권시장은 ‘주가지수 1000’을 외치고 있었다.

그랬던 결과는 한국은행의 투자신탁회사에 대한 ‘특융(特融)’이었다. 1000포인트를 돌파했던 주가지수가 바닥을 점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지자 한국은행이 투자신탁회사에 특별융자를 해서 주가를 떠받치도록 했던 것이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그 돈을 다시 투자신탁회사에 대출해주는 변칙적인 방법이었다. 증권시장은 이후 오랫동안 후유증을 앓아야 했다.

지금 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 2500시대’에 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000포인트를 돌파한지 10년여만의 2500포인트라는 등의 얘기들을 하고 있다. 언제쯤 2800포인트, 3000포인트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주가지수 1000시대’와는 다른 ‘코스피 2500시대’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순매수’하면 코스피 전체가 오르고, ‘순매도’하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면 가격이 오른 종목보다 떨어진 종목이 더 많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코스피 2500시대’에도 ‘대박’을 터뜨렸다는 투자자는 ‘별로’다.

주가는 경기에 선행(先行)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주가지수, 코스피는 앞으로의 경기를 예상할 수 있는 ‘경기예고지표’의 기능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책당국도 주가지수의 변동을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코스피는 그런 구실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코스피의 등락이 외국인투자자들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은혜 기자  gr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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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기자 gra@asiatime.co.kr

증권을 맡고 있는 이은혜 경제부 기자입니다. 사실 앞에 겸손한 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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