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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때보다도 못한 이유[이정선의 까칠토크]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11.0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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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 직후, ‘반짝 경기’가 있었다. 대량 정리해고가 이루어지는 바람에 퇴직금도 한꺼번에 풀린 것이다. 실직자들은 그 퇴직금을 밑천 삼아 음식점, 라면가게를 차렸다. 덕분에 소비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수 있었다.

‘반짝 경기’는 한 번 더 있었다. 김대중 정부가 신용카드의 사용을 장려했을 때였다. 당시 국민은 신용카드를 신나게 긁어댔다. 직장이 없고, 소득이 없어도 얼마든지 긁을 수 있었다. 결제자금이 모자라면 여러 개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면 간단했다. 1990년 1000만 장이었던 신용카드는 2002년 1억 장을 넘었다.

그러나, 더 이상의 ‘반짝 경기’는 힘들었다. 오늘날 자영업은 벌써부터 ‘포화상태’다. 더구나 직장 얻기가 어려워진 현실에서 퇴직금을 한꺼번에 받는 것은 ‘남의 일’이다.

‘신용카드 장려정책’은 수백만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다. 가정을 파탄시켰다. 당시 정부는 책임을 회피했다. 카드를 지나치게 사용한 국민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물귀신작전’까지 폈었다.

신용카드는 가계부채를 늘리는 데 적지 않게 기여했다. 그 가계부채 규모는 갈수록 불어나면서 어느새 1400조 원이다. 국민은 그 빚 갚는데 허덕이고 있다. “IMF 때보다도 못하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IMF 외환위기’는 중산층을 전멸시켰다. 그 때문에 소비계층이 얇아졌다. 소비계층이 주로 중산층이기 때문이다. 빈곤층은 소비할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소비가 줄었으니 장사하는 사람들의 매출이 늘어날 재간이 있을 수 없다.

소비 부진은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이는 재고를 늘리고 투자를 위축시켰다. 당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대충 2가지였다. 하나는 ‘중국의 추격’이었다. 투자를 해도 중국에게 따라잡힐 것이기 때문에 투자를 해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패배감이었다. 또 하나는 중산층 위축이었다. 물건을 만들어도 제대로 팔리지 않는데 투자를 하기는 힘들었다.

투자 기피는 고용을 악화시켰다. 알다시피, 실업자 수는 자그마치 100만이다. 청년실업은 말할 것도 없다. 일자리가 빡빡해지면서 늙은이와 젊은이가 일자리를 다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IMF 때보다도 못하다”는 불평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다.

투자를 외면한 기업들은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매출도 신통치 않았다. 장사가 어려운데 정규직을 채용할 수는 없었다. 비정규직 채용에 치중했다. 월급쟁이들의 소득도 늘어나기 힘들었다. 통계청의 ‘2017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 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가운데 월급 200만 원 미만인 임금근로자가 43%나 되었다. 100만 원 미만인 임금근로자가 10.4%였다. “IMF 때보다도 못하다”는 하소연이 또 하나의 이유다. 10명 가운데 9명이 망한다는 자영업자들은 휘청거리고 있다.

집값과 전셋값도 또 하나의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가계의 소득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친 반면, 아파트 가격은 22%, 전세가격은 52%나 급등했다는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도 있었다. 아파트 가격은 연평균 5.5%, 전셋값은 13%씩 상승, 소득증가율 2.1%를 훨씬 상회했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세금은 더 걷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7.1% 증가한 429조 원 규모로 잡고 있다. 경제는 3% 성장하는데 세금 증가율은 그 ‘곱빼기’다.

세금이 늘어나면 다른 소비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가 담뱃값을 왕창 올렸을 때도 흡연자들은 다른 지출을 억제하고 있었다. ‘체감경기’가 좋을 재간이 없는 것이다.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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