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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先後)가 바뀐 정책[이정선의 까칠토크]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11.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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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품목에 대한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21개 업종·234개 품목이 접수되었다.  김치·간장·된장·고추장·두부·막걸리·콩나물에서 세탁비누·레미콘·PC·선글라스·장난감·가정용 전기청소기 등에 이르기까지 여럿이었다. 

중소기업 좀 보호하자는 데 불평할 사람은 아마도 드물었다. 동반성장위는 신청된 것을 토대로 현장조사와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품목을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었다.

그러나 의욕이 앞서고 있었다. 대기업의 범위를 중소기업기본법 상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으로 할 것인지, 또는 공정거래법 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할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청부터 받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직접 생산한 품목만 제한할 것인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까지 제한할 것인지 여부도 논란이었다. 

결국, 선(先)과 후(後)가 바뀐 신청이 되고 있었다. 대기업의 범위부터라도 확정해 놓고 신청을 받았어야 좋았다. 선과 후가 뒤집히면, 했던 일을 되풀이할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시간과 경비, 인력 낭비가 간단치 않을 것이었다.

닮은꼴인 일이 또 벌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 지원, 이른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이 비슷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16.4%나 오르면, 중소기업 부담이 15조2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었다. 2020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원으로 오를 경우, 그 부담이 81조 5259억 원에 달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겠다는 지원금은 2조9708억 원, 약 3조 원이었다. 그것도 ‘한시적인 지원’이라고 했다.

그랬다가 말을 바꾸고 있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한 해만 해보고 그치지는 않을 것이며 연착륙할 수 있는 방법을 내년 하반기에 결정하겠다”고 하고 있었다. 그 바람에 ‘주먹구구’라는 비난을 받고 있었다.

‘최저임금 1만 원’ 이듬해인 2021년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도 모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야 4당 대표를 초청한 자리에서 “2021년부터 ‘에코세대’가 급격히 줄어드는데 그때부터는 부족한 노동력을 고민하게 된다. 이번 특단의 대처는 몇 년이 중요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었다.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에게 임금 좀 올려주자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일 수 있었다. ‘토’를 달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중소기업과 영세기업 또는 영세업자에게는 대폭 인상되는 최저임금이 부담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 고용을 줄여야 한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무인기계’ 사용이 늘어나면 가장 우려되는 게 ‘아르바이트 일자리 축소’라는 설문 조사도 있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사전에 충분히 검토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정부는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기업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탈(脫)원전 정책’도 많이 다르지 않았다.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지속 여부를 가리는 공론화위원회의 공론 조사 결과, 건설 재개 응답이 59.5%, 중단 응답이 40.5%로 나오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야 방향을 바꾸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3개월여 동안 공사가 중단되면서 기자재 보관과 건설 현장 유지 관리, 협력회사 인건비 등 1000억여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추정이었다. 공론 조사를 먼저 했더라면 낭비되지 않았을 손실이었다.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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