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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칼럼] 그들에겐 과연 어떤 냄새가 날까?
  •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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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이명박과 박근혜, 홍준표와 안철수, 그리고 문재인. 그들에겐 어떤 냄새가 날까? 우리가 그들 옆에 다가가면 어떤 냄새를 맡을 수가 있을까?

여류 소설가 강신재는 1950년대와 1960년대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애정 풍속도를 감각적이고 신선한 문체로 세련되게 묘사해 대중소설의 위상을 한단계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는 이 표현은 대표적인 작품 <젊은 느티나무>의 간판 브랜드다. 

이복 남매간의 사랑이라는 소재 자체는 통속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맥락은 전혀 통속이지 않다. 평이한 단어와 화려하지 않은 묘사 속에서도 아주 시원한 사랑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야말로 향긋한 비누냄새가 나는 작품으로 사랑의 표현을 비누냄새로 요리한 강신재 만의 독특한 문학성이 돋보인다.

처음 보는 상대 남성의 잘생긴 외모와 강렬한 눈빛은 분명 이성을 사로잡는 중요한 무기이다. 거기에다 점잖고 부드러운 성격까지 갖추고 있다면 이보다 더한 상대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게 있다. 이들 모두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일뿐이다.

남녀 사이를 단단하게 묶어주는 역할은 사랑의 묘약인 페로몬(pheromone)에 있다. 바로 냄새다.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사랑은 하나의 화학작용이라는 메커니즘 속에서 움직인다. 페로몬이란 동물이나 곤충들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분비하는 호르몬의 일종이다. 특히 이성에게 호감을 일으키게 하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남녀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낄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이러한 화학작용에 관여하는 것이 바로 페로몬이다. 잘생긴 외모에 이끌리는 것이 사랑의 물리학적 작용이라면 냄새에 의해 이끌리는 것은 사랑의 화학적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페로몬 파티(pheromone party)’라는 이색 데이트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사이트에서 연락을 주고받다가 상대방을 만나 얼굴을 보는 형식이 아니라 냄새로 데이트 상대를 정한 다음 만나는 좀 기이한 데이트 사이트다. 말하자면 상대방의 체취를 통해 짝을 구하는 방식이다.

페로몬 파티는 4가지 방식을 통해 진행된다. 우선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3일 동안 똑 같은 티셔츠를 입고 잠을 잔다. △체취가 담긴 냄새 나는 티셔츠를 비닐 백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 남자는 비닐 백에 청색 카드, 여자는 분홍 카드를 번호와 함께 부착해 호스트에게 준다. △ 마지막으로 호스트는 지원자들에게 각각 티셔츠 냄새를 맡게 한 뒤 서로 짝을 연결시켜준다.

페로몬 파티 사이트를 창안한 주디스 프레이스(Judith Prays)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사이트를 열게 되었다. 그녀는 온라인을 통해 몇몇 이성을 만나 데이트를 했었다. 그러나 결국 자기가 찾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돼 헤어지곤 했다. 온라인으로 상대를 고르는 게 실패로 돌아가자 냄새로 짝을 고르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깊은 데이트를 통해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그들의 냄새라고 생각했다. 체취가 이성 간 동질성을 유지해주는 기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뉴멕시코 대학의 한 연구팀은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인간이 가진 후각 관련 유전자는 1000개 이상으로 시각 관련 유전자의 3배가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감성에서 후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시각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이 보고 싶소. 일주일 후면 도착할 것이요. 씻지 말고 기다려 주시요. 당신의 체취가 그립소” 전쟁을 치르고 파리로 향하던 나폴레옹이 조세핀에게 보낸 편지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우리에게 어떤 냄새를 선사했을까? 최근 여러 보도들을 보면 국민을 사랑한 냄새는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hgkim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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