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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광군제 성과 지나친 흥분 말고 脫중국 해법 찾자

지난 11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해빙 분위기 속 중국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특수를 맞은 유통가가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알리바바그룹은 하루 판매액 1,682억 위안(28조3,078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 2위 인터넷 쇼핑몰 징둥(京東·JD.com)도 이날 별도행사를 통해 1,271억 위안(약 21조4,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양대 쇼핑몰에서 우리나라 1년 예산 400조 원의 8분의1인 49조7,000억 원이 단 하루 만에 소비된 셈이다. 가히 ‘광(狂)군제’라고도 일컬을 수 있는 이벤트임에 틀림없다.

이런 폭발적 매출증가를 가져온 올해 행사를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한 비율이 무려 90%에 달한다는 점이다. 2013년에는 14.8%에 불과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 할만하다. 이번 알리바바 행사에 참여한 14만개 브랜드 가운데 6만개가 해외 브랜드였다. 거래액 기준 해외 수입상품 판매순위에 한국은 일본, 미국, 호주, 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로 지난해 3위에서 두 단계 떨어졌지만 사드여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2009년부터 시작된 광군제는 알리바바그룹이 온라인쇼핑몰의 대대적 할인행사를 통해 손님을 끄는 쇼핑잔치다. 광군제란 이름의 유래는 1990년대 중국 대학가에서 시작됐다. '1'자가 4개 겹치는 날인 11월11일을 솔로의 날, 또는 애인 없는 사람들이 자축하는 날로 삼았다. 이를 쇼핑과 연결한 ‘데이 마케팅’ 아이디어는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 회장으로부터 나왔다. 광군제는 해마다 급성장을 거듭하며 이미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뛰어넘으며 중국의 구매력이 세계소비를 이끌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 역시 이번 광군제에서 작년의 두 배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면세점과 쇼핑몰들도 밀려드는 주문으로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일선면세점들의 중국인매출은 10~30%씩 올랐고, G마켓과 글로벌 H몰 등 중국인을 겨냥한 국내 쇼핑몰들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두 배 이상 크게 뛰었다. 화장품과 의류업체도 특수를 누렸다. 'K-뷰티' 대표 기업이지만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감소한 아모레퍼시픽은 작년보다 53% 늘어난 3억8,700만 위안(약 651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LG생활건강도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화장품 ‘숨’을 판매했는데, 광군제 개시 1시간30분만에 지난해 판매기록(18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광군제 당일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68% 올랐고 생활용품 매출은 104% 증가했다. 이랜드그룹의 중국법인 이랜드차이나도 티몰에서 매출 4억5,600만 위안(약 767억 원)을 올렸다. 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는 3만2,000대가 완판 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1분에 31대, 2초에 1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한 달 판매량의 5배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번 광군제 광고에는 한류스타 전지현도 등장했다. 이날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에 입점한 맨소래담 프리미엄 브랜드 ‘하라다보’는 광군제 판촉을 위해 전지현을 활용한 광고를 내걸었다. 이 업체는 베이징 지하철 광고에도 같은 사진을 실었다. 타오바오와 지하철에 전지현 광고가 등장한 것은 양국이 사드갈등을 봉합한 이래 한류가 조금씩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전지현은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 오포의 전속 광고 모델이었으나, 사드 갈등이 심해지면서 지난 4월 광고가 중단된 바 있다.

"가격표는 잊어버려(Forget about the price tag)." 이는 중국 광군제 개막에 앞서 진행된 오프닝 쇼에서 영국 여가수 제시 제이가 부른 노래의 가사다.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지난 갈등도 잊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유통업계는 이번 광군제를 계기로 중국의 규제완화, 관광객 수 회복, 중국 내 한국제품 판매 증가 등을 기대하고 있다. 다시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맞기 위한 준비에도 열심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갈등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의존도 측면에서 제2의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이번 갈등을 ‘탈(脫)중국’ 해법을 찾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젠 중국에 모든 것을 거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않아야 한다.


아시아타임즈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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