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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오 칼럼] 돼지고기 두루치기
  • 조재오 경희치전원 외래교수·치의학박사
  • 승인 2017.11.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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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오 경희치전원 외래교수·치의학박사

필자는 대학졸업 후 수련을 마치고 76년 군입대하여 대위임관 후 서부전선 최전방 사단에서 도끼만행사건을 경험하고 다음해에 새로운 환경을 기대하고 전속 갔던 후방 근무지가 조치원에 있는 00병원이었다.

이 병원은 지리적 위치 때문에 외래환자가 극히 적고 입원환자 수도 적었지만 전공상 환자를 심사하여 전역시킬 수 있고 지리적으로 수도권에 가깝다는 이점이 있었다.  필자와 같은 단기 군의관 들은 환자가 없으니 근무시간 중의 무료함을 높은 분들의 이목을 피해서 서양화 감상(?)으로 시간을 죽이고 있었고, 주위 병무 브로커들은 전공상심사규정(戰功傷審査規定)에 합당한 소위 자연뽕(?) 환자를 모아 오느라고 잡음이 그치지 않았었다.

그곳에 근무하는 2년 동안 다른 곳에서는 잘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충청도 풍의 돼지고기 두루치기라는 요리를 안주 삼아 지루했던 군 생활 동안 소주병께나 축냈었다. 그야말로 돼지고기 두루치기는 얄팍한 군인들의 호주머니사정에는 지극히 고마운(?) 음식이었다.

두루치기의 원뜻은 한 가지 물건을 여기저기 두루 씀, 또는 그런 물건이나 두루 미치거나 두루 해당함을 의미하며 한 사람이 여러 방면에 능통함 또는 그런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모든 것에 두루 두루 통달함을 의미하니, 두루치기 음식이란 두루두루 누구에게나 구미에 맞으리라는 뜻을 가진 것이 아닐까?

두루치기는 경상도 안동의 양반가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하고 전라도에서 유래 되었다고도 한다. 경북 안동의 양반가에서 유래되었다는 경상도식 두루치기는, 불청객처럼 갑작스레 방문한 귀한 손님을 위해 각종 채소와 채로 썬 소고기를 넣어 센 불에 전골 방식으로 재빨리 끓여 내는 음식으로 원래는 절대 볶지도 않으며, 더욱이 돼지고기나 김치가 들어가지 않은 약간의 국물이 있는 음식 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커다란 냄비에 돼지고기와 김치, 콩나물 등을 넣고 끓여 만든 음식으로 변형되었고 요리 중 음식재료의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고 재료와 소스를 만든 즉시 끓이거나 볶은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라도식 두루치기는 사실 필자가 이십년 넘게 지냈었던 전라도에서도 접해보지 못했다. 아마도 추축건데 맛있는 음식이 너무나 풍부하여 두루치기같은 하찮은 (?) 음식에 정성을 빼앗길 여력이 없어서 일까?  

돼지고기 두루치기 만드는 법은 비교적 간단하여 돼지고기를 비개를 포함하여 큼지막하게 먹음직스럽게 깍둑썰기를 하고 익은 김치를 썰어 넣고 김칫국물을 자작하게 부어 끓여서 고기와 김치가 거의 익으면 마늘과 파를 썰어 넣고 설탕을 살짝 넣어 볶아 국물이 자작하게 될 때까지 조리는데 매콤한 양념에 밴 돼지고기를 익은 김치와 먹는 맛이 괜찮았다. 여기에 소주 몇 병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로 소주에 거나할 즈음이면 밥을 고소한 참기름을 추가하여 볶아 여기에 김 가루를 뿌려 먹는 맛이란 일품이었다. 이것은 김치볶음과 비슷하다.

이와 비슷한 요리가 제육볶음으로 밑간을 완성시켜서 고기에 배어들게 하는 형식으로 두루치기에 비해서 야채나 고기가 적은 볶음 음식을 말하며, 주물럭은 소고기의 경우에는 기름과 소금밑간을 하거나, 돼지고기의 경우에는 여기에 장류를 추가하여 밑간을 한 뒤에 직화로 굽는 형식으로 주물럭을 냄비에 자박하게 국물을 내어 주거나, 많은 야채를 넣어 제육볶음을 주는 집도 있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음식점에서도 확실한 구분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두부 두루치기의 경우는 대전이나 충청도 이외엔 보기 힘들다. 사실 두부두루치기는 대전과 충정 지방에서 지정된 지역특산음식이긴 하지만 그곳 주민들 에게도 그리 친숙한 음식은 아닌 것 같다.


조재오 경희치전원 외래교수·치의학박사  jaeo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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