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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원석 단장 “토륨 연구 정치적 제한많아… 그래도 기회되면 시작해야”
  •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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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5.4규모의 지진이 일어난 포항은 경주 월성 원자력 발전소와 불과 45km 떨어진 위치에 있다. 최근 경주 인근 지역에서 지진 발생이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 사진은 신월성 1, 2호기의 전경.

[아시아타임즈=김형근 기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결코 원전 안전지대가 아니다. 본지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토륨 원자로 연구개발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토륨 원전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안전성이다. 사고가 일어나 원전이 중단되어도 중성자를 공급받지 못해 바로 핵분열을 멈춘다. 아시아타임즈는 한국 출신의 토륨 원자로 전문가인 유럽 핵물리연구소(CERN)의 이상철 박사와의 단독 인터뷰에 이어 이 분야 우리나라의 최고 전문가인 한국원자력연구원(KEARI)의 소듐냉각고속로개발사업단의 박원석 단장과의 인터뷰를 싣는다. 왜 우리는 토륨 연구가 전무한 지에 대한 박 단장의 해명을 들어봤다(편집자 註)

△ 미국을 비롯해 특히 인도와 중국이 토륨 원자로 연구가 활발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전무하다. 그 이유를 설명해 달라. 국내 원전 과학자들이 대부분 우라늄 핵 과학자들이기 때문에 이 연구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시 말해서 ‘밥그릇’ 때문이라는 비난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해명을 바란다.

토륨은 핵분열성 물질이 아니다. 일단 중성자를 흡수해서 궁극적으로 핵분열이 가능한 U-233이 만들어져야 한다. 반면 우라늄은 천연 우라늄에 0.7%존재하는 U-235가 핵분열성 물질이다. 그리고 U-238이 중성자를 흡수하면 쉽게 Pu-239가 된다. 알다시피 원자력발전은 원자폭탄의 평화적 이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전 세계 모든 핵무기가 우라늄을 근간으로 한다. 따라서 초기 원자력발전은 우라늄 연료를 모태로 시작이 되었고, 현재 전 세계 상용 원자력발전의 100%가 우라늄 연료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의 원자력은 고리 발전소로부터 시작되었고, 당연히 세계적 추세인 우라늄 연료시스템이다. 그 결과 국내 연구도 우라늄 연료시스템이 주를 이루어 왔다. 토륨 연료시스템의 경우 Th-232를 U-233으로 바꿔야 하고, U-233을 연료로 사용하려면 U-233을 Th으로부터 분리해야 한다. U-233의 분리는 국제 핵비확산(NPT: 핵확산금지조약)에 크게 저촉되어 정치적으로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 우라늄 1g의 농축도 불가한 국내 현실에서 U-233 대량 분리는 절대 불가하다.

△ 인도가 처음으로 시험용 급(pilot) 수준의 토륨 원자로를 만들어 전력 공급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있다. 이 정도면 상용화가 가시적인 시야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시아타임즈 기사 참고)

인도가 처음으로 시험용 급(pilot) 수준의 토륨 원자로를 만들어 전력 공급에 들어 갔는지 어떻게 확인해야 할지 모르겠다. 토륨 원자로에서 전력을 공급한 사례는 많다. 여기서 토륨 원전이란 단순히 원자로에 토륨이 장전된 원자로로 정의하겠다. 토륨 원전은 상용화가 가시화에 들어 온 것이 아니라, 위의 논리대로라면 이미 1960년대에 상용화 되었어야 했다. 1960년대에 토륨을 원자로에 장전하여 전력 생산에 이용하였는데 지금까지 상용화되지 못했다.

△ 이미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가 1960년대 건설한 MSRE 원자로를 만들어 1만5000시간 동안 작동시켰다고 한다. 중성자로 토륨을 때려 생성된 핵분열성 물질인 U-233 연료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미 그 가능성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MSRE는 1964~1969 사이에 가동되었으나, 출력은 7.5MWt이었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기존 상용 원전은 2800~ 3800MWt 정도이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실험실 규모였다. 상용 원전에서 U-233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린다. 가동 중의 문제점으로서는 원자로 용기의 심각한 부식이 보고되었다. 오늘날의 기술로도 10년 정도가 원자로 용기 수명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리고 토륨-U233 연료를 사용하는 MSR의 물리적 가능성은 입증되었다. 하지만 상업화를 위해서는 경제성(40년 이상의 원자로 수명, 대용량화), 대용량 인프라 시설 구축, 안전성, 운영 중 핵확산 저항성 확보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추가로 점검해야 한다.

△ 박 단장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한때 토륨 원자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문제들 때문에 중단한 것으로 안다. 그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 그 문제들은 여전히 극복할 수 없는 문제들인가?

토륨 원자로라기보다는 가속기구동 원자로 개념을 언급하고 있는 것 같다. 가속기 구동 원자로의 경우 납-비스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게 되어 있었다. 납-비스므스는 고온에서 부식성이 너무 강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프랑스, 일본, 독일 등과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궁극적으로 재료 문제 해결에 실패하였고, 연구의 초기 단계에서 참여하였던 미국, 프랑스, 일본 등 모두가 중단 하였다.

△ 토륨 원자로 연구개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재처리가 문제라고 하는데 (비전문가인) 내가 알기에는 이 재처리 문제가 상당 수준 해결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토륨에서 우라늄을 분리하는 ThoREX 기술은 인도에서 개발해 왔으나, 아직 실험실 수준이고 상용 수준으로 규모를 키우는 것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 토륨을 사용한다는 것은 재처리를 전제로 하는 것이며, 이것이 핵심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토륨 연구에 착수하더라도 한미원자력협정을 전면 개정하기 이전에는 이러한 핵심 기술 개발에 착수하기는 어렵다. 즉 외국에서 핵심기술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미국에 의해 한국기술진의 접근은 허용되지 않는다.

△ 토륨 원자로 연구와 IAEA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마치 우라늄 핵 연구와 같이 여전히 사찰과 감시를 받는가? 그것도 토륨 원자로 연구의 걸림돌인가?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이 문제를 극복하고 있는가?

토륨도 우라늄-플루토늄 핵주기와 마찬가지로 IAEA의 강력한 사찰 대상이다. 토륨 핵주기를 연구하고 있는 인도는 핵비확산금지조약 미가입국이다. 중국은 핵무기 보유국이므로 IAEA의 사찰을 받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미국,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은 핵보유국으로 U-233을 분리하고 다루는 데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한국은 해당 사항이 아니다.

△ 그러면 앞으로 토륨 원자로에 대한 연구를 재개할 의향은 없다는 말인가? 그리고 본지가 인터뷰한 CERN의 이상철 박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초 이론 연구는 가능하며 몇 차례 진행한 바가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U-233을 생성하고 분리하는 것은 절대 불가하다. CERN의 이상철 박사의 주장은 1990년대 초 Carlo Rubbia박사가 제창한 개념으로 가속기와 원자로를 결합한 Hybrid 개념으로 판단된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미국과 유럽연합 등에서 함께 고민했지만 재료 문제 등으로 폐기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hgkim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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