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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게 스타트업? 정부와 대기업의 아이디어 약탈
   
▲ 한국전력은 스타트업 '인스타페이'의 전기요금 지로 납부 서비스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으로 수년째 질타를 받고 있다.

[아시아타임즈=이수영 기자] "중견 기업에서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제의한 제휴·인수를 거절했더니 바로 동일한 서비스를 냈다. 사업모델, 컨셉, 심지어 상품소개란까지 거의 유사한 제품을 출시한 것을 보고 철렁했다. 며칠동안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스타트업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어렵게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슬쩍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스타트업 지원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수혜는 공·대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대기업이 베끼는 일은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줄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스타트업 인스타페이가 SNS에 올린 스타트업 응원 게시글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인스타페이는 한국전력과 아이디어 도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전력은 스타트업 '인스타페이'의 전기요금 지로 납부 서비스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으로 수년째 빈축을 받고 있다.

인스타페이는 스마트폰으로 이용기관이 부과한 지로 요금의 바코드, QR코드를 스캔하거나 고객번호 정보 등을 조회하면 요금을 간편하게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지난 2008년 특허 출원·등록되기도 했는데, 문제는 인스타페이가 2013년 한전에 관련 사업을 제안했으나 되레 뒤통수를 맞았다는 점이다.

한전은 지난해 2월 카카오와 제휴해 모바일 지로 납부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출시했다.

카카오페이는 인스타페이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문제는 법정공방까지 이어졌다.


인스타페이는 한전이 자사의 제안을 거절한 상황에 대기업인 카카오와 손을 잡고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바람에 큰 충격을 받았다.

곱지 않은 시선 탓인지 한전은 올해 초 '스마트 한전'이라는 자체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허나 이 앱은 이름만 바꿔치기한 것일 뿐이라는 평가다.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국정감사에서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형적인 대기업의 갑질행위'라고 주장했다.

당시 한전 조환익 사장은 인스타페이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으나, 이후에도 인스타페이 측과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카카오페이'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홍보 이미지. 당신을 닮았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7월 스타트업 '트레이지'의 여행상품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청은 '더치트'가 개발한 개인 중고거래 사기 판매자의 정보를 알려주는 앱과 비슷한 '사이버캅'을 내놓아 구설수에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4년 인디밴드 정보공유 사이트 '인디스트릿'의 서비스를 베껴 그대로 진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관련 사업을 접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정보원도 '바풀'의 무료 공부 앱 서비스를 연상케 하는 '꿀박사' 앱을 출시해 지적을 받았다.

대기업은 더하다.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대기업 갑질 중 '우수사례'로 꼽히고 있다.

네이버는 얼굴인식 카메라앱 '스노우'가 스타트업 '시어스랩'의 '롤리캠' 판박이 버전이라며 논란에 휩싸였고, 2015년 선보인 글로벌 서비스 '브이'앱도 SNS '페이스북'의 동영상앱 '리프'와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네이버의 '참여번역Q'는 '플리토'의 아이디어를 베낀 것으로 드러나 사업을 접기도 했다.

카카오도 부산대 권혁철 교수가 개발한 한글 맞춤법 프로그램을 이름만 바꾼 채 가져가 상도덕을 어겼다는 비난을 샀다.

카카오의 주차 공유 앱 '카카오파킹'은 카카오가 '파킹클라우드'를 인수할 것처럼 하다가 아이디어만 빼먹은 사례로 꼽혔다.

어려운 상황에 서로 뭉쳐야할 스타트업 사이에서도 '베끼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스타트업 '스크루바'는 카메라 어플 '구닥' 개발업체로, 이 회사는 지난 7월 '제이피브라더스'가 출시한 앱 '스냅킼'이 구닥 앱과 콘셉트가 같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제이피브라더스는 지난달 2일 SNS를 통해 사과를 했으며 스냅킼을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내린 상태다.

스타트업 '스크루바'는 카메라 어플 '구닥'의 개발사로, 이 회사는 지난 7월 '제이피브라더스'가 출시한 앱 '스냅킼'이 구닥 앱과 콘셉트가 같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제이피브라더스는 지난달 2일 SNS를 통해 사과를 했으며 스냅킼을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내린 상태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기업과 정부뿐 아니라 이런 상황을 관리 감독해야할 기관조차 성과를 올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스타트업이 신생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경우까지 생겼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업모델 특허의 인정 범위를 넓히고, 사업자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9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기술을 대기업이 뺏어가는 걸 막기 위한 안건이 나오긴 했다"며 "아이디어 도용 문제의 경우는 관련 법조차 마련돼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l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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