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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면 물가도 뛴다[이정선의 까칠토크]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12.0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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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리정책을 잘했다. 금리를 올렸는데도 국민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그렇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직전에 소액채무자 159만 명의 빚을 탕감해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알뜰하게 보살피고 있었다.

그래도 금리 인상은 벅찰 수밖에 없다. 금리가 0.25% 포인트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이 2조3000억 원이나 늘어나고, 0.5% 포인트 인상되면 4조6000억 원, 1% 포인트 오르면 그 부담이 9조3000억 원에 달하게 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이자 부담만 늘리는 것으로 그칠 수 없다. 물가도 자극할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물가도 들먹거리게 되는 것이다.

6년여 전, 한국은행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도 그랬다. 당시 김중수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인플레 기대심리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올렸다는 얘기였다.

일리는 있었다. 금리는 ‘돈값’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올라서 ‘돈값’이 비싸지면 자금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어 물가 안정에 보탬이 될 수는 있다. 당시 한국은행도 이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거꾸로 현상이 나타났다. 금리 인상이 되레 물가를 자극했다.

우선, 월세와 전셋값이 치솟았다. 이유는 쉬웠다. 은행 빚을 지고 있는 집주인들이 금리 인상에 따라 늘어난 이자 부담만큼 월세와 전세를 올려 받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자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긴 것이다. ‘내 집’ 없는 서민만 골탕이었다.

기업에게도 금리 인상은 '악재'다. 국제 유가가 불안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은행돈을 쓰고 있는 기업은 이자 부담까지 겹칠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은 결국 제품가격에 반영하게 된다. 제품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제품가격 인상은 물가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고 소비자가 덮어쓰게 된다. 정부가 ‘행정력’으로 누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서민들은 늘어난 은행 이자에 물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대기업이 그 부담을 중소기업, 납품기업에 전가할 수도 있다. 늘어난 부담만큼 납품단가를 깎으라고 강요하는 방법이다. 그럴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은 더욱 타격이다.

당면 현안인 고용에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서민들은 이자 부담 때문에 소비를 덜 하게 된다. 소비가 위축되면 제품도 덜 팔리게 된다. 이는 기업 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투자도 부진해질 수 있다.

수지가 나빠지고 투자가 부진해지면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뻔하다. 고용부터 줄여서 경비를 절약하는 것이다. ‘구조조정’이다. 최소한 신규 채용이라도 줄일 수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올인’을 껄끄럽게 할 수 있다.

이른바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뿐 아니라 예금금리도 오르기 때문에 ‘가진 자’에게는 예금금리 인상이 즐거울 수 있다. 예금에 붙는 이자가 많아져서 재산이 더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찾아서 옮겨 다닐 수 있는 ‘부동자금’이 1000조 원에 달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민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그 금리 인상에 ‘정비례’하게 될 것이다.

은행 빚을 지고 있는 집주인들이 금리 인상에 따라 늘어난 이자 부담만큼 월세와 전세를 올려 받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자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긴 것이다. ‘내 집’ 없는 서민만 골탕이었다.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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