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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성장론에 대한 반론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

정부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3%대를 거뜬히 넘을 것이며, 1인당 국민소득도 3만 달러에 근접하고 내년 중엔 이를 돌파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수출 역시 13개월 연속 증가하며 4분기에도 순항하고 있으며 10월 수출이 1년 전보다 7% 늘어난 데 이어 11월 수출 증가율은 1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소비자물가 상승 폭도 두 달째 연중 최저수준을 경신하며 안정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발표들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살기 좋은 세상이 금방이라도 닥쳐올 것만 같다.

한국은행은 1일 지난 7~9월까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5%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1.4%)보다도 0.1%p 오른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0년 2분기 1.7%를 기록한 이후 7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성장세를 이끈 데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가 나타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4분기 소폭의 마이너스성장을 하더라도 올해 연 3.0~3.1%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중에 1인당 GNI(국민총소득)도 3만 달러 달성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2만7,561달러였다. 한국경제는 2006년 2만795달러로 2만 달러대를 처음 돌파한 뒤 10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3만 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1인당 GNI 3만 달러는 통상적으로 선진국 진입의 기준으로 인식돼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190개국 중 27개 국 뿐이라고 한다.

산업연구원은 1일 발표한 ‘수출의 부가가치 및 일감 유발효과’에서 올해 1~3분기 통관기준 재화수출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우리나라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에 71.0% 기여했다고 분석한다. 수출이 급등(24.0%)한 3분기의 경우 실질 GDP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94.8%에 이르며, 수출로 인해 1~3분기 평균 329만개 분량의 일감이 유발됐다고 분석한다. 특히 3분기 수출의 일감 유발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2만5,000개 증가해 전체 임금근로자 대비 17.1%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3% 상승했으며, 이는 지난해 12월 1.3% 상승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부터 석 달 연속 2%대 이상을 기록하다가 넉 달 만에 다시 1%대로 떨어졌고, 지난달에 이어 다시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채소류를 중심으로 밥상물가가 안정을 찾고 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만 이 또한 올해 최저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발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체감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용, 소득의 최근 추이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7만9천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는 30만 명 이상을 한동안 유지하다가 8월에 21만2,000명으로 떨어졌다. 9월에 31만4,000명으로 다시 30만 명대로 올라서는 듯했으나 곧바로 20만 명대로 떨어졌다. 3분기 전국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도 439만2,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다.

실질소득이 줄면서 가계 살림살이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으며, 고용에서 내쳐진 청년들은 일자리에 목말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양극화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어 가고 있으며 또 다른 갈등을 잉태하고 있다. 수출이 늘고 있다지만 이상하게도 기업들의 고용과 설비투자는 둔화되고 있다. 1인당 GNI가 3만 달러 진입을 눈앞에 뒀지만 ‘다른 나라 얘기 같다’는 차가운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지만 한꺼번에 이렇듯 경제 전분야가 호전되고 있다는 지표가 연이어 나오는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 1년차 치적자랑이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온다. 지금 이 시간 국민들에게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여러분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습니까?”라고.


아시아타임즈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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