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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 국민연금'[이정선의 까칠토크]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7.12.0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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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공식화했다는 소식이다. 이른바 ‘거수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기관투자가의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스튜어드십 코드는 투자수익 보호를 통해 기금의 중장기적 수익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미 미국, 영국 등 해외 20여개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기관투자가의 기능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관투자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주가가 떨어져서 증권시장이 침체상태에 빠졌을 때 주식을 사들여서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반대로, 주가가 너무 올라서 시장이 과열되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내놓아서 시장을 안정시키는 기능도 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는 그 과정에서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주가가 쌀 때 주식을 사들였다가 비쌀 때 처분해서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 국민연금’도 다를 수 없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아니더라도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

기관투자가는 또 다른 기능도 가능할 수 있다. 증권시장에는 주식을 거래하는 ‘유통시장’뿐 아니라, 기업들이 주식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시장’도 있다.

기관투자가가 기능을 제대로 해서 증권시장이 활성화되면 발행시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이 주식을 발행해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주식을 발행해서 조달하는 자금은 은행대출 등과 달리 상환 기일도 없는 ‘영구자금’이다. 기업들은 배당금만 지불하면 그 자금을 언제까지라도 쓸 수도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장기자금’인 시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주식을 많이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의결권’을 강조할 경우,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기관투자가 기능이 위축되는 것이다. 주주권을 행사하려면 ‘특정 대기업’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필요할 때 처분해서 시장을 안정시키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의결권 강조다.

대기업들이 우려하는 것은 ‘정부의 입김’이다. 정부 입맛에 맞는 사람을 책임자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자리에 앉혀서 국민연금을 관리·운용하도록 하면, 정부가 ‘원격조정’을 통해 대기업을 사실상 통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독립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국민연금이 ‘정부의 도구’로 변질될 수 있다고 껄끄러워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얼마 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고속도로의 신임 대표이사를 추천하기도 했다. 인사에도 개입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 올해 9월말 현재 278개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 증권시장은 ‘외국인투자자의 놀이터’ 소리를 듣는 현실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면 주가지수 자체가 치솟고, 팔면 주가지수 자체가 추락하고 있다. 수백조 원의 ‘큰손’인 국민연금은 그 외국인투자자에 맞서서 주식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소액투자자도 보호할 수 있게 된다. 그게 ‘기관투자가 국민연금’의 바람직한 기능일 것이다.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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