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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미 칼럼] 자네가 스승이네
유연미 논설위원

꼬스君에게

한 해가 저무는 길목이네. 나는 자네를 만난 후 많은 것들을 되돌아보며 한 해를 마무리짓고 있네. 물론 텔레비전을 통해 자네를 간접적으로 만났지만 말일세. 그러니 나는 자넬 좀 알지만 자네는 날 전혀 알지 못할 걸세. 꼬스君, 옛말에 잔칫날에 ‘아이들 손님이 어른들 손님보다 더 무섭다’는 말이 있네. 무슨 의미인지 알겠나? 아마도 아이들의 눈은 조미료가 부가되지 않은 천연의 눈이기에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대목이 아닌가 싶네. 이러한 관점에서 자네가 감지한 일련의 일들은 지금 나의 가슴에서 요동치고 있다네.

먼저, 『꼬마악어 타코』에 관한 이야기일세. 이는 자네가 8살인 지난해에 완성한 동화책이지. 자네는 꼬마악어 타코를 통해 자네가 하고픈 이야기를 예리하게 표현하고 있네. 자연을 망가뜨리고 있는 어른들의 모습을 말일세. 빌딩은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나무는 작아지는 그림으로 자연이 파괴되어가는 모습을 실감 있게 지적했네. 더욱이 자네는 고 신해철님의 ‘더 늦기 전에’를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지.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곳에 살까? 나는 이곳을 그렇게 되지 않게 지킬꺼야. 더 늦기 전에 …” 정말 어른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네.

다음은 『걸어가는 늑대들』에 관한 이야기일세. 이는 자네가 9살인 올해에 완성한 두 번째 동화책이지. 물론 여기에서도 자네는 늑대를 통해 자네가 하고픈 사회현상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네. 문명의 발달로 무기력해져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말일세. 무엇보다도 스마트폰에 의지하며 단절된 인간관계를 지적하는 자네의 예리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네.

세 번째는 자네의 까까머리 모습에 관한 이야기일세. 자네가 왜 지금의 머리 모습을 하고 있나를 동생을 통해서 이해 할 수가 있었네. 나는 자네의 바로 아래동생이 여자아이로 생각했었네. 머리카락이 제법 길었기 때문이지. 하지만 소아암 환자를 위해 머리카락을 기부한 형(자네)을 보고 머리를 기르고 있다는 동생의 말에 나는 가슴이 먹먹함을 느꼈다네. “머리를 기르는 동안 친구들이 놀렸지만 소아암 친구들을 위해서 참았어요”. 자네의 이 한 구절, 어른으로서 무슨 말을 이어야 할까 망설이는 순간이었네.

마지막으로 ‘세월호를 들어올리는 참새떼’에 관한 그림일세. 자네가 봉고차량 뒷유리창에 그린 그림 말일세. “형들도 동생들도 누나들도 많이 죽었잖아요. 꼭 인양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렸어요”. 자네가 이렇게 이야기 할 때 나는 흘러 내리는 눈물을 지체할 수가 없었네. 그 분들에 대한 회한의 눈물이었지. 물론 자네에 관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분들 모두도 눈물로 멘트를 대신했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밀려오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네.

꼬스君, 영혼이 맑은 자네가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들, 큰 배움이고 가르침이네. 어른으로서 면목이 없네. 그러네. 정말 부끄럽네. 이 순간 중국의 공자 말씀이 부끄러운 내 마음을 대신하네.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면 스승으로 삼아라’. 공자는 그 당시 일곱 살 항탁을 선생으로 모셨다는 일화가 이를 잘 뒷받침 하고 있지. 글을 정리 하면서 자네에게 꼭 하고픈 한 마디가 생각났네. 바로 이 한 구절, “자네가 스승이네”

*꼬스는 꼬마 스승이라는 의미로 꼬마 동화작가 전이수君을 필자임의로 붙인 이름이다.


유연미 논설위원  yean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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