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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견딜 수 없는 사랑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7.12.0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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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해본 지가 언제인가요? 힘들다며 울어본 지는 얼마나 됐나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거나 속에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 걸 힘들어 한다. 말하는 은연중에, 눈빛에, 귀에, 손에, 모든 곳에 온도는 묻어난다. 그런 사람과 마주 앉아 이야기하다보면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 모든 감정을 함께 여행하고 싶어진다. 마음에는 우물이 있다. 사랑을 깊게 하는 사람은 우물 안에 있는 모든 물을 상대방에게 퍼준다. 자신이 가진 물의 양이 얼마인지 계산하지 않는다. 모든 물을 퍼주며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하고 나면 텅 비어버린 우물에 물이 아주 천천히 찬다. 감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색깔을 가지고 있다. 기쁨의 색은 채도의 정도로 강도를 달리할 수 있고, 명도에 따라 슬픔의 색도 깊어진다. 밝은 색의 감정은 표현하기를 두려워하고, 어두운 감정은 어두운 대로 마주치기 두려워한다. 힘들다. 사랑한다. 보고 싶다. 미안하다.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로 감정을 말하기보다는 꾸역꾸역 삼키는 날들이 많아진다.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 괴로워하다 ‘비밀편지’라는 이름의 삐뚤빼뚤 손 글씨를 들고 신촌의 골목으로 무작정 나가 3년 동안 이름 모를 이들에게 5,000통의 편지를 보냈던 『비밀편지,著者 박근호』는 13만 SNS 구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이야기를 엮어냈다. 그는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쓴 쪽지를 신촌의 한 건물에 붙이게 되었고 자신이 위로를 받고 싶어 쓴 쪽지에 다른 사람들이 위로를 받는 모습을 보고는 그 뒤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쪽지를 붙이게 되었다. 이러한 사람들의 사랑에 힘입어 발간된 [비밀편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힐링을 전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映畵 ‘시크릿 레터’는 아직 잊지 못한 사랑에 괴로워하는 여자. 믿고 싶지 않은 사랑하는 연인의 사망 소식,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에게서 받은 문자 메시지가 믿기지가 않을 만큼 그녀는 혼란스러워했다. 언제나 화상통화, 편지로 애틋한 사랑표현을 해온 사랑의 스토리는 老교수 ‘에드’와 그의 제자였던 연인 ‘에이미’와의 애틋한 사랑표현이었다. 이들은 한 번 만나려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할 만큼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 산다. 그토록 크고 아름다운 사랑의 스토리는 6년간 더욱 단단하고 튼튼해졌다.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 날 에이미는 갑작스럽게 에드의 사망 소식을 듣지만 여느 때처럼 한 결 같이 에드가 발송한 문자와 편지, 이메일을 받으며 더 혼란에 빠진다. 

서로를 향한 무한한 사랑을 담은 <시크릿 레터>의 분위기를 더하는 아름답고 애틋한 글귀들은 사랑에 지친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설렘과 감성을 선사한다. 사랑했던 그가 계속해서 보여준 연결 방정식에 오류가 생긴 것처럼 받아들이는 그녀는 그의 죽음을 애써 받아들이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아직은 잊을 수 없을뿐더러 그가 보내주는 편지와 메시지들... 지금이 아닌 아직 남아있는 그의 마지막 선물과도 같은 사랑의 편지와 메시지에 더욱 아파할 뿐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을 위해 남겨준 모든 것을 받아들여만 하는 모습에 더욱 애절함이 묻어났다. 그것은 사후에서도 연인을 지켜주겠다는 사전 준비된 비밀편지였다. 자신이 없는 세상에서 슬퍼할 에이미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행복하게 만들려는 에드의 메시지들. 그것을 찾아다니는 에이미의 여정은 슬프지만 아름다웠다. 어찌 보면 과학의 발달로 진정 사랑했던 연인에게 사후에라도 실망 시키지 않으려는 매력적인 사랑 전달 방식을 택했던 것이다. 끝내 에이미는 故 에드의 전공과목의 코치와 사랑으로 박사의 꿈까지 이루어진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사랑을 이루는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만이 아니다. 극단적인 감정의 긍정적인 쪽과 부정적인 쪽을 왔다 갔다 하는 '강한' 감정이다. “한 순간에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과 이별해야 하는 일은 매우 슬픈 일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야 친구가 그 자리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늘 함께 했던 이와의 이별은 그것이 일시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늘 우리를 견딜 수 없게 한다.” <오스카 와일드>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tobe42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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