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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저임금 역풍…오기보다 바로잡는 용기 필요하다.
[사설] 최저임금 역풍…오기보다 바로잡는 용기 필요하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1.07 09: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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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7,530원으로 16.4% 상승한 올해 최저임금이 적용된 지 1주일이 지났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통해 근로자 소득을 늘려 경제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경비원, 빌딩청소원들의 해고가 현실화하고 있으며 아르바이트 직원비중이 높은 편의점, 치킨집, 프랜차이즈 업체, 식당들도 당장 늘어난 인건비 부담에 직원 수를 줄이거나 무인화기기 도입 확대에 나섰다. 이처럼 후폭풍이 심각하지만 당분간 최저임금의 역습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장 청년층 아르바이트생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졌으며, 지금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들도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주로 나이가 많은 소득취약계층의 대표적 일자리인 경비원, 청소원 등은 집단해고 움직임에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며 마음을 졸이고 있다. 주부 등 여성층이 선호하는 식당의 주방보조나 서빙 등 파트타임 일자리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겠다며 청와대에 ‘일자리상황판’까지 만든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밀려온다.

한편 일부 영세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도 난무하고 있다.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주일 새 각 지방고용노동청과 지청마다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 사업주에 대한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노동자들은 올해부터 올라간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거나, 이를 주지 않기 위해 취업규칙을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있다며 호소한다. 이 밖에도 주휴수당 줄이기, 각종 수당 없애기, 공제금 액수 늘리기, 휴게시간 늘리기 등 방법으로 사실상 임금을 동결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우려했던 해고통보를 받는 노동자들이 나오고 있고, 이를 두고 반발이 이어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 구 현대아파트는 경비원 94명에게 이달 말로 전원해고를 통보했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경비업무 관리의 어려움과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문제를 해고사유로 들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앞으로 경비원 고용은 용역업체를 통해 하고, 현재 경비원들도 용역회사를 통해 재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경비원들은 용역전환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묵살되고 결국 해고예고 통지서를 받았다.

주유소, 식당, 편의점 등 역시 인력감축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만1,000여개 주유소 중 셀프주유소는 3,000개를 넘었다. 주유소협회 측은 올해 최소 1,000곳이 셀프주유기를 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식업종들은 무인주문자판기(키오스크)를 속속 들였다. 24시간 영업의 상징인 편의점 업종은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최소한 인력만 배치하고 전자결제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이 직접 신용카드나 모바일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되면 전국 3만여 편의점의 무인결제시스템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가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지난해 만든 일자리안정자금 홍보에 치중하고 있지만, 신청이 너무 저조해 당혹스럽다. 정부는 영세사업장 인건비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자리안정자금이 ‘최저임금 해결사’가 될 것으로 장담했지만 아직까지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월 2~5일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전국에서 접수된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한 사업체는 200여 곳에 불과하다. 이는 신청대상 전국 30인 미만 사업장 180만9,092곳(2015년 기준) 중 0.01%에 해당한다.

2020년까지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간판 정책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흐름에서는 오히려 실업대란의 그림자만 어른거린다. 실질 실업률 22%에 이르는 청년들에게는 또 다른 아픔을 주고 있으며, 소득이 취약한 노령층에게는 생계를 걱정하게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일 열린 ‘최저임금 TF(태스크포스) 13차 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고 일자리 감축을 막기 위해 추가 지원대책을 이달 중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만큼은 노동자들의 해고 걱정을 덜고,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길 바란다. 그릇된 정책을 고수하는 오기보다 바로 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때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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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에 들보부터 2018-01-07 10:09:11
편향된 기사를 쓰는 오기보다 진실을 보도하는 용기가 필요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