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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면 돌파냐 우회로냐…정부의 종부세제 개편 딜레마
[사설] 정면 돌파냐 우회로냐…정부의 종부세제 개편 딜레마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1.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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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새해 들어 서울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정부가 또다시 추가 대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르면 1~2월 중에 단행 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 핵심으로 주택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공정시장 가액비율 조정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발표한 ‘8·31 부동산대책’처럼 정면 돌파를 시도할지, 공정시장 가액비율 조정 같은 우회로를 선택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정부가 이번 보유세제 개편에서 타깃으로 삼은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는 초(超)다주택자다. 종부세가 기본적으로 부동산 보유자 상위 2%에 대한 ‘핀셋 과세’인데, 이번에 보유세제를 개편해 ‘핀셋의 핀셋’에 과세를 하겠다는 의중이 강하게 엿보인다. 부동산 보유세는 정부가 언제든 쓸 수 있는 카드다. 실제로 정부는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보유세제 개편 방안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대책의 끝판 왕이라 불리는 보유세제 개편카드를 직접 꺼내들 경우 조세저항에 부딪힐 수 있는데다 법 개정 사항이기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까닭이다.

초(超)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제 개편 시나리오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상정할 수 있다. 세율조정이라는 대수술을 하거나, 세법을 건드리지 않고 시행령을 개정하는 미세조정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곧바로 인상하기보다는 부동산가격(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공정시장 가액비율)을 올리는 방식을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고 있다. 즉 세법의 개정이란 번거로운 절차 없이 과세표준을 보다 현실화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공정시장 가액비율 조정은 조세저항을 최소화하는 정부가 가장 쉽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실거래가 20억 원에 거래되는 아파트에 대한 종부세 과세표준금액은 9억6,000만원이다. 실거래가의 60%를 반영하는 공시지가(12억 원)에서 할인율 개념인 공정시장 가액비율(80%)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인상하면 과세표준금액은 공시지가와 같아지게 된다. 세율을 건드리지 않고 세 부담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실거래가의 60% 수준인 공시지가 자체를 올리는 방식도 있다. 이는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공시지가가 재산세 등 다른 세목에도 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조세저항 등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미세조정만으로 조세부담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 가격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종부세법 목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3주택 이상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과표구간을 신설해 과세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정부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일주일 새 1억 원씩 뛰는 집값을 보며 세금을 더 내더라도 집을 갖고 있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주택 보유자들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그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주택 수요·공급 여건에 따라 서울 집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추가 규제가 나온다고 해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마지막 강력 카드로 여겨지는 보유세 인상도 꺼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심리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역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이미 나올 규제책은 다 나왔고, 향후 보유세 도입 정도가 남았는데 이것으로 집값 상승세를 누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보유세제 개편은 워낙 민감한 사안인데다 당사자들의 조세 저항도 만만찮아 오는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보유세 인상 윤곽이 나오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어쨌든 정부가 보유세제 개편을 놓고 정면 돌파와 우회로 사이 선택의 딜레마에 빠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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