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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 경쟁력의 핵 '지니어스'의 세계, 들어가보니…
애플스토어 경쟁력의 핵 '지니어스'의 세계, 들어가보니…
  • 이수영 기자
  • 승인 2018.01.31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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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애플 가로수길에서 지니어스가 고객에게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이수영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수영 기자] 애플스토어는 티파니 등 고급 주얼리를 누르고 단위 면적당 매출액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소매점이다.

이같은 애플스토어 경쟁력의 비결은 무엇일까.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지만 '지니어스'로 불리며 애플스토어를 분위기를 주도하는 직원을 첫 손가락에 꼽는 이들이 많다. '지니어스'. 우리에겐 생소한 명칭이다.

하지만 최근 애플스토어가 국내에 첫 오픈하면서 덩달아 전세계 애플스토어의 꽃으로 불리는 지니어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실 애플의 대 소비자 정책은 깐깐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배짱 영업을 한다고 볼멘 소리를 내기도 한다. 일단 소비자는 무조건 애플이 정한 정가를 고스란히 다 내야 제품을 받아 쥘 수 있다. 다만, 구매한 제품을 2주 안에만 가져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 정책은 강점으로 꼽힌다.

애플 가로수길에 전시된 애플워치.(사진=이수영 기자)

바로 이 부분에서 '지니어스'의 역할은 빛이 난다. 애플스토어의 모토는 '고객에게 잊지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것'으로, 지니어스들은 애플스토어와 고객 사이에서 마중물 역할을 한다.

지니어스는 일반 판매점에서 볼 수 있는 단순 직원이 아니다. 지니어스들은 고객과 대화를 통해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판매를 유도한다.

애플스토어 운영 전반이 지니어스 손에 달려 있다해도 무방하다. 지니어스가 없는 애플스토어는 속빈 강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철저한 비밀주의를 밀고 있는 애플이 국내 애플스토어 개점 소식을 들키게 된 계기도 지니어스의 입을 통해서 나왔다.

애플 가로수길 방문객이 아이패드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이수영 기자)

애플코리아는 지난해 1월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 공고를 냈는데, 모집하는 직군에 지니어스 직군이 포함돼 있어 국내 애플스토어 개점이 확실시됐다.

애플코리아 측이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으나, 약 1년간 진행된 애플스토어 채용에는 많은 지원자가 몰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애플 가로수길에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지니어스 147명이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애플 가로수길의 한 지니어스는 "일반 중소 회사원부터 해외 애플스토어 근무 경력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면서 자신도 지니어스가 되기 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고 밝혔다.

봉(BONG) 지니어스는 애플 가로수길로 이직하기 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사진=이수영 기자)

 이 지니어스는 다니던 직장에 회의를 느껴 이직을 위한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애플코리아의 채용 공고를 발견, 즉시 지원했다고 한다.

허나 쟁쟁한 스펙을 가진 경쟁자들과 세계적 기업인 애플이 자신을 알아봐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 지니어스는 "전 회사 근무 환경에 불만이 있어 홧김에 지원했었다. 온라인 이력서를 제출하자마자 '설마 애플이 날 채용하겠어'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이력서를 휴지통에 버렸다"면서도 "운이 좋았는지 애플코리아 측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함께 일하게 됐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지니어스 설명에 따르면, 1층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지니어스들은 해외 본사에서 실전 트레이닝을 받고 온 정규직이며, 트레이닝 기간은 맡은 분야별로 각기 다르다.

애플 가로수길의 지니어스들은 모두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있다.(사진=이수영 기자)

또, 수리를 전담하는 지니어스의 경우 3파트로 나뉘는데 수리 정도에 따라 담당 지니어스가 달라진다.

1층에 있는 지니어스(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는 수리 업무 서비스에만 고정된 게 아니라 고객 응대까지 아우른다. 수리 서비스는 제품을 해체하는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1차적으로 제품을 확인하는 부분까지 담당한다.

예를 들어, '와이파이 끔' 버튼이 눌러져 있는 상태로 방문해 '와이파이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는 고객이 대상이다. 간단한 조작으로 문제가 해결되므로 이 선까지 1층에서 끝낸다.

디스플레이 교체 등 본격적인 수리는 지하에서 진행되는데, 담당 지니어스는 정전기가 차단되는 별도의 AS 서비스룸에서 근무한다. 수리를 위해 제품을 해체했을 때 정전기가 발생하면 기기 손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니어스는 "모든 지니어스가 1층에서 근무하는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신경쓰는 게 애플의 철학"이라며 "1층 중앙에 위치한 세 개의 AS 테이블 외에 입장 시 전자파가 차단되는 별도의 AS 서비스룸에서 근무하는 지니어스, 지하에서 결제 및 보안 등을 담당하는 지니어스 등 147명이 안 보이는 곳에서 고객을 위해 뛰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 가로수길 1층 전경.(사진=이수영 기자)

애플의 '비밀주의'는 지니어스에게도 통할까. 기자는 입구 근처에서 고객을 기다리고 있던 지니어스에게 '아이폰SE2'의 정확한 출시일을 물어봤다. 외신에 따르면 보급형 모델 아이폰SE2의 출시일은 올 5월이나 6월로 점쳐지고 있다.

이 지니어스는 "아이폰SE2가 곧 출시된다고만 알지 자세한 내용은 지니어스들도 모른다"며 "지니어스들도 애플 공식 홈페이지나 기사를 통해 정보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덧붙여 "심지어 애플 가로수길도 개점 하루이틀 전까지 정문에 위치한 사과 로고가 가림막으로 가려져있어 직원인데도 정확한 개점일을 몰랐다"며 "처음에는 애플이 임직원들한테까지 철저히 방어적인 모습을 보여 서운했는데, 본사에서 그만큼 보안에 신경 쓰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 지금은 듬직한 느낌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지니어스는 질문에 친절히 답해주면서도 종종 환호성을 질렀다.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면 동의를 받고 함께 기뻐해주는 서비스가 있어서인데, 개인적으로 이 서비스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당분간 애플 가로수길에서 진행할 고객 서비스라고 귀띔해주기도 했다.

이 지니어스는 일하는 게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오히려 질문을 던졌다. 기자 역시 일하면서 행복하기를 바랬다.

지니어스는 "고객과 경험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건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계속 서서 고객을 응대해야해 다리가 붓는 등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즐겁고 행복하다"고 화답했다.


l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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